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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소중한 한 표의 가치 되새기자

6·13지방선거의 날이 밝았다. 이번 지방선거는 북미 정상회담 등 초대형 외교·안보 이슈에 묻혀 어느 때보다 세간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역대 최악의 무관심 선거라는 얘기가 나오는 판이다. 그래도 여야 정치권은 한반도 평화 정착과 정권심판론 등을 내세워 치열한 선거운동을 벌였고 이제 유권자들의 마지막 결정만 남겨놓았다.

이번 선거도 건전한 정책대결은 찾아볼 수 없었고 네거티브 선거전으로 얼룩졌다. 후보자들은 경쟁자들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와 비방에 열을 올리는 구태를 드러냈다. 우리가 언제까지 이런 후진국형 선거행태를 되풀이해야 하는지 한숨이 절로 나온다.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여야 지도부는 유세기간에 가는 곳마다 예산 폭탄 공약을 쏟아냈고 무상교육과 무상급식 확대 등 ‘무상 시리즈’ 공약도 난무했다. 열악한 지방재정 형편은 아랑곳하지 않고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얄팍한 선거전략만 판을 쳤다고 볼 수 있다.

지방선거는 지역의 유능한 일꾼을 뽑는 소중한 기회다. 본격적인 지방시대를 맞아 미래 비전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것이야말로 시급한 과제일 것이다. 그런데도 자신의 선거구에 누가 출마하는지 모르는 유권자들이 부지기수다. 기초단체장이나 교육감 후보들의 면면을 제대로 아는 이들도 찾아보기 힘들다. ‘깜깜이’ 선거라는 얘기도 이래서 나오는 것이다. 다만 사전투표가 20%를 넘은 것은 과거와 달라진 유권자 의식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오늘은 아이들 손을 잡고 투표장에 나가볼 일이다. 그래서 진정한 지방일꾼을 뽑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선거홍보물을 한 번이라도 더 들여다보고 누가 지역을 살릴 인물인지 고민하는 시간도 필요할 것이다. 찍을 사람이 없다고 투표를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최악의 선택이다. 국민의 기본 권리이자 의무인 참정권을 반드시 행사해 소중한 한 표의 가치를 되새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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