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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짱, 이제 웃을 시간이다

PLAYERS STORY

  • 황창연 기자
  • 2018-03-07 15:30:55
  • 스포츠
<서울경제 골프매거진>국가대표 상비군과 국가대표를 거치고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정작 결실을 맺기까지는 3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혹자는 고작 3년이라는 말을 할 수도 있지만 그에겐 여간 힘든 시간이 아니었다. 그렇게 잊혀 질수도 있었지만 힘차게 일어섰다. 지난 시즌 KLPGA 투어 마지막 대회에서 비로소 자신의 실력을 입증한 지한솔(22, 동부건설) 얘기다.


한솔짱, 이제 웃을 시간이다

아마추어 무대에서 7승을 올리며 2015년 화려하게 데뷔한 지한솔. 많은 기대 속에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혔고, 그렇게 첫 우승은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것 같았다. 그러나 우승은 번번이 실패로 돌아갔다.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전인지에게 발목을 잡혔고, 이듬해인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달랏 챔피언십에서 연속 2위에 머무른 것.

그렇게 지한솔은 잊혀질 것만 같았다. 목표가 점점 좌절되니 조바심도 생겼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연습밖에 없었다. 그것조차 안 되자 방법을 바꿔봤다. 취미생활도 하고 연습 방법도 바꿨다. 그러자 조금씩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려를 날려버리듯 지난해 11월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3일 동안 54홀 노보기 플레이의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첫 트로피를 거머쥔 것. 그리고 새로운 목표도 만들었다. 지한솔은 “지금껏 아시안 게임 출전과 신인왕 등 목표했던 게 모두 실패했죠”라며 “우승과 동시에 처음 목표를 달성했으니 이제 다음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죠. 이제 실패는 없을 겁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한솔짱, 이제 웃을 시간이다

3년 전 많은 기대를 받고 투어에 데뷔했다. 주변의 기대도 컸을 텐데.
각종 미디어에 많은 기사가 실리면서 한 마디로 너무 띄워줬다. 살면서 그렇게 많은 관심을 받아본 건 처음이다. 그래서 ‘반드시 우승해야 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시선을 처음 받아보니 큰 부담이 됐다.


그래서인지 데뷔 시즌은 기대만큼 큰 활약을 하진 못했다.
부족함이 많았다. 그리고 이런 실력가지고는 투어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후 여러 가지 기술 보완을 하려고 노력했는데 처음은 괜찮다가 점점 옛날 버릇이 나오면서 성적에도 영향을 줬다. 분명 연습량도 늘리고 훈련도 소홀히 하지 않았는데 시즌이 시작되면 실력 발휘가 안되더라. 그런 것 때문에 실망도 했다.


그렇게 실망할 때는 어떻게 하나.
죽어라 연습만하는 스타일이다. 안 되면 될 때까지 해야 된다는 식이다. 그래서 시합이 끝나도 몇 시간씩 연습에 매달렸다. 심지어 다니던 학교도 휴학을 하고 연습에 몰두했다.


그래도 몇 번의 우승 기회가 있었다.
매년 한두 번씩은 그랬던 것 같다. 데뷔 해에는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전인지 선수에게 패해 2위에 머물렀다. 2년차인 2016년에는 시즌 초반 외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연달아 2위했다. 그리고 작년은 우승(웃음).


우승 기회를 잡지 못한 이유는 무엇인가.
너무 욕심만 부렸다. 우승 기회가 오면 꼭 잡아야 한다는 마음이 커서 플레이에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우승한 대회도 그런 마음이었나. 전혀. 우승 생각보다는 플레이를 즐겼다. 캐디와 농담도 하는 등 즐기면서 플레이 한 덕분에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 사실 지난 한 해는 재계약에 대한 부담이 컸다. 많은 관심을 받으며 투어에 왔는데 만족할만한 결과를 보이지 못했고, 그래서 스폰서와의 계약이 걱정됐다. 잘해야 하고 꼭 우승해야 된다는 생각에 예민해 있었다. 그런데 그런 부담을 떨쳐내니 좋은 플레이로 이어졌다.


어떻게 그런 부담을 떨칠 수 있었나.
부모님이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스폰서가 생기지 않고 성적이 좋아지면 더 좋은 조건에서 계약할 수 있으니 부담 없이 플레이하라는 조언이었다. 그리고 뜨개질 같은 취미생활도 만들었다. 마음을 편안히 하고 집중하는 데 많이 도움이 됐다. 아! 그리고 중간에 플레이와 연습 방식을 좀 바꿨다. 퍼터가 말을 안 들어 힘들었는데 좋은 연습팁을 얻으면서 성적이 점점 나아졌다. 또 연습을 많이 해야 잘된다는 강박관념 같은 게 있는데 그런 생각을 바꿨다. 휴식과 연습을 적당히 나눠 최대한 집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퍼터 연습을 어떻게 바꿨나.
강수연 프로가 알려준 팁이다. 똑바르게 1.5m만 잘 보낼 수 있으면 아무리 멀어도 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껏 볼을 넣는 것만 생각하고 똑바로 굴리는 걸 잊고 있었다. 똑바로 보내는 연습이 안 되는데 어떻게 홀에 넣을 수 있겠나. 큰 깨달음이었다. 지금은 1.5m나 2m 거리에서 똑바로 보내는 연습을 많이 한다.


아마추어 때는 아시안 게임에 출전하는 게 목표였다. 그런데 1타 차이로 떨어졌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너무 아쉽다. 동타인 상황에서 백카운트로 계산해 내가 이기는 경기였다. 그런데 마지막 1m 퍼트가 홀에서 돌고 나왔다. 결국 보기로 대표선수로 선발되지 못했다. 너무 허무했다. 사실 아시안 게임 때문에 프로 전향도 늦췄다. 그런데 목표가 날아간 셈이다. 그때 상대방 선수가 (최)혜진이다. 볼이 돌고 나오는 순간 혜진이한테 ‘언니한테 양보하면 안 되겠니’하고 말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만큼 간절함이 컸다.


프로에 와서는 신인왕도 목표였다.
맞다. 신인왕도 못됐으니 첫 번째와 두 번째 목표 모두 실패한 셈이다.


또 실패할 뭔가가 있을까.
첫 우승을 2년 안에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것마저도 실패했다. 계속 실패다. 그래서 3년 안에 우승하는 것으로 목표를 바꿨다. 다행히 이번에는 성공이다! 어찌됐든 한 가지 목표를 이뤘으니 이제는 계획대로 가는 게 새로운 목표다. 아주 먼 얘기를 하는 것보다 일단 이룰 수 있는 걸 목표로 삼기 때문에 다음 목표는 메이저 우승이다. 그래야 다음 목표도 세울 수 있다.


한솔짱, 이제 웃을 시간이다

이미 투어 4승을 기록한 오지현과는 절친한 사이다. 질투나 부러움은 없었나.
부러웠다. 그렇지만 친구로서 너무 좋다.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이 4명 있는데 지현이도 그중 1명이다. 서로 응원하고 격려도 해준다. 지난해에는 가평에 있는 펜션에 함께 여행도 다녀왔다.


아쉽게 시즌 마지막 대회 우승이다. 시즌 초반이면 분위기를 이어갈 텐데.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이제 감이 오는데 끝났다는 식이다. 그런데 달리 보면 아주 깔끔하게 시즌을 끝낸 셈 아닌가. 목표를 이뤘고, 또 새로운 목표가 생겼으니까 아쉬움은 없다.


우승 이후 달라진 점이 있나.
주변의 관심을 더 받는다. 연습장에서 연습할 때면 한 번씩 인사해주는 게 고맙다. 그리고 조금 편해졌다.


상금으로 산 건 있나.
내가 직접 산 건 없고 아버지가 가방을 하나 사줬다. 가방에는 관심이 없지만 어디 다닐 때 가방 하나쯤은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방보다는 옷에 관심이 더 많은데 특별히 사진 않았다.


올해로 벌써 4년차다. 지금 자신의 골프는 어느 정도 위치에 올랐다고 생각하나.
아직 멀었다. 기껏해야 30% 정도. 아시안 게임 대표 선수에 떨어지고, 신인왕에도 오르지 못했다. 이제야 목표했던 걸 처음 이룬 것 아닌가.


골프 외에 관심있는 건 무엇인가.
굉장히 많다. 요즘은 뜨개질과 십자수에 빠졌다. 그리고 노래와 춤도 좋아한다. 가끔 힙합 공연도 관람한다. EXO, 빅뱅 같이 신나고 콘서트 분위기도 좋다. 그렇게 열광하는 게 마음에 든다. 그밖에도 하고 싶은 건 많다. 또래 친구들처럼 아르바이트도 하고 싶다. 지금까지 계속 골프만 했으니 이제 다른 일로 돈을 벌어보고 싶다. 커피숍 아르바이트가 왠지 끌린다.


통계를 보니 모든 분야를 두루 잘 갖췄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잘하는 것도 보이지 않는다.
모든 샷이 자신 있는 건 사실이다. 어느 하나 부족함 없이 잘했다. 무엇보다 페어웨이 안착률이 좋았다. 아마추어 때는 OB가 없었을 정도다. 그런데 프로에 오니 OB가 나더라. 페어웨이가 좁아진 것도 있지만 샷이 불안정해졌다. 몸을 더 쓰는 것 같고 샷도 좀 바뀐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 것들이 성적에도 영향을 줬다.


그럼에도 가장 잘하는 샷은.
드라이버는 진짜 자신 있다. 예전보다 자신감이 좀 떨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자신 있다. 퍼터도 문제없는데 한 번씩 안 될 때 고생을 한다. 안 될 때는 짧은 퍼트도 안 된다. 그런데 희한하게 파퍼트는 다되고 버디퍼트는 안 된다(웃음).


언젠가 잘하는 선수보다 꾸준한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아직도 유효한가.
아무리 월등히 잘한다 해도 나중에 뒤처지는 건 싫다. 우승을 못해도 꾸준히 상위권에 있는 게 더 좋다. 그래서 꾸준한 선수가 되길 원한다. 우승을 하든 못하든 항상 순위에 있고 팬들에게 기억되는 게 좋다.


대회 때마다 현수막을 들고 따라다니는 팬들이 있던데.
그런 팬이 있다는 게 너무 좋다. 영광이다. 반면 죄송함도 있다. 그분들은 내 플레이 하나만 보러 대회장을 찾는다. 내가 보답해줄 수 있는 건 실력밖에 없는데 그게 안 되면 속상하다.


‘솔짱’이라는 별명은 누가 지어줬나.
보통은 친구들이 별명을 지어주지 않나. 그런데 나는 팬들이 지어줬다. 그래서 의미가 깊다. ‘한솔짱’. 입에 딱딱 붙지 않나. 요즘 다른 선수들도 ‘누구누구짱’이라는 별명이 있는데 그래도 내가 더 잘 어울린다. ‘한솔짱’은 내 거다.


극성팬이나 기억에 남는 팬이 있나.
모든 대회를 찾아와 응원해주는 팬이 두 쌍 있다. 장소가 어디든 주말이면 항상 찾아온다. 다른 선수들도 그분들을 다 알고 있을 정도다.


이제 새로운 스폰서로 올 시즌에 나선다. 각오 한마디.
작년 우승으로 심적으로 많이 편해졌다. 그렇다고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 실력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좋은 조건에서 후원해주는 스폰서와 항상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어 나 지한솔이 존재한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플레이하겠다.


한솔짱, 이제 웃을 시간이다
지한솔은 지난 시즌 마지막 대회인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데뷔 3년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 PROFILE

생년월일 :
1996년 5월20일
데뷔년도 : 2015년
신장 : 165cm
계약 : 동부건설, 팬텀, 브리지스톤
주요기록 :
2017년 KLPGA 투어
ADT캡스 챔피언십 우승
상금랭킹 19위(2억7,920만4,883원)
톱10 4회
평균타수 72.14타(40위)
드라이버 샷거리 244.68야드(56위)
그린 적중률 71.89%(47위)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편집부 / 글_황창연 기자 hwangcy@hmgp.co.kr, 사진_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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