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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살 만한 그린벨트 땅 골라달라"…서울 내곡·경기 과천 등 문의 빗발

■들썩이는 토지시장

"해제 소식에 하루 네다섯 통씩 전화"

세곡·의왕·광명·시흥·성남·안산 등

유력 후보지들 호가 오르고 매물 실종

서초 내곡지구 전경./이호재기자






“그린벨트 투자가 생소한 한 매수인이 오늘 그린벨트의 토지를 지금 살 수 있느냐고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살 만한 땅을 골라달라는 매수문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3.3㎡당 100만원에 사겠다고 약식 문서를 주고받고 구두계약까지 했는데 갑자기 땅 주인이 안 팔겠다고 해서 위약금을 물고 계약이 무산됐습니다 ” (의왕 청계동 W공인 관계자)

“엊그제부터 전용 50㎡도 안 되는 작은 다가구주택에 대한 전·월세 문의가 급격히 늘었습니다. 신혼희망타운 등 임대주택이 들어서면 지역 우선 혜택을 받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사람들인 것 같아요.” (과천 H공인 대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해 신규 택지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하자 유력 후보지역의 토지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집값이 크게 오른 상황에서 토지 투자로 눈길을 돌리려는 투자자가 몰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그린벨트가 무엇인지부터 어떤 땅을 사야 하는지 등 투자 방법을 상담하는 전화가 빗발쳐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는 때아닌 성수기다. 더불어 향후 임대주택이 들어서면 주변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로또 임대’를 얻기 위해 주소지를 옮기려는 세입자도 등장했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주택공급을 위해 그린벨트 해제가 유력한 서울 세곡동·내곡동, 경기 광명·의정부·시흥·성남·의왕·안산·과천 일대는 매수문의가 늘고 매도인들은 매물을 거두고 있다. 그린벨트 투자뿐 아니라 향후 해당 자치구의 임대주택에 들어가기 위해 매매는 아니더라도 임대를 찾는 수요도 늘었다.

서울에서 그린벨트 해제 가능성이 가장 큰 내곡동은 3.3㎡당 수십만원씩 호가가 오르고 거래를 보류하고 있다. 화훼용 비닐하우스를 지을 수 있는 대로변은 3.3㎡당 호가가 1,000만원을 넘어섰다. 내지는 3.3㎡당 500만~600만원 수준이다. 내곡동 G공인 대표는 “서초구에서는 할 만한 곳이 내곡지구밖에 없다 보니 오래전부터 그린벨트 투자가 이뤄졌다”면서 “해제 소식이 전해지자 아무래도 땅 주인이 호가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내곡동 K공인 관계자는 “그린벨트 해제 소식이 들리면서 지난주 말부터 하루 네다섯 통씩 매수문의 전화가 온다”며 “어제는 강북에서까지 땅을 보러 오기도 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내곡동은 세곡동과 함께 강남권 그린벨트 알짜 입지로 꼽히는 곳이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세곡동과 내곡동 그린벨트 등 임야 시세는 입지에 따라 3.3㎡당 최고 46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파트 들어서면 주변 시세보다 저렴

다가구 전월세 문의도 급격히 늘어나

‘로또 임대’ 얻기 위해 주소지 옮기기도

경기 과천시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강남권과 인접한데다 최근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매수세가 모이고 있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그린벨트 해제 소식에 매수문의가 두 배 많아졌다. 대로변과 가까운 임야는 3.3㎡당 최고 1,200만원까지 거래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그린벨트 시세는 이미 높게 형성됐고 매물은 자취를 감춘 상태”라며 “해제 소식이 알려진 후 매수세가 더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광명도 그린벨트 해제에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보금자리주택으로 개발하려다 취소된 노은사동 일대는 자체적으로 환지 개발을 위해 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동의서를 확보해왔다. 광명시 S공인 대표는 “3년 넘게 환지 방식으로 개발을 해보려고 기다렸던 사람들은 매우 반기는 분위기”라며 “매수문의가 늘면서 호가도 상승 추세”라고 말했다.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지역 내에서 어느 지역이 후보가 될 것인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해제가 최종적으로 결정되면 시세가 다시 한 번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 의왕 월곶판교선 청계역 일대도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의왕 청계동 W공인 대표는 “이 지역 그린벨트는 대부분 3.3㎡당 100만원 이하였는데 이제 100만원에도 땅 주인이 거래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현재는 호가만 높아져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땅 매입이 아닌 임대시장에도 파장이 일기 시작했다. 이번 그린벨트 해제 후보지 중 서울과 가까운 과천은 낮은 가격의 전세 문의가 늘었다. 별양동 H공인 대표는 “2억원 선의 저가 전월세를 찾는 손님이 갑자기 늘었다”면서 “나중에 임대주택이 나오면 우선 분양받고 싶어서 과천으로 전입해온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기획부동산들도 움직이기 시작하는 등 그린벨트 토지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한편 참여정부의 국민임대주택 건립과 이명박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지구 선정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 때도 수도권 땅값이 올랐다. 한 전문가는 “그린벨트 해제로 시세차익을 거둔 투자자들이 많다”며 “이런 학습효과가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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