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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기획②] 표류하는 '주간아이돌'…'형만한 아우 없다?'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 MC 프로필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 시즌2가 방송을 시작한 지도 어느덧 4개월을 넘어섰다. 그러나 여전히 ‘주간아이돌’은 ‘형만한 아우 없다’는 속담을 증명하고 있을 뿐이다.

아이돌 가수들을 축하사절단으로 불러 놓고 이름조차 제대로 알지 못해 우왕좌왕했던 첫 회에 비하면 많이 매끄러워졌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은 시즌2에서 느끼는 재미보다는 시즌1에 대한 그리움이 앞선다.

다수의 시청자들이 개편 이후 재미가 반감됐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으며, 일부 시청자들은 “해당 출연자가 ‘아이돌룸’에 나왔으면 지금보다 더 재미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4개월째 좌초하고 있는 ‘주간아이돌’ 과연 무엇이 문제일까.

가장 큰 원인은 MC다. ‘주간아이돌’을 키운 건 팔 할이 정형돈과 데프콘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두 사람이 프로그램에 차지하던 영향력은 상당했다. 하지만 현재 MC 김신영, 유세윤, 이상민은 아직 두 사람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이다.

과거 ‘주간아이돌’은 마치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친한 형들처럼 출연자들에게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 정형돈과 데프콘의 진행이 가장 큰 매력으로 꼽혔다. 무대 위에서 멋진 모습만 보이던 아이돌들이 ‘B급 코드’에 가까운 상황과 직면하면서 웃음을 유발하고, 여기에 두 MC가 칭찬과 일명 ‘몰이’를 반복하면서 완급을 조절했다.

이에 반해 김신영, 유세윤, 이상민의 진행은 다소 착해졌다. 정확히 재미가 반감됐다는 말이 더 가까울 것으로 보인다. 세 사람에게 정형돈과 데프콘의 진행방식을 그대로 따르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만, 이들은 ‘몰이’가 빠져나간 웃음 공백을 채울 다른 대안을 여전히 찾지 못했다.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 홈페이지 캡처


현재 ‘주간아이돌’은 라디오 DJ와 음악프로그램 MC 경험이 있는 김신영을 주축으로 유세윤과 이상민이 이를 보좌하는 분위기로 진행되고 있다. MC들 사이에 아이돌 경험치 간극이 크다 보니 세 MC 각자의 개성만 더욱 부각 될 뿐이었다. 김신영 역시 타 프로그램과 큰 차별성 없는 특유의 ‘행사톤’ 진행이 반복되면서 ‘주간아이돌’만의 색깔을 모호하게 했다.

특히 프로그램 속 이상민의 포지션은 크게 아쉽다. “아이돌보다 소속사 사장님이 더 편하다”고 말한 것처럼 이상민은 프로그램에서 ‘옛날 사람’ 역할을 맡았다. 아이돌의 조상 격인 그는 출연자들에게 “그땐 그랬지”라는 식의 정보를 제공하고 여기에서 오는 애잔함으로 캐릭터를 구축했다.

하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내 가수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고자 하는 10~20대 주 시청층의 니즈에 비춰봤을 때 이상민의 이야기는 프로그램의 흐름을 끊는 요소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는 정형돈과 데프콘이 ‘도니코니’로 아이돌과 스스럼없이 융화되던 모습과 비교된다. 73년생 이상민 그리고 77년생 데프콘과 78년생 정형돈. 이 같은 이질감을 나이 탓으로 돌리기에도 무리가 있어 보인다.



제작진의 센스 부족도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주간아이돌’이 오랜 시간 동안 방송될 수 있었던 데는 팬들을 대변하는 듯한 자막과 독창성 있는 코너에 있었다. ‘주간아이돌’에게 호기롭게 도전 유사 프로그램들도 제작진의 섬세한 디테일을 따라가지 못하고 결국 쓴맛을 보기도 했다.

‘주간아이돌’ 역시 제작진 교체 후 ‘각 장면과 자막이 따로 논다’, ‘자막이 올드하다’, ‘각 팀에 대한 정보 숙지가 덜 됐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JTBC ‘아이돌룸’ 녹화장면 / 사진=승리 인스타그램


그간 ‘주간아이돌’ 제작진은 다양한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이슈나 자료 등을 사전에 숙지해 이를 자막이나 코너에 활용해 왔다. 이는 ‘주간아이돌’ 제작진이 합류한 ‘아이돌룸’에서도 나타난다.

앞서 ‘아이돌룸’은 워너원이 출연했던 첫 회 당시 ‘나노댄스’ 순서를 ‘옹-짹-딥-황-판-름-킹-윙-휘-넬-굥’이라고 멤버들의 별명으로 지칭했다. 또 세븐틴 편에서는 팬들만 알 수 있는 멤버 우지의 수식어 ‘뾰(보컬팀 보스의 줄임말)’을 언급해 팬들에게 웃음을 선사한 바 있다.

이처럼 트렌드와 공감을 절묘하게 녹여내는 것이 그간 ‘주간아이돌’의 매력이었다. 이에 대해 ‘주간아이돌’ 시즌2 제작진 역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자막DNA’를 끌어올리겠다고 방송을 통해 당부하기도 했다.

‘주간아이돌’과 ‘아이돌룸’이 상생을 통해 포화 상태에 이른 아이돌 시장에 활력을 더한다면 그만큼 좋은 시나리오도 없다. 하지만 지금의 ‘주간아이돌’은 오랜 정통성은 강조하면서도 그에 미치는 재미는 이끌지 못하고 있다.

첫 술에 배 부를 수는 없다지만, 그렇다고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의 과도기를 참고 지켜볼 이유는 없다. 이도 저도 아닌 모호한 상태가 돼 버린 ‘주간아이돌’ 시즌2만의 콘셉트에 대해 다시 고민해 볼 시점이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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