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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기인상] 김기현 한양대 교수, MOF로 대기 중 1급 발암물질 감지…공기정화 한계를 넘다

기존엔 분진만 제거…'다공성 신소재'로 VOC까지 파괴

정부 핵심관리 22종 악취물질 동시분석 프로토콜도 개발

"미세먼지·유해가스 다 제거하는 공기정화기술 토대 마련"

김기현(오른쪽) 한양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가 서울 성동구 본교 내 대기질 및 소재응용연구실에서 외국인 연구원과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연구재단




충남 천안에 사는 가정주부 박미라(46)씨는 아침 일찍 눈 뜨면 휴대폰부터 찾아든다. 이미 수험생 모드에 들어간 고1 딸의 아침밥도 준비해야 하지만 부부가 함께 식당(고깃집)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오늘의 (초)미세먼지 농도’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박씨는 “호흡기도 좋은 편이 아닌데다 딸이 있고 식당을 하다 보니 늘상 미세먼지에 신경을 쓰게 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중금속과 같은 유해물질을 함유한 미세먼지가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 우울해지기도 하는 게 요즘 풍속도다. 이 같은 미세먼지 외에도 산업 현장이나 음식 조리, 흡연 등 일상생활에서도 1급 발암물질인 벤젠과 폼알데하이드 등 다양한 휘발성 유기화합물질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게 현실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서울경제신문이 공동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6월 수상자로 선정된 김기현 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석학교수는 대기오염 물질을 감지할 수 있는 신소재를 개발하고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토양·대기·수질 등 환경오염 지표를 통합 관리하는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축산 현장 악취 제거, 새집증후군 대책 마련, 지하철 승강장 초미세먼지 농도 연구, 전자담배 유해성분 분석기술 개발 등을 연구해왔다.

휘발성이 강한 대기오염물질(VOC)과 악취 성분을 효과적으로 제어·관리하기 위해 기존의 환경분석시스템을 개선하고 금속유기골격체(MOF)와 같은 신소재 응용기술도 다양하게 개발했다. VOC는 벤젠·폼알데하이드 등 휘발성 강한 대기오염 물질로 실내에 고농도로 존재하면 암 등 치명적 문제를 야기한다. MOF는 금속과 유기물을 결합해 공극과 표면적의 크기를 극단적으로 확장한 다공성 신소재이다.

김 교수는 “휘발성 오염물질은 강한 휘발성과 낮은 반응성 때문에 빠르게 유동하는 공기 중에서 일반적인 흡착이나 촉매 처리기술로는 효과적인 제어가 어렵다”며 “휘발성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신소재 개발과 함께 ppm(Part Per Million·백만분의 일)의 1,000분의1에 불과한 ppb 수준의 낮은 농도라 초고감도 등 정밀한 감지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공기청정기 시스템을 구동하면서 공기 중의 폼알데하이드를 효과적으로 흡착 또는 파괴하기 위해 공기 속에서 이를 빠른 속도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요구돼왔지만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 공기청정 기술이 분진 제거에는 효능이 탁월하지만 공기 중의 여러 휘발성 유해가스를 제거하는 데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기존 공기청정기 구동 실험에서 미세먼지는 많이 저감되는 반면 유해가스는 별로 줄지 않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료:한국연구재단




이 과정에서 김 교수팀은 MOF 같은 다공성 신소재에 여러 변형을 통해 성능을 향상시켜 대기질 정화에 효과적으로 적용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아가 신소재를 악취물질 제거에도 확장했다. 그는 “대기 중 악취황 화합물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데 MOF-199가 최적”이라며 “MOF를 이용해 황화수소에 대한 제거기작을 분석해 파과 특성을 조절하는 다양한 인자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파과는 흡착소재를 담은 관에 오염물질을 연속 주입하면 일정 시간이 지나 흡착소재가 오염물질을 완벽하게 제거할 수 있는 임계점을 초과해 출구 쪽에서 오염물질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김 교수팀은 신소재 물질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센싱 소재를 통한 흡탈착과 파과 특성 등의 체계적 평가 기준도 도출했다.

MOF 등의 첨단소재를 기존 GC-MS 환경분석기술 등에 적용해 고사양 분석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했다. GC-MS는 기체 크로마토그래피의 뛰어난 분리성과 정량성을 활용해 정보와 질량분석법에 의한 화합물 구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분석 방법이다.

김 교수는 “효과적으로 시료를 농축하는 열 탈착 기반의 전처리 기술과 GC-MS 시스템을 결합해 환경부가 지정한 22종의 악취물질을 동시에 분석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토콜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정부가 22종의 악취물질을 핵심 관리대상으로 지정하고 각각 5개의 독립적인 분석 시스템으로 분석하도록 표준지침을 제시했으나 절차나 과정이 복잡해 이를 단순화한 정확한 계측기술을 개발했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유해물질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다양한 나노물질을 개발하고 공기정화 능력을 최적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기반기술도 마련했다”며 “먼지와 유해가스 모두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공기정화기술을 완성할 수 있는 토대를 구축했다”고 힘줘 말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He is

△1961년생 △1984년 한양대 자원공학과 졸업 △1992년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해양·대기환경화학 박사 △1999년~2013년 세종대 환경에너지융합학과 교수 △2009년~2010년 Atmospheric Chemistry & Physics 초대 편집위원 △2010년~현재 Environmental Research와 Sensors 편집위원 △2011년~현재 한국대기환경학회 부회장, 한국실내환경학회·한국냄새환경학회 측정분석위원장 △2014년~현재 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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