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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바이크]<60>두카티 스크램블러1100 본격 시승기 in 포르투갈

■멋지게 타려다가 레버 두 개 말아먹은 사연

1편(클릭)에 이어 이번에는 본격적인 두카티 스크램블러 1100 시승기입니다. 두번째날 아침, 다시 ‘빌리지 언더그라운드 리스보아’로 집결합니다. 출발 전 숙소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저의 뒤통수가 어쩐지 긴장돼 보인다면 제대로 보신 겁니다.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오늘 과연 잘 해낼 수 있을 것인가, 다른 기자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것은 아닌가, 나는 누구 여긴 어디? 등등 세상 긴장해 있었거든요.

시승 출발지점으로 이동하기 전, 각국 바이크 전문기자들과 함께. 본국에서 매우 유명한 분들이 많아서 저는 더 위축될 뿐이고...




그리고 출발 전 저의 심정.JPG


1회에서 말씀드린대로 리스본부터 히구에린하(Figueirinha) 해변까지 왕복 약 190㎞의 시승입니다. 약 30여명의 기자단이 한꺼번에 몰려다닐 수는 없으니까, 3개 그룹으로 나눠 조금씩 거리를 두고 움직이게 됩니다. 지도 속 빨간색 ‘IP7’ 표시가 테주강을 가로지르는 4월25일 다리입니다. 저 곳을 지나 일부 고속도로 구간을 거쳐(토막상식! 대부분의 국가가 이륜차의 고속도로 주행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와인딩 코스와 해변 도로를 거치게 됩니다.



출발에 앞서 사진 속의 ‘버스’로 올라갑니다. 코스 소개와 주의사항 등을 들을 장소입니다. 다시 봐도 두카티 스크램블러와 딱 어울리는 장소 선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진 속 형광색 재킷을 입으신 분이 오늘 시승회의 로드, 리어이자 안내요원이십니다. 각 그룹당 두 분씩 배치돼 모든 일행이 잘 따라오고 있는지, 앞길에 장애물은 없는지 등을 살펴주셨습니다. 카리스마가 넘치면서도 막막 친절하고 자상하고 좋은 분들이셨습니다.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거듭 강조하셨던 우리 그룹의 로드님. 로드가 차선을 옮길 때마다 잘 따라오기면 하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번 시승회에 한국 대표(?!)로 함께 한 최홍준 더모토 편집장님(a.k.a 피바다)과 마찬가지로 그룹 3입니다. 그룹 1, 2가 슬슬 출발하고 저도 제가 탈 두카티 스크램블러 1100을 만나러 갑니다. 두카티 스크램블러 1100는 기본 버전과 ‘스페셜’, ‘스포츠’ 3가지 버전으로 출시됐는데 오늘의 시승차는 모두 ‘스페셜’ 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출발.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저는 시트고 810㎜, 공차중량 194㎏인 두카티 스크램블러 1100을 무사히 잘 탈 수 있을지 조금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냥 달릴 때야 전혀 문제없지만 좁은 길에서의 유턴이라든가, 좁은 길에서의 유턴이라든가!!!ㅠㅠㅠ는 잘 못하거든요. 그리고 저의 걱정은 조금 뒤에 현실이 돼버립니다…아오.

출발을 준비하는 안내 요원들과 기자단.


어쨌든 출발. 새 바이크 시승은 언제나 즐겁습니다. 시트고가 걱정되긴 했지만 그래도 830㎜까지는 어찌저찌 까치발로 탈 수 있는 키라 무사히 출발해 4월25일 다리를 건넙니다. 저의 허접한 주행 영상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클릭!

리스본 시내를 빠져나가 교외를 달리는 기분은…물어보나 마나 최고였습니다. 그렇게 꿈꾸던 유럽 라이딩이었는데, 그것도 이렇게 멋진 바이크로 달리고 있으니까요. 어느새 바닷가에 도착해 사진을 찍어봅니다. 예, 사실은 너무 감격해서 미친듯이 찍었어효….

바이크도 날씨도 너무 좋아서 정줄 놓은 포즈


확대 버전-혹자는 인면조 아니냐며...


다행히 당일 아침까지만 해도 빗방울을 뿌렸다가 흐렸다가 했던 날씨가 갑자기 열일 해줬습니다. 너무나 맑은 날씨에 미세먼지는 뭔가요 먹는 건가요, 싶은 깨끗한 공기와 진한 푸른빛 바다까지!!!저 때의 제가 부러워지려고 합니다.



코스에는 적당히 와인딩을 즐길 수 있는 구간도 당연히 포함돼 있습니다. 앞서 399㏄인 두카티 스크램블러 62도 힘 좋고 재밌는 바이크라고 생각했지만(시승기 클릭) 배기량 1,079㏄의 스크램블러 1100는 예상을 뛰어넘더군요. 힘이 넘치지만 그렇다고 조작이 까다로운 부분은 전혀 없었습니다. 최첨단 코너링 ABS까지 적용돼 있으니까요. 저 같은 쪼렙이 모터사이클 전문기자들과 함께 달리느라 평소보다 빠르게 코너를 돌았는데도 불안하긴 커녕 즐겁기만 했습니다. 오히려 평소 대비 적극적으로 달릴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스크램블러 1100은 든든했습니다. 좋은 바이크 타는 사람들은 본인 실력이 훌륭한 걸로 착각하기 쉽다던데, 무슨 얘긴지 알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두카티 스크램블러의 매끈한 주행음이 참 마음에 듭니다. 스로틀을 당기면서 가속할 때 나는 그 소리, 독자 여러분들도 꼭 들어보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첫 번째 휴식 장소에서 출발하기 전 주행 모드를 ‘저니(Journey)’에서 ‘액티브(Active)’로 바꿔봤습니다. 바이크가 스로틀에 좀더 민감하게 반응하는가 싶더니 예상대로 더 힘찬 주행이 이어집니다. 적당히 달리던 말(馬)이 날뛰는 말로 돌변하는데, 그러다가도 제 명령은 순순히 잘 들어주는 느낌입니다. 스크램블러 62는 브레이크가 좀 아쉬웠는데, 1100은 브레이크마저도 너무나 힘차게 잘 듣더군요. 국내 판매가 2,000만원짜리 바이크의 위엄이 느껴졌습니다.

두카티 본사에서 주최한 시승회인 만큼 전문 포토그래퍼님들이 찍어주신 인생샷도 건졌습니다. 무려 이런 사진들을요.

내가...저길 달렸다구요...? /사진제공=두카티


이번 시승회에서 저의 베스트샷 /사진제공=두카티


풍경 오지구요 /사진제공=두카티


넘나 그럴듯해 보이지 않습니까.../ 사진제공=두카티


그러나!!!

인생샷을 얻는 과정은 전혀 순탄치 않았습니다. 저런 사진을 건지려면 포토그래퍼들이 대기하고 있는 구간을 몇 번씩 왕복해야 합니다. 왕복을 하려면? 유턴을 해야겠죠. 아래의 저런 길에서요.





지금 보니 왠지 별로 안 좁아보이는 느낌(좁았어요 좁았다구요…;;;)이지만, 넓지 않은 왕복 2차선 도로에서 유턴한 후 살짝 턱을 내려가 자갈길에서 정차해야 합니다. 저는 또 그게 그렇게 어려웠고요. 제 조그만 울프 클래식이라면 문제될 게 없었겠지만 까치발로는 조금 무리였습니다. 결국 두 번 넘어지고 브레이크 레버와 클러치 레버를 사이 좋게 하나씩 망가뜨린 끝에 나머지 유턴 네다섯 번은 최홍준 편집장께 맡겼습니다. 최편집장님께 죄송하면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계신 방향으로 매일 큰절 올립니다.

스스로의 실력 부족이 한심(;;;)하게 느껴지고 실제로 저 땐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함께 달린 두카티 본사 분들도, 안내 요원 분들도, 최편집장님과 외쿡 기자들 모두 한 마음으로 저를 격려해줬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위로가 됐던 건 “괜찮아 저 양반(딴 기자)이 너보다 못 타더라”는 싱가포르 기자의 말이었습니다. 저 말고도 넘어지는 분들이 계셔서 그것도 위안이 됐구요. 사람 마음 참 사악하죠??ㅋㅋ그래봐야 기자단 32명 중 제일 말석인 건 변함 없는데도 말입니다.

위로해 준 따뜻한 분들 느무 감사했구요...


돌아가면 원돌기, 팔자돌기 등등 마구마구 연습하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돌아와서 벌써 한 달 동안 아무것도 안 했지만요. 어쨌든 그렇게 고급인력인 최편집장님을 부려먹으며(…) 사진 촬영을 마치고,

잠시 교통 통제 중. 이날 클래식카 동호회 모임이라도 있었는지 미친 미모의 클래식카가 몇 대씩 지나갔습니다.


점심 장소인 해변으로 이동합니다. 구름이 좀 몰려온 덕분에 분위기가 또 달라졌습니다.

근엄. 진지.


벨기에에서 온 기자가 저에게 방송용 코멘트를 받아가기도 했는데, 잘 나왔으려나 모르겠네요 훗. 이 곳에서 점심을 먹고 나왔더니 시승단과 동행한 미케닉이 어느새 레버 두 개를 깔끔하게 다시 달아놓으셨더군요. 다시 힘을 내서 출발 지점으로 돌아갔습니다. 센스 있는 두카티에서 간식으로 유럽 정통 젤라또(?!)와 음료를 준비해 두셨더군요. 시승도 끝났으니 맘놓고 와인도 마셔봅니다.

영화에나 나올 것 같은 아이스크림 차. 스크램블러 로고까지 새겨놓은 정성이 대단합니다. /사진제공=두카티


이제 총평입니다. 일단 기럭지가 짧고 근력도 약한 라이더의 입장에서 두카티 스크램블러 1100은 조금 부담스러운 감이 없진 않습니다. 아마 대부분의 여성 라이더들도 비슷한 느낌을 받겠죠. 그런데 또 막상 달리면, 바이크가 넘나 예쁜 것입니다…. 달리는 순간만은 세상 간지 다 내꺼!인 것 같고 말이죠.

크 멋짐...저 혼자 감동인가요...ㅋㅋㅋㅋ


공도도, 약간의 오프로드도 문제 없는 데다가 강력한 몬스터 1100 에보 엔진, 코너링 ABS, 다이내믹 트랙션 컨트롤(DTC), 세 가지 주행모드 등의 첨단 기능도 매력적입니다. 총 190㎞의 시승으로 이런 매력을 100% 느낄 수는 없었지만, 실제로 두카티 스크램블러 1100을 소유하게 될 분들이 초큼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꿈만 같은 유럽에서의 스크램블러 1100 시승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저는, 갑작스럽게 기추를 하게 됩니다...음?!!

울프 클래식, W800에 이어 세 번째 바이크를 데려온 사연은 다음 번 두유바이크에서 풀어보겠습니다. 우리 다시 만나요~(제발)

두유바이크 포르투갈편 첫 회가 네이버 자동차 메인에 올랐습니다. 독자님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감사의 큰 절 올립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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