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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독재 에르도안 "15년더"...터키 절대권력이 되다

[에르도안 터키 대선 승리]

52.58% 득표 勝...민족성 강조 통해

동시 치른 총선도 여권 과반 확보

리라화 장중 3%까지 급등했다 하락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25일 대선 당선 확정 이후 수도 앙카라에 모인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날 치러진 대선과 총선에서 모두 승리하며 30년 초장기 집권의 문을 열었다. /앙카라=AP연합뉴스






조기대선의 승부수를 띄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64) 터키 대통령이 24일 치러진 대선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하며 30년 장기집권을 노리는 ‘21세기 술탄’으로 등극했다. 이미 15년간 터키를 이끌어온 에르도안 대통령이 오는 2033년까지 합법적으로 대통령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25일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은 전날 치러진 터키 대선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득표율 52.58%(개표율 99.65%)를 기록해 결선투표 없이 재선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 후보 무하렘 인제(54) 의원은 30.64% 득표에 그쳤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공화국이 나에게 대통령의 임무를 부여했다”며 승리를 선언했다.

이날 같이 치러진 총선에서도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이 1위(42.54%)에 올라 에르도안 대통령은 의회 권력까지 거머쥐었다. AKP와 선거연대를 구성한 우파 ‘민족주의행동당(MHP)’도 11.1%를 얻어 여권은 과반(53.65%)을 확보했다. 이번 대선과 총선 투표율은 87%로 집계됐다.

야권은 이번 선거가 부정으로 얼룩졌다며 반발하고 있다. 당초 여론조사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득표율이 48%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날 최고선거관리위원회(YSK)가 개표 결과를 발표하기도 전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승리를 선언한 것이 논란을 키웠다. 인제 의원은 “이번 선거는 공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번 대선 승리로 지난 2003년 총리에 오른 에르도안 대통령은 앞으로 최장 15년간 터키의 절대권력자로 군림하게 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헌법 개정으로 의원내각제를 대통령제로 전환하고 대통령 임기를 5년 중임으로 정한 바 있다. 중임 대통령이 임기 중 조기선거를 시행해 당선되면 다시 5년이 가능해져 에르도안 대통령은 2033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헌법 조문을 두고 일각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2033년 이후 또다시 조기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종신집권까지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번 선거는 최근 경제난 속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입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주목받았다. 물가가 1년 새 12% 폭등하고 리라화 가치가 추락하며 민심이 악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선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경우 결선 투표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선·총선을 1년4개월 앞당긴 에르도안 대통령의 승부수와 민족주의·탈세속주의를 강조한 그의 전략이 적중하면서 터키는 결국 ‘21세기 술탄’ 치하에 들어갔다. 2001년 이슬람계 정당 AKP를 창당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터키를 건국한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세속주의 대원칙을 거부하고 여성의 히잡 착용을 허용했다. 또 쿠르드족을 억압한다는 명분으로 시리아 내전에 적극 개입하고 친러시아 정책을 펴는 한편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를 적대시하며 민족적 결집을 강조해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에르도안이 승리 연설에서 미국이 2016년 쿠데타 주동자를 두둔했다고 비판하며 미국으로 망명한 자들이 야당에 표를 몰아줬다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대선 결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대권과 의회 권력을 모두 장악하면서 외환시장에서는 정권 안정에 대한 기대감 속에 터키리라화 가치가 장중 3% 가까이 올랐지만 터키 경제가 안고 있는 경상수지 적자와 높은 물가에 대한 부담으로 다시 0.44% 내려앉았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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