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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金의 배신'...수익률 꼴찌

달러화 가치 올라 금값 연중최저

금펀드 올 수익률 마이너스 4%

40개 펀드테마 중 최하위 추락

럭셔리펀드, 안전자산 대체재로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펀드 수익률이 꼴찌를 기록하며 체면을 구겼다. 통상 금값은 달러화 가치에 반비례하는데 미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금값이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안전자산으로 통했던 금펀드의 지위마저 럭셔리펀드로 대체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달러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금·금펀드 투자에 있어 신중함이 요구된다고 입을 모았다.

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4.02%로 40개 펀드테마 중 꼴찌를 기록했다. 1년 수익률 역시 -4.55%로 최하위다. 금펀드가 속한 해외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2.39%인 것을 고려하면 평균에도 한참 뒤처지는 성적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 들어 적어도 세 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금리가 올랐을 때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금에 대한 수요가 하락한 결과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인플레이션을 헤징하기 위한 금 수요가 줄어든다. 국제금시세는 올 들어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트로이온스당 1,356.5달러를 기록했던 금시세는 5월17일 1,288.2달러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게다가 우리나라 금펀드의 경우 금값뿐만 아니라 금 채굴산업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어 이들 업체의 수익성 악화로 금펀드 수익률은 금에 투자하는 펀드 대비 더욱 곤두박질치고 있다.

금펀드의 저조한 수익률로 펀드 환매 규모 역시 만만치 않다. 국내 금펀드에서 최근 1년간 935억원이 순유출됐고 올해 들어서도 331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지난해 5,000억원에 육박했던 금펀드 설정 규모도 3,7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올 들어 해외 주식형펀드에 1조8,089억원이 몰린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금펀드와 금선물 가격을 따라가는 상장지수펀드(ETF) 모두 초라한 수익률을 냈다. 신한BNTT골드증권투자신탁은 올해 -0.78%, 1년 -1.04%를 기록했다. 삼성KODEX골드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은 연초 이후 -0.25%, 1년 0.4%를 기록했다.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은 더욱 처참하다. 금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대표 상품인 블랙록월드골드 펀드는 1년 동안 -12.51%의 손실률을 기록했고 같은 기간 IBK골드마이닝펀드는 -2.93%였다.

시장에서는 금값 하락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값이 반등하려면 달러화 가치가 다시 떨어져야 하는데 미국의 경기 회복과 금리 인상 움직임을 보면 당분간 달러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값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금 투자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금펀드 수익률이 추락하면서 펀드계 안전자산으로 ‘럭셔리펀드’가 이를 대체하고 있다. 럭셔리펀드는 명품 가격 인상과 동시에 아이돌 마케팅으로 판매 저변까지 확대되면서 성장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잡으며 안전자산의 자리까지 꿰차는 분위기다. 럭셔리펀드의 올 초 수익률은 5.27%, 1년 15.62%에 달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서는 명품 브랜드의 꾸준한 가격 인상을 반영해 럭셔리펀드가 금이나 원자재보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분위기”라며 “명품 브랜드들이 환율 인상을 이유로 가격을 올릴 가능성도 열려 있는 만큼 럭셔리펀드 수익률은 안정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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