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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금융경제동향
[창간기획] "美, 파괴력 큰 무역분쟁 오래 안끌것...韓은 혁신해야 불평등 해소"

■특별인터뷰-바수 코넬대 교수·前 세계은행 부총재

보호무역주의 고수하면 장기침체 가능성 높지만

트럼프정부 인사들 견제작용에 정책노선 바뀔것

세계화는 '중력'같은 존재로 불평하는 건 무의미

신흥국, EU·加 등과 협력 확대해 위기 극복해야

카우식 바수 코넬대 교수




인도 출신의 세계적인 경제 석학 카우식 바수 미국 코넬대 경제학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가 보호무역주의를 고수한다면 미 경제는 지난 1930년대 아르헨티나와 유사한 장기 침체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며 “이는 미국과 중국을 넘어 세계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세계은행 수석부총재를 역임했던 바수 교수는 창간 58주년을 맞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특별 인터뷰에서 “미중 무역전쟁에서 중국보다는 미국이 더 큰 리스크를 안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트럼프 정부에도 무역전쟁이 세계는 물론 미국 경제에도 ‘파괴적’이라는 점을 잘 아는 인사들이 많다”며 “양국의 무역분쟁이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미국 경제 역시 정부와 의회·언론의 견제 작용에 힘입어 정책 노선이 바뀐다면 심각한 불황에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폈다.

한국을 수차례 방문한 바 있는 바수 교수는 한국 경제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노동수요 감소에 직면한 한국은 과거에 경험한 것과 같은 창조와 혁신을 지속해야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혁신 없이 불평등이 확대된다면 경제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에 최대 위협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공황을 촉발할 가능성도 제기될 정도다.

△지금의 무역전쟁이 대공황을 유발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1930년대부터 심각한 불황에 대처하기 위해 재정정책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노하우를 쌓아왔다. 다만 무역전쟁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시작된 것과 같은 장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 그 여파는 미중을 넘어 세계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얼마 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나.

△내 예상으로는 주요2개국(G2)의 무역분쟁이 그리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행히 미국은 시민사회가 강하고 전문가들이 많은 나라다. 트럼프 정부에도 무역전쟁이 세계는 물론 미국 경제에 파괴적이라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는 인사들이 적지 않다.

-미국과의 무역전쟁 과정에서 중국 경제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무역전쟁의 와중에 중국보다는 미국의 경기후퇴가 더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역사적인 전례가 있다. 20세기 초만 해도 아르헨티나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예상이 널리 퍼져 있었다. 하지만 1920년대 들어 아르헨티나는 외국인 혐오증과 보호주의가 확산되면서 1930년 우파 국수주의자들이 정권을 잡았다. 그 후 극우 정부가 무역장벽을 세우고 관세를 거의 100%까지 인상해 아르헨티나의 생산성은 급감했으며 이후 경제는 수십년간의 하락세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미국이 계속 보호무역주의를 고수한다면 아르헨티나와 유사한 함정에 빠질 수 있고 이는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역분쟁의 와중에도 미국 경제는 여전히 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감세와 규제 혁파가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인가.



△트럼프 정부가 그간 내놓은 경제정책은 국민 건강에 많은 설탕을 쓰는 것과 같다. 감세와 규제 완화는 많은 설탕을 소비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미국 경제에 활력을 주고는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이런 정책을 지속한다면 재정 상황은 악화할 수밖에 없고 당(糖)을 많이 소비하는 것이 결국에는 우리 건강을 망치는 것처럼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일찍 꺾일 수 있다고 보는가. 많은 전문가들은 현재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1~2년 더 지속되다 오는 2020년 무렵 침체가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하는데.

△전반적으로 나는 미국 경제를 낙관적으로 본다. 정부나 의회·언론 등을 통해 현명한 판단이 힘을 얻어가면서 미국이 최근의 정책들을 뒤집어 심각한 불황을 피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은 과거의 경험에서 계속 배우고 개선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1987년을 돌아보기 바란다. 당시 일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미국 수준에 이르렀고 곧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미국이 전 세계로부터 최고의 인력들과 상품 및 서비스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소프트파워를 세계화를 통해 구축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가 침체로 치닫기 전에 지난 역사를 기억하기를 바라고, 그렇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긴축정책으로 신흥국들이 위기를 맞고 있는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지금은 신흥국들에 매우 어려운 시기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연준은 통화정책을 잘 이끌어가고 있다고 본다. 선진국들은 그동안 저금리 파티를 벌여왔다. 저금리는 매력적이지만 결국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럴 때 앞장서서 ‘파티는 끝났다’고 선언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연준은 금리 인상을 지속하며 어려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신흥국들이 이 시기를 유럽연합(EU)·캐나다·한국과 같은 다른 경제권과 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전환점으로 삼는다면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 경제가 더 발전하기 위한 조언을 듣고 싶다.

△미국 금리 인상이나 트럼프발 무역전쟁 등 때문에 지금은 모든 국가에 어려운 시기다. 중요한 점은 좋든 싫든 세계화가 삶의 일부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현시대에서 세계화는 ‘중력’ 같은 존재다. 중력이 사물을 떨어뜨린다고 한탄하는 게 어리석은 것처럼 세계화에 대해 불평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한국은 노동수요 감소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동시에 GDP 대비 임금 수준은 떨어지고 있다. 결국 인공지능(AI)과 로봇이 할 수 없는 보다 창의적인 일이나 혁신을 장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창조와 혁신에 한국은 성공한 경험이 있다. 혁신이 지속되지 못하면 불평등이 참을 수 없는 수준으로 높아지고 경제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다. /이타카(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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