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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총 '송영중 거취' 회원사들이 결단 내려야

한국경영자총협회의 내분 사태가 우려스럽기만 하다. 송영중 부회장은 오래전부터 경총 사무국이 사업비 일부를 유용했다는 회계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김영배 전 부회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면서 경총의 내홍은 전현직 부회장 간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경총은 사업 수익 일부를 직원 상여금으로 지급했지만 일각에서 제기한 비자금 조성은 터무니없다고 해명했다.

진흙탕 폭로전에 경총이 흔들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직무정지 상태인 송 부회장이 자신에 대한 경질 안건이 상정된 임시총회를 하루 앞두고 조직 내부의 이런저런 의혹을 제기한 것부터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 경총 사무국의 회계 투명성 문제는 진작부터 제기돼온 사안으로 이번 총회에 개선방안이 특별 안건으로 상정돼 있기도 하다. 그런데도 송 부회장이 일부 언론을 통해 제기한 것은 진흙탕 싸움으로 몰고 가 자신의 퇴진 압력을 희석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애초 낙하산 부회장 기용부터 화근이었다. 고용부 공무원 출신인 송 부회장은 노동단체라면 모를까 경제단체에서 일하기에는 부적합한 인물이었다. 실제로 그는 노동계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여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문제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밝혀 회원사의 거센 반발을 사기도 했다. 기업인 입장을 대변하는 경제단체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이 발언은 송 부회장 스스로를 퇴진의 길로 몰아넣은 배경이기도 하다.



경총은 경제5단체 가운데 노사문제 등에서 경영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순수 민간조직이다.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 기업에 부담을 주는 노동 현안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경총이 내홍으로 동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가뜩이나 정부 정책이 노동계 쪽으로 기울어진 마당이어서 경총 역할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3일 열리는 임시총회에서 회원사들은 경총이 더 이상 흔들리지 않도록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혹시나 정부와 정치권의 입김이 작용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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