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발생한 한국인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환자 A씨는 최근 출장을 갔던 쿠웨이트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8일 긴급브리핑에서 “(확진 환자가) 쿠웨이트에서 노출됐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출장 차 쿠웨이트 알주르를 방문한 뒤 아랍에미리트(UAE)의 두바이를 거쳐 입국했으나 두바이에서는 항공편 환승을 위해 2시간가량 머문 것이 전부다. A씨는 쿠웨이트를 방문 중이던 지난달 28일 설사 증상으로 현지 의료기관을 방문하기도 했다.
A씨가 귀국에 이용한 항공기는 아랍에미레이트항공의 쿠웨이트발 두바이행 항공편 EK860편과 두바이발 인천행 항공편인 EK322편이다. EK860편은 지난 6일 오후10시35분 쿠웨이트를 출발해 7일 오전1시10분에 두바이에 도착했고, EK322편은 7일 오전3시47분 두바이를 출발해 같은 날 오후4시51분에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A씨는 이후 오후5시13분 검역을 거쳐 5시38분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 과정에서 총 409명의 탑승자 중 A씨의 앞뒤 세 열에 앉은 항공기 승객과 승무원 등은 밀접접촉자로, 다른 승객은 일반접촉자로 분류됐다. 당국은 일반접촉자는 수동 감시 형태로 정보를 전달하고 혹시 증상이 있으면 신고하도록 조치했다.
A씨는 입국 과정에서 메르스 환자로 의심받지는 않았다. 질병관리본부는 “A씨는 귀국 시 공항 검역단계에서 체온이 36.3도였고 호흡기 증상도 없어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A씨 본인이 설사 증상을 의심, 검역을 통과한 뒤 곧장 삼성서울병원 응급실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과정에는 리무진형 택시를 이용했으며 A씨의 부인이 동행했다. 이 과정에서 A씨와 접촉한 사람은 A씨의 부인과 검역관, 출입국심사관, 택시 기사 등이다. 이들은 모두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격리조치 됐다.
미리 연락을 받은 삼성서울병원은 7일 오후7시22분 A씨가 삼성서울병원에 도착하자마자 감염환자 대응지침에 따라 환자를 응급실 외부에 위치한 선별격리실로 안내한 후 격리했다. 이어 열과 가래, 폐렴 증상이 확인되자 대응지침에 따라 이날 오후9시34분에 질병관리본부에 메르스 의심환자로 신고한 뒤 메르스 국가지정 치료 병상인 서울대병원으로 전원 조치했다. A씨가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된 시간은 8일 오전0시33분이다.
이후 서울대병원은 A씨의 검체를 채취해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으로 보냈고 이후 보건환경연구원은 A씨가 귀국한 지 만 하루만인 8일 오후4시께 최종 메르스 양성을 확인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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