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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없는 해외취업 전략]도피성·환상은 금물...전문성으로 도전하라

외국어로 의사소통 가능하면 충분

마케팅·HR보다 IT·의학·재무 등

전문역량 입증 가능한 분야 유리

자격증 없다면 경력·경험 내세워

링크드인 활용 담당자 눈도장 찍어야





임정진(가명·33)씨는 체코 프라하에 살고 있는 동유럽 전문 여행 가이드다. 20대부터 해외 취업을 꿈꿔온 그는 한국 내 중견 여행사에서 실무를 경험하며 인맥을 다졌다. 임씨는 자신이 전문성을 쌓을만한 해외 여행지를 탐색한 끝에 체코를 선택했고 약 2년간 준비해 안정된 일자리를 만들 수 있었다. 한국인 관광객을 위한 체코·스위스 여행상품을 개발하고 문화·먹거리 탐방을 돕는 게 그의 주요 업무다. 임씨는 “동유럽에 아무런 연고도 없었고 언어도 몰라 처음 정착기간은 힘들었다”며 “지금은 한국에 있을 때보다 수입도 많고 만족스러운 생활을 꾸리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조선 등 국내 주요 산업이 휘청거리고 청년 실업률이 9~10%에 육박하면서 임씨처럼 해외로 눈을 돌리는 구직자는 매년 늘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 지원을 통해 해외에서 취업한 사람 수는 5,118명으로 2013년(1,607명)과 비교해 3.18배로 증가했다. 하지만 국내보다 못한 저임금과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는 사례도 많다. 해외 취업자들의 평균 연봉은 2013년 2,702만원, 지난해 2,900만원 등 3,000만원이 채 안 되며 3,500만원 이상 버는 인원 비율도 10~16%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외국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찾기 위해서는 해외 취업에 대한 장밋빛 환상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단순히 국내 취업이 어렵다고 해외 취업을 도피성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는 얘기다. 해외 취업자들과 채용 전문가들은 외국에서 잡길 원하는 일자리를 구체적으로 그려보고 전략적으로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다면 언어가 유창하지 않아도 고소득 일자리 찾기는 한결 수월해진다.

고용부의 해외 취업자 직종별 통계를 보면 관리자급으로 외국에 입성하는 비율은 매년 13~14% 수준이다. 전문직 종사자는 26~27% 정도며 사무·서비스 종사자가 절반 넘게 차지한다. 경력·전문성 없이 해외로 나가다 보니 단순 사무·서비스직 비율이 높다. 실제로 외국에서 안정적으로 고수입을 올리는 취업자 상당수는 외국어 실력과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보다는 정보기술(IT)·의학·공학·재무·법률 등의 전문 역량이 돋보이는 경우다. 물론 영어 외에 중국어·일본어 등을 능숙하게 구사한다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글로벌 기업이 선호하는 인재가 될 수 있다.



반면 해외 근무·거주 경력이나 학력이 없는 사람이 현지 마케팅이나 인적자원(HR), 경영지원 부문 일자리를 잡기란 매우 어렵다. 미국 동부의 명문대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월가에서 근무하는 한 한국인 회계사는 “특정 분야 전문자격·역량이 없다면 한국에서 실무 경력을 조금이라도 쌓고 외국의 관련 직종 취업에 도전하는 것이 좋다”며 “전문성과 경험이 부족하면 설령 현지에서 오래 거주했더라도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힘들다”고 말했다.

국내 정보기술(IT) 관련 업계에서 경력을 쌓고 실력도 충분하다면 영어가 유창하지 않고 현지 학위가 없더라도 구글·애플·페이스북 같은 꿈의 직장이 모인 미국 실리콘밸리를 노려볼 만하다. 실리콘밸리 취업은 현지에서 고등교육 과정을 밟는 게 가장 유리하지만 한국 지사에서 일하다 본사로 옮기거나 직접 이직도 가능하다. 이를 위해선 평소 링크드인 같은 비즈니스 사회연결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자신의 경력을 홍보하면서 인맥을 다져 현지 채용 담당자들의 ‘눈길’을 받는 게 중요하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추천받은 인재를 오랜 시간 면접을 거쳐 선발하는 시스템인 만큼 실력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면접 준비도 필요하다.

실무 경험이나 전문적 역량을 갖추지 못했다고 해외 취업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정부는 최근 해외 일자리를 꿈꾸는 취업준비생들을 위해 연수·컨설팅 같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해 놓았다. 대표적인 게 정부 부처들이 공동 추진하는 케이무브(K-MOVE) 사업이다. 정부는 기존 해외 취업자들이 몰렸던 일본·미국 외에 동남아시아 아세안(ASEAN) 국가 취업도 최근 독려하고 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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