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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부상

  • 조시 센스
  • 2018-04-20 18:54:13
  • 스포츠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골퍼들을 끊임없이 괴롭히는 허리 통증과 척추 부상. 도대체 원인이 무엇일까? <골프매거진>의 객원 기자인 조시 센스가 이 문제를 집중 탐구해봤다.


큰 부상
해부학 101 : 스윙을 하려면 기울어진 채로 척추를 회전해야 한다. 그것도 반복적으로 여러 번을 과도한 속도로 해야 한다. 의사의 권유와는 거리가 먼 행동이다.


그로 골프에서 성공을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필립 프랜시스에게는 성공이 보장된 것 같았던 때가 있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태어나 스콧데일에서 자란 프랜시스는 걸음마를 떼자마자 클럽을 휘두르기 시작했고, 네 살 때 나이가 두 배 더 많은 상대들을 물리치고 첫 우승을 차지했다. 잭 니클로스를 가르쳤던 짐 플릭은 프랜시스가 너무 놀라웠던 나머지 코치를 자처했다. 전성기를 일찍 꽃피웠던 그의 플레이를 봤던 사람들은 지금도 프랜시스 이야기가 나오면 감탄을 연발한다. <골프매거진>이 선정한 100대 교습가로 스콧데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마이크 말래스카는 이렇게 말했다. “골프의 귀재라고 하면 미켈슨이나 세베 같은 이름을 거론할 수도 있겠지만, 100야드 이내의 거리에서는 필립 프랜시스가 내가 본 선수들 중에 최고였다.”

열네 살이던 2002년에 프랜시스는 주니어 월드 골프 챔피언십에서 4연승하며 타이거가 보유했던 그 대회 최다 연승 기록을 갱신했다. 프랜시스가 친구인 리키 파울러보다 한 단계 높은 주니어 1위 타이틀을 65주 동안 보유했던 와중의 일이었다. 작년에 한 팟캐스트에서 로리 맥길로이는 어린 시절에 만났던 가장 인상적인 선수가 누구였냐는 질문에 “필립 프랜시스”라며 “지금은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 친구는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다”고 대답했다. 프랜시스는 현재 선수 생활은 접은 채 시카고에 거주하면서 첨단기술 컨설팅 회사의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스물아홉인 그는 태평하고 느긋한 성격이며, 또 과거에 집착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과거를 돌이켜보면 자신의 골프가 옆길로 새고 몸이 말을 듣지 않게 된 이유를 분명하게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결정타가 된 스윙을 정확하게 짚을 수도 있다고 했다.

추락은 UCLA 신입생이던 2007년에 시작됐다. 그는 그때 이미 엄청난 장타자들에게 번번이 승리를 거두며 상당한 샷거리를 자랑하고 있었지만 거리를 더 늘려야겠다고 판단했다. 프랜시스는 말했다. “280이나 290야드까지 때렸고 그 정도면 충분했다. 그런데도 몇몇 친구들이 나보다 30야드씩 멀리 나가는 걸 보면 속상했다.”

언제나 파워보다 리듬을 강조했던 플릭과 결별한 것도 그 즈음이었다. 감각 위주의 선수로서 실력이 최고조에 올랐던 프랜시스는 아이언을 강타하고 놀라운 기록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는 K-베스트를 착용하고 동작을 3D 이미지로 분석했다. 그는 ‘코일’이니 ‘분리’니 하는 말들을 숙지했고, 데이비드 리드베터 밑에서 일했던 전문가는 그에게 어깨와 엉덩이를 더 분리시켜보라고 권했다. 그런데 프랜시스의 스코어가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그의 허리도 마찬가지였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도(그는 2학년을 마친 뒤에 애리조나 주립대로 전학했다.) 통증이 계속되고 뻣뻣했지만 프랜시스는 아랑곳하지 않고 플레이를 강행했다. 그러다 2012년에 르노 외곽에 있는 데이톤 밸리 골프클럽에서 퀄리파잉스쿨에 참가했을 때 롱아이언을 휘두르다가 무릎이 꺾이면서 주저앉았다. 프랜시스는 “척추를 따라 목까지 전기가 흐르는 느낌이었다”며 “너무 아파서 땅에 쓰러졌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의 통증은 MRI 결과로도 확인됐다. 척추골 사이의 디스크 파열. 7개월의 재활을 마친 프랜시스는 다시 도전했다. 하지만 한때 수월하게 발휘했던 실력이 예전과 다른 상태가 된 건 이미 오래 전의 일이었다.

“지금에 와서 돌아보면, 그런 식으로 했으니 부상을 당하는 건 시간 문제였다는 게 빤히 보인다.” 그는 말했다. “하지만 일을 벌이는 동안에는 그런 시각을 갖지 못하는 법이다. 어떻게 해서든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생각뿐이다.”

큰 부상
왕년에는 : 2006년 US주니어 아마추어에서 당시 열일곱 살이었던 필립 프랜시스는 통증이라는 걸 몰랐던 최고의 유망주였다. 그리고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남달리 전도가 유망했다 뿐이지, 필립 프랜시스의 사연은 사실상 익숙하다. 코스의 화려한 성적표와 병원의 암울한 진단서가 합쳐진 이야기. 비슷한 줄거리를 골프 랭킹의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여러 선수들의 이력에서도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다. 거의 모든 메이저 챔피언이 수술을 받거나 병가를 냈고, 부상이나 통증으로 휴식을 취한 경험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제이슨 데이와 대니 윌렛인데, 두 사람 모두 첫 메이저 타이틀 전후로 허리 부상에 시달렸다. US오픈 챔피언인 저스틴 로즈도 마찬가지다. 그는 2016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역시 허리 부상으로 회복기를 가져야 했다.

그런가 하면 프랜시스를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맥길로이도 최근에 허리와 늑골을 포함한 여러 곳의 부상으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제이미 러브마크의 부활이 그에게 위로가 될지도 모르겠다. 스물여덟 살인 러브마크는 7년 전 디스크 치환 수술을 받고 복귀에 성공했다. 이 방법에 대해서는 논의의 여지가 있다. 러브마크를 포함해서 골프에 일종의 전염병이 만연하다는 주장에 회의적인 사람들도 있다. 러브마크의 말이다. “물론 요즘 골퍼들이 스윙을 강하게 하고, 그게 몸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골퍼들은 예전부터 허리가 좋지 않았던 것 같다.”

허리 통증이 골퍼들에게 새로운 소식이 아니라는 그의 지적은 옳다(리 트레비노와 래니 왓킨스, 그리고 레티프 구센처럼 유명한 베테랑 선수들도 허리 수술을 받았다). 장기적인 추세를 확인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PGA 투어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병가의 구체적인 질환이나 기권의 이유와 관련된 자세한 데이터를 기록하지 않았다. 하지만 주변의 개인적인 사례들을 종합한 결과, 예전에 비해 젊은 나이에 부상을 당하는 선수들이 많은 것처럼 보인다. “나는 허리 문제로 고민해본 적이 없다. 잭이나 톰 왓슨도 마찬가지다.” 1973년도 디오픈 챔피언인 톰 와이즈코프는 말했다. “우리도 요즘 선수들만큼 열심히 연습하고 그만큼 많은 대회에 출전했다. 그런데도 부상에 훨씬 덜 시달렸다.”

분명히 드러나는 시련의 원인을 찾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다양한 요인이 종합된 결과라는 게 보편적인 의견이다. 영재 스포츠 육성의 반복적인 훈련은 물론이고 랩어라운드 투어 일정도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기술과 훈련방식의 변화와 파워를 장려하거나 선호하는 방식, 또 더 공격적인 스윙을 이끌어내는 코스도 한 몫 한다. 엄청난 상금도 더 크고 강한 선수들이 몸이 치러야 할 대가에 개의치 않고 더 긴 샷을 구사해서 보상을 받으려는 추세에 불을 지핀다. 이제 오랜 선수 생활은 긴 샷거리만큼 중요한 목표가 아니다. 이런 요인들이 결합돼 최악의 상황이 만들어졌고, 그 중심에는 골프 스윙 자체의 구조적인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일반적으로 스윙은 예전에 비해 더 짧고 빠르고 타이트해졌다.” 골프채널에서 해설을 맡고 있는 브랜들 챔블리는 <위대함의 해부: 역사상 최고의 골프 스윙에서 배우는 교훈>이라는 책에서도 이 점을 지적했다. “이럴 경우 우리의 몸은 사실상 시한폭탄으로 변하고, 조만간 바퀴의 살이 중심에서 떨어져나가기 시작한다.”

챔블리는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이름들을 거론했다. 그중 사례 A와 B는 타이거 우즈와 미셸 위인데 저마다 가장 비범한 재능을 선보인 선수들이다. 우즈는 오퍼레이션이라는 보드게임의 그 남자보다 수술대에 더 많이 올랐고, 미셸의 길고 긴 부상 목록은 미식축구의 러닝백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다. 정도는 다를지언정 2명의 슈퍼스타 모두 챔블리가 골프 교습의 잘못된 변화라고 표현한 것의 희생자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1980년대부터 탄력을 받기 시작한 그 유행은 골퍼들에게 백스윙을 하는 동안 오른무릎을 구부린 상태로 유지하게 했는데, 어깨에 몸통을 회전하기에 더 안정적인 토대를 구축해서 몸을 스프링처럼 누르는 자세였다. “그건 샷을 하기에도 나쁜 방법일 뿐만 아니라 부상을 당하기에 딱 좋은 방법이다.” 챔블리는 말했다.

“미셸 위가 처음 등장했을 때 변화를 시도하기 전의 스윙을 떠올려보라. 길고 유연했으며, 하체를 완전히 릴리스했다. 아주 아름다운 스윙이었고, 그걸 고수했다면 예순다섯 살까지 플레이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샘 스니드의 스윙은 그 나이를 훌쩍 넘어서까지 지속됐다. 바이런 넬슨도 마찬가지였다. 톰 왓슨은 쉰아홉 살 때 간발의 차이로 디오픈의 우승을 놓쳤다. 셋이 합쳐서 메이저 20승을 기록한 이들의 공통점은 느긋한 리듬으로 임팩트 구간을 통과하며 하체의 측면 이동이 많다는 것이라고 챔블리는 말했다. 필 미켈슨도 그렇게 길고 유연한 자세를 갖춘 선수다. 올해 마흔일곱 살인 그는 메이저대회에서 5승을 기록 중인데, 인생의 절반 이상을 투어에서 보냈지만 아직도 대체로 부상이 없는 편이다. 이에 대해 미켈슨은 “누구나 각자의 방식대로 플레이를 해야 한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내 스윙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몸에 무리가 덜 간다”고 설명한다.

골퍼들의 교본으로 통하는 <다섯 가지 레슨>에서 왼발꿈치를 땅에 붙이라고 말한 벤 호건의 예를 들어보자. 왼발꿈치를 분명하게 들고 있는 호건의 사진은 본인의 가르침을 정작 본인은 실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발꿈치를 확실하게 들었던 잭 니클로스는 스윙할 때 머리를 고정하는 느낌에 대해 설명했지만 사실 그는 어드레스 때 머리를 젖혔고 그 자세를 고수하지도 않았다. 최근 들어 타이거만큼 따라 하기 열풍을 일으킨 선수는 없다. 코스에서 흉내를 낼 수 없을 때는 체육관에서 타이거가 돼보려고 했다.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우즈는 우람한 몸매로 허리 부상에 시달리게 됐다. 로리 맥길로이는 체력단련의 목적이 부상을 방지하려는 것이었지 그 반대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역시 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체력 단련의 영향을 정확하게 규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맥길로이의 근육질 몸매가 배불뚝이 몸매보다 더 많은 통증을 유발했다는 생각을 떨치기도 어렵다. 맥길로이의 이력은 부상에서 자유로운 날씬한 몸매로도, 장타자들이 점점 헬스 트레이너처럼 보이는 골프계에서 긴 샷거리를 자랑하는 부바 왓슨과 대조를 이룬다. 과학적인 교습으로 유명한 션 폴리에 따르면 왓슨은 피니시가 똑같을 때가 거의 없고 발 움직임 덕분에 몸의 마모와 손상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왓슨의 독특한 동작은 발라타와 바예스테로스의 시대, 샷의 컨트롤이 중시되던 시대의 것에 가깝다.

지금의 골프는 그때와 완전히 달라졌다. 장비의 진화와 맞물린 공생의 관계도 부상의 논의에서 한 부분을 차지한다. 스핀을 줄여주는 스위트스폿은 더 확대되고 클럽은 가벼워졌으며, 볼은 더 길고 곧은 탄도가 나오도록 설계됐다. TV 중계에서는 긴 샷에 찬사를 보내고 갈수록 강타에 이은 마무리 스타일의 공격을 조장한다. 골프가 보다 강인해 보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배불뚝이 투어 프로에서 탄탄한 몸매에 뻣뻣한 허리를 가진 20대 선수로의 변화를 생각하면 또 다른 그림을 그려볼 수도 있다.

폴리는 말했다. “대회의 상금이 늘어나면서 유입되고 있는 선수들을 생각해보라. 저번에는 연습장에 갔더니 존 람과 아담 스콧, 저스틴 로즈, 그리고 더스틴 존슨이 있었다. 평균 신장이 185cm다. 예전 같으면 NFL의 라인배커에게나 어울릴 법한 체격이다. 에너지가 질량 곱하기 속도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이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에너지를 몸으로 감당해야 한다.”


큰 부상
매끄러운 스윙 : 샘 스니드의 스윙은 느슨하고 길었다. 타이거가 널리 퍼트린 토크와 타이트한 동작은 찾아볼 수 없었다.

< br>“스윙을 한다는 건 본질적으로 이런 것이다.” 텍사스 척추 연구소의 정형외과 전문의인 마이클 더피 박사는 말했다. 댈러스 외곽에 있는 플레이노에서 더피는 대형 병동의 연구실에 웅크리고 앉아 플라스틱 척추 모형을 비틀어 보였다. 세계 최고의 척추 치료 센터로 아홉 군데의 분원에서 22명의 의사가 진료하는 텍사스 척추 연구소에서는 해마다 약 3,500건의 수술이 이뤄지는데, 작년에 이곳을 찾은 환자 중에는 타이거 우즈도 있었다. 더피도 대학 시절 골프팀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X-인자나 비틀림, 지면의 힘이나 스윙플레인 같은 관련 용어에 익숙하다. 하지만 이때는 기초 해부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했다.

“정상적인 척추에는 천골부 앞까지 모두 24개의 추골이 있다.” 그러면서 그는 손가락으로 플라스틱 모형을 목에서부터 아래로 쭉 훑었다. “경추가 7개, 흉추가 12개, 요추가 5개, 그리고 천골과 미골이 그 뒤를 잇는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손가락으로 한 곳을 가리켰다. “일반적으로 보게 되는 곳은 바로 여기다.” 그가 말한 ‘여기’는 요추부에서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L4-L5, 그리고 L5-S1(추골)이다. 디스크와 연골, 거기에 연결된 연조직과 함께 이 부분들이 위의 척추를 지탱하는데, 벅찬 일인데다가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해야 한다. 안 그래도 이미 할 일이 많은 척추인데, 골프 스윙까지 더해지니 부담이 과중되는 것이다. 스윙을 하려면 척추가 기울어진 채로 회전해야 한다. 그것도 반복적으로 여러 번을 과도한 속도로 해야 하며, 중간에는 임팩트의 충격이 가해진다. 부담을 더 높이는 요인은 척추의 중간 부분이 사실상 회전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고 흉부에 고착돼 있다는 것이다. 그걸 보완하기 위해 요추 부분이 부담의 많은 부분을 지게 된다.

“그러니까 그 모든 원심력, 그 토크가 여기를 통과하게 된다.” 더피는 이렇게 설명하면서 플라스틱 척추 모형을 다시 한 번 비틀었다. “스윙이라는 게 바로 그런 것인데, 그걸 하고 또 하고 계속 하는 것이다.” 그에 따른 여파는 일반적으로 L4-L5와 L5-S1 부분에서 후관절이 확장하는 비대증이다. 플레이를 어느 정도 하다 보면 이런 증상을 겪게 된다. 더피는 이걸 아예 ‘골프 허리’라고 불렀고, 젊은 골퍼들이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20대 초반이지만 사실상 평생 골프를 해온 사람들이다.” 더피는 말했다. “주니어 토너먼트에 출전하고 대학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투어에 진출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대회에 나가지 않을 때에도 하루에 수백 번, 심지어 수천 번씩 샷을 하며 연습을 한다.”

문제가 심할수록(염증부터 탈골, 퇴행성 디스크까지) 휴식과 재활로는 충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럴 때는 디스크 치환 수술도 한 가지 치료법이 된다. 텍사스 척추 연구소는 디스크의 자연적인 완충역할을 하는 추간판 자리에 인공 대체제를 삽입하는 이 수술의 선두주자다. 제이미 러브마크도 2011년에 바로 이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척추가 너무 심하게 망가진 경우에는 디스크 치환 수술도 소용이 없다. 타이거 우즈가 작년 4월에 수술대에 올랐을 때, 그는 척추 2개에 융합술을 받았다.


허리 상태가 최악일 때에도 필립 프랜시스는 수술을 회피했다. 2012년 퀄리파잉스쿨에서 갑작스러운 통증을 경험한 후에도 그는 침술과 부항, 지압까지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다. 프랜시스는 말했다. “기본적으로 누가 조금이라도 효과를 봤다고 하는 방법은 전부 시도했다.” 2013년에 그는 다시 한 번 투어 카드 획득에 도전했다. 통증은 간헐적이었지만 그때의 기억은 뇌리에 남아 있었다. “거의 모든 스윙을 할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스윙으로 허리가 나가버리는 거 아닐까?” 프랜시스는 그 해에 출전권 획득에 실패했고, 그 다음해에도 마찬가지였다. 2015년에는 퀄리파잉스쿨 예선에서 1타 차이로 떨어졌다. 경쟁력을 잃고 났더니 골프에 대한 애정도 식었다. 몇 년 전부터 서서히 마음이 식어가는 걸 느꼈지만 그걸 인정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대학 1년을 마쳤을 때 프랜시스는 존 디어 클래식 출전 자격을 얻었고, 제이슨 데이와 한 조로 플레이에 나선 토요일 라운드에서 64타를 기록했다. “제이슨은 나더러 여기 나와 있어야지 대체 대학에서 뭘 하고 있느냐는 식으로 말했다.” 하지만 이제는 자꾸 회의가 들었다. 퀄링파잉스쿨의 1타 차 탈락으로 의구심은 더 굳어졌다. 이제 뭔가 새로운 것을 모색해야 할 때였다. 오래 전부터 새로운 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프랜시스는 가상화폐를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그는 주로 비트코인을 다루는 트위터의 팔로어가 3만 명에 달할 만큼 이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을 받게 됐다. 한때 실패를 몰랐던 소년은 다른 분야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그에게는 좋아하는 일과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 그녀는 최근에 그의 프러포즈를 수락했다.

심지어 조금이나마 골프에 다시 매료돼서 시카고 주변의 퍼블릭 코스에서 라운드도 즐긴다. 그는 옛날의 스윙으로 다시 돌아갔다. 스코어는 60대를 유지한다. 그리고 아마추어 자격을 회복하려고 알아보는 중이다. 그의 이야기는 경고의 교훈을 담고 있는 해피엔딩이다. “한편으로는 스윙을 바꾸지 않아서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 마음도 있다. 그랬으면 이런 힘든 과정을 겪지 않았을 테니까.” 프랜시스는 말했다. “하지만 나는 지금의 내가 정말 좋고,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운 것보다 더 좋은 건 없다.”




■ 통증에 시달리는 선수


큰 부상
리 트레비노

큰 부상
프레드 커플스

큰 부상
레티프 구센

큰 부상
타이거 우즈

큰 부상
제이슨 데이

큰 부상
저스틴 로즈

큰 부상
로리 맥길로이


예전부터 허리 통증으로 인해 대회 출전을 포기해야 했던 투어 선수들은 수없이 많았다.



서울경제 골프매진 편집부 / 조시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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