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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매니저 못믿어" 인덱스로 돈 몰린다

액티브펀드 대형주 투자로 손실

수익률서 차별성 갖기 어려워져

연초후 액티브서 4,455억 이탈

350개 인덱스로 5조원 순유입

직장인 A(37) 씨는 최근 1년 가량 투자한 중소형주 펀드 자금을 모두 환매하고 바이오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신규 매수했다. 성장이 유망한 중소형 기업에 투자하라는 펀드매니저의 권유로 유명 운용사의 중소형주 펀드에 투자했는데 -9%를 기록한 후 손실 규모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중소형 가치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고 생각했는데 주식 내 10% 이상을 코스피 대형주에 투자하고 있었다”며 “장기 투자가 목표기 때문에 손실이 나는 건 감안할 수 있지만 주식 변동성에 펀드 수익률이 크게 흔들리면 굳이 매니저를 통해 간접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자본시장에서 투자자들의 ‘펀드매니저 불신’이 커지고 있다. 대형주 약세로 코스피가 1년 전 박스권 장세로 돌아왔지만 투자자들은 액티브 펀드를 통해 전문가에게 자금을 맡기기보다는 지수 흐름에 따르는 인덱스펀드 투자를 확대하는 추세다.

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국내 539개 액티브펀드에서는 4,455억원이 빠져나간 반면 코스피200과 같은 지수 흐름에 따라 가격이 형성되는 350개 인덱스펀드에는 5조원이 순유입됐다. 주식형 펀드의 두 축이 자금 흐름에서 반대의 행보를 보이자 순자산(투자원금+수익금) 차이도 벌어졌다. 인덱스펀드 순자산은 1월 32조를 넘어서며 처음으로 펀드 시장 시가총액의 50%를 넘어선 이후 현재 56%까지 몸집을 불렸다. 반면 액티브 펀드 순자산은 연초 27조원에서 25조원으로 줄었다.





대개 액티브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종목과 업종을 골라 시장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반면 인덱스펀드는 지수를 추종하며 시장 수익률 수준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대개 액티브펀드는 증시 급락에 관계없이 안정적 수익을 유지하고 급등 시에는 시장을 초과하는 수익을 내야 한다. 하지만 지난 해 국내 자본시장에서는 ETF 확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이어지면서 인덱스펀드 수익률이 액티브펀드 수익률을 넘어서자 투자자 자금이 인덱스펀드로 쏠렸다.

여기에 일관성 없는 자산운용사의 전략도 환매를 부추겼다. 액티브펀드는 배당주, 중소형주, SRI 등 특정 운용 전략을 목표로 운용되는데 국내에서는 상당수가 포트폴리오의 20% 안팎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셀트리온 등 코스피 대형주에 의존한다. 실제로 순자산 규모가 비교적 큰 ‘삼성중소형FOCUS’는 삼성전자, GS건설, 키움증권 등 대기업에 14.35%를 투자했으며 ‘NH-Amundi Allset성장중소형’ 펀드도 상위 14%를 삼성SDI, GS건설, 삼성전기, SK하이닉스 등에 집중했다. 연초 이후 두 펀드의 성과는 각각 -4.88%, -5.56%로 저조하다 .



전문가들은 증시 조정이 이어질수록 자금이 인덱스펀드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후정 유안타 증권 연구원은 “시장 회복에 대한 믿음에 있을 때는 주가가 하락해도 액티브펀드로 돈이 몰리지만 요즘처럼 증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인덱스펀드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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