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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경영하고 일하는 골프장이 모토”

김운용의 필드토크|대구CC 우기정 회장

  • 정동철 기자
  • 2018-03-07 16:37:50
  • 스포츠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우기정 대구CC 회장은 기업인이면서 시인, 에세이 작가, 가곡 동호인, 철학박사 등 별난 이력의 소유자로 주위 사람들로부터 진정한 휴머니스트라는 평가를 듣고 있다. 그는 또 한국라이온스연합회 회장,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장, 한국골프장경영협회장 등을 역임하며 민간인 최초로 대한민국 국민훈장 최고 등급인 무궁화장(2007년)과 체육훈장 최고 등급인 청룡장(2013년)을 받기도 했다. “CEO는 시인이 돼야한다”는 음유시인의 경영학을 주창하고 “남을 원망하지 말라”는 인생철학을 펴는 우 회장의 진솔한 삶을 들어본다.


“시인이 경영하고 일하는 골프장이 모토”
우기정(왼쪽)회장과 김운용

“시인이 경영하고 일하는 골프장이 모토”


지난해 10월 시집을 냈다. 시를 쓰게 된 계기는.
2015년 ‘시와 시학’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늦깎이 등단했다. 서울 동성중·고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시를 썼고, 연세대 철학과 재학 시절엔 동문인 소설가 고(故) 최인호, 윤후명 등과 어울리면서 시인이 되기를 꿈꿨다. 특히 중·고등학교 때 국어 선생님이자 문예반 지도교사였던 고(故) 황금찬 선생님의 격려를 받고 시를 쓰게 됐다. 당시 내가 쓴 시를 보여주자 “너는 시인이 돼라. 시는 세상을 아름답게 한다”고 격려해 줬다.


하루아침에 시집을 낼 수 있는 게 아닌데 준비과정 등이 궁금하다.
업인 골프장 경영을 이어받느라 시인의 꿈을 접었지만, 그간 틈틈이 써 모은 작품을 시집으로 엮었다. 가족, 스페셜올림픽, 골프 등 다양한 주제의 시 65편을 담았다. 10년 전 쯤에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한 단상>이라는 제목의 에세이집도 냈다. 시집과 에세이집 제목이 ‘행복, 따뜻함’ 등인데 행복하고자 하는 마음을 품은 이에게는 행복이 피어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장에 지역주민들을 초청해 ‘가곡과 함께하는 가을의 향연’ 행사도 지난해까지 14년째 열고 있다.
2003년부터 가곡을 배우던 아내가 “가곡을 배우니 기분도 좋아지고 스트레스도 해소되는 등 참 좋더라. 함께하지 않겠느냐”고 제안해 가곡을 부르기 시작하게 됐다. 노래를 하면 카타르시스를 느낄 정도로 너무 좋았다. 아름다운 시어에 곡을 붙인 것이 가곡이다. 가곡을 부르면 힐링이 되고 골프장 녹색 잔디 위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부르고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에 2004년 가을 골프장에서 첫 시작한 음악회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초기에는 100.200여 명의 가곡 동호인과 시민들이 그린주변이나 클럽하우스에서 즐겼는데 수년 전부터는 1,500여 명 이상의 많은 관객들이 찾을 정도로 발전했다. 이날 관객들에게는 무료로 식사도 제공하는 등 한바탕 잔치 무대가 된다.


“시인이 경영하고 일하는 골프장이 모토”

“시인이 경영하고 일하는 골프장이 모토”


철학박사 학위도 받았다. 시인, 에세이 작가, 가곡, 철학박사 등 타이틀이 다양한 진정한 휴머니스트라는 주위의 평가에 어떻게 생각하나.
2010년 당시 65세의 나이에 영남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논문제목은 <한국에서의 국민윤리론 성립에 대한 연구>다. 일부에서는 명예학위로 오해를 하기도 했지만 전공(연세대 철학과)을 살려 이순의 나이에 공부를 다시 시작해 10년 만에 석박사학위를 마쳤다. 휴머니스트라는 평을 하는데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동의한다.


2007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회장을 두 차례 역임했다. 한국 골프에 있어 개선돼야 할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 보나.
예나 지금이나 문제는 세금이다. 아직도 골프는 사치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골프 대중화는 이제 더 말하지 않아도 안다. 연간 3,000만명 이상의 내장객과 400~500만명으로 추산되는 골프인구가 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징벌적 세금이 40년 이상 유지되고 있는 게 한국골프 정책의 현주소다. 상식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모순이다.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선 골프 산업을 지원해야 한다. 무엇보다 일반과세의 17배에 달하는 재산세 등과 유일하게 회원제 골프장에만 붙는 개별소비세 등 과다한 골프장 세금을 줄여줘야 한다.


골프장 업계 입장에서 변화돼야할 점은 무엇인가.
국민들에게 골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주기 위해선 골프 선수나 골퍼, 업계 관계자들의 태도도 중요하다. 세금인하 등 골프정책 변화 활동과 병행해서 골프업계나 골퍼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해나가야 한다. 골프는 국격을 높이는 운동이며 기본적으로 남을 배려하는 골프의 기본정신을 함양해 나가는 캠페인 등을 꾸준히 전개해 나가야한다. 골퍼들이 골프의 기본인 에티켓, 매너, 룰을 잘 지킴으로서 골프를 보는 시각이 달라지고 골프의 실체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세금 등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며 자연스럽게 해결도 될 것으로 본다. 골프업계와 골퍼들 수준이 높아져야 한다는 뜻이다.


조금은 생소한 지적장애인 대상의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회장도 지냈다. 특별한 계기나 인연이 있나.
2005년 일본 나가노 스페셜동계올림픽에서 지적발달장애우들의 경기와 자원봉사자들의 활동을 지켜보면서 이들을 위해 봉사를 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2011년까지 전 세계 150여 개국 1억7,000여만 명의 지적발달장애우들을 대상으로 하는 스페셜올림픽 국제본부 산하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회장으로 6년간 재임했다. 2006년에는 제1회 스페셜올림픽 동아시아 골프대회를 대구CC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2013 평창동계스폐셜올림픽을 어렵게 한국에 유치했다. 패렬림픽은 지체장애, 스페셜올림픽은 자폐 다운증후 등 지적발달장애로 구분하면 이해가 빠르다.


“시인이 경영하고 일하는 골프장이 모토”

“시인이 경영하고 일하는 골프장이 모토”


대구CC는 경북지역 최초로 개장한 골프장이다. 지방에서 골프장 건설이 쉽지 않았을 때인데.
선친(고 우제봉 회장)은 무역업을 하며 취미로 골프를 즐기다 친목모임 ‘신록회’ 멤버들과 1966년 뉴코리아 컨트리클럽을 열었다. 당시 이동찬 코오롱 회장, 단사천 한국제지 회장 등이 신록회 회원이었다. 뉴코리아CC를 만들어 초대 이사장을 지낸 아버지는 1972년 고향인 대구에 대구컨트리클럽을 건설했다. 경상북도에 자가용이 500대 밖에 안 될 때 인만큼 고향에 골프장을 만드는 건 큰 모험이던 시절이었다. 아버지가 이런 모험을 감행한 데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권유가 한 몫 한 것으로 안다. 박 전 대통령은 대구CC가 완공되자 가장 먼저 방문해 50만원짜리 회원권을 100만원에 구입해 회원 1호가 됐다.


대구CC하면 송암배 아마추어골프대회도 빼놓을 수 없다. 처음시작과 대회 개최의 보람은.
1994년이었다. 골프에 대한 선친의 남다른 애정을 기리기 위해 선친의 호를 딴 송암골프장학재단을 설립하고, 송암배 아마추어 골프대회를 개최했다. 선친이 생존해 계실 때 아주 흡족해 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매년 대구CC에서 열리는 송암배 골프대회는 스타플레이어 산실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박세리, 김미현, 강수연, 장정, 한희원, 안시현, 신지애, 최나연, 최혜진 등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 대회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대구CC만의 차별성을 든다면.
대구CC는 1972년 10월22일 18홀(중,서 코스)을 개장한 이후 올해로 46년의 긴 역사를 자랑한다. 동 코스 9홀은 1991년에 증설해 현재 27홀로 운영 중이다. 오래된 만큼 울창한 수목이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회원과 이용객의 품위와 명예를 소중히 여긴다. 접근성도 뛰어나며 평지에 있지만 언듈레이션이 다양하고 코스도 길어 라운드 묘미가 뛰어나다. 특히 18홀을 돌면서 14개의 클럽을 다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있어 최고의 묘미를 느낀다. 국제규격의 코스에 특히 그린은 사계절 내내 빠른 스피드로 관리하고 있어 선수들도 인정한다. 고객 프라이드를 높이는 각종 서비스와 코스 관리는 물론 식자재까지 신선함과 정이 담긴 음식 등은 어느 곳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본다.


에세이집에 보면 ‘CEO는 시인이 돼야한다’고 했는데 무슨 의미인가.
평소 임직원들에게 강조하는 것이 있다. 우리는 자연을 관리하는 자랑스러운 직업을 가졌다. 나무 한 그루, 야생동물 한 마리에도 사랑의 온기를 전하고 느끼는 등 나뿐만 아니라 모든 임직원들이 시인의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른바 시인이 경영하고 일하는 골프장이 모토다. 그러면 고객도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작년에 에이지 슈트를 기록한 것으로 아는데.
지난해 6월 72세 72타를 쳐 에이지 슈트(18홀 한 라운드를 자신의 나이 또는 그 이하의 타수로 치는 것) 기록했다. 당시 대구CC 중 코스와 서 코스를 돌며 전반 36타, 후반 36타로 이븐파 72타를 쳤다. 대학 1학년 때인 1965년 뉴코리아 연습장에서 처음 골프를 시작한 이후 70대에 그 꿈을 이뤘다. 선친도 1999년 12월 81세의 나이로 81타를 쳐 에이지 슈트를 기록했다. 부자 에이지 슈터로 드문 기록이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생철학이나 신조가 있다면.
1998년 IMF 여파 당시 여느 기업과 마찬가지로우리 건설회사 역시 그 한파를 비껴가지 못했다. 하루아침에 수십억 원의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눈앞이 캄캄하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다. 호형호제하던 사람들도 외면했다. 그저 허탈하고 원망으로 가득 찬 하루하루였다. 그러던 어느 날 대구CC 백병석 운영위원장이 한 번 만나자고 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남을 원망하지 말게”라며 자기 경험을 전해 줬다.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마음을 먹고 실천했다. 그렇게 3년을 버티면서 2001년 회사가 정상화 됐다. 지금도 그분을 인생의 은인으로 생각한다. 남을 원망하지 않으면 나에게 좋다. 단 하루라도 남을 원망하지 않는 생활을 실천한다면 그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이 경영하고 일하는 골프장이 모토”


출생
1946년 7월17일생

학력
1969년 연세대학교 철학과 졸업
2002년 연세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수료
2010년 영남대학교 대학원 철학박사

경력
(전) 한국라이온스 연합회장, (전) 국제라이온스협회 국제이사
한국스페셜올림픽 명예회장, (재)송암체육재단 이사장
대구컨트리클럽 회장, (사)한국골프장경영협회 명예회장
자살예방 생명문화재단 이사장

상벌
2007년 국민훈장 무궁화장 수훈, 2013년 체육훈장 청룡장 수훈
※두 가지의 최고 훈장을 수여 받은 최초의 민간인

저서

2009년 『행복한 대한민국을 위한 단상』에세이집 출간
2010년 박사논문『범부(凡夫) 김정설(金鼎卨)의 국민윤리론』
2015년 시와 시학 신인상 당선으로 등단
2017년 『세상은 따뜻하다』시집 출간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편집부 / 대담_김운용, 정리_정동철 기자 ball@hmgp.co.kr, 사진_차병선 기자 acha@hmg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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