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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과도시-코오롱 one&only타워] 식물원 옆 'R&D 기지'...녹색 품고 첨단을 덧입다

■도시계획 따라 공원과 호응

담장 없애고 1층 50% 공공에 개방

3개동으로 나누고 보행자 통로 내

공간 비움으로 '녹지 조망권' 확보

■비정형 파사드 입면의 융합 공간

직조패턴 하얀 모듈로 독특한 외관

섬유 플라스틱 사용해 패널 경량화

2~6층 잇는 계단은 '소통의 場'

코오롱 one&only타워 메인 전경. /사진제공=해안건축·이남선 L2ARCHIVE 사진작가




보얗고 불룩한 창밖 패널 틈 사이로 이제 막 푸르른 마곡 서울식물원이 내려다보인다. 모니터만 마주하던 눈이 잠시 쉬는 시간이다. 종일 사무실·연구실에 갇혀 있다 나오면 회의실·카페테리아 창 너머의 드넓은 마곡지구가 또 다른 창의성을 불러일으킨다. 독특한 외관만큼이나 내부 공간 구성도 탁월하다. 다양한 분야의 연구인력 1,000여명이 서측 공용공간으로 쏟아져나와 소통하고 아이디어를 융합한다. 공용공간과 업무공간 사이를 가로지르는 ‘그랜드 스테어(Grand Stair)’에서는 전시·공연·강의 등 커뮤니티가 활발하다. ‘코오롱 원앤온리(one&only)타워’는 공간이 새로운 기업 조직문화를 형성하는 현장이다.

삼(麻·마)이 많이 나는 동네라 마곡(麻谷)이라 불린 자리에 최첨단 빌딩들이 들어서고 있다. 이 가운데 코오롱 one&only타워도 지난 4월 업무를 시작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코오롱글로텍·코오롱생명과학 등 3개 사가 둥지를 틀었다. 이 건물의 특징은 서울식물원과 바로 인접한 필지여서 또 다른 미션을 부여받았다는 점. 도시계획상 조건을 해결함과 동시에 코오롱만의 융복합 연구개발(R&D) 기지를 구성하는 것이 그것이다.

코오롱 one&only타워는 마곡지구에서도 서울식물원과 인접해 있다. 366만㎡ 부지에 140여개 기업의 업무시설·연구시설이 들어선 마곡지구 전경./사진제공=해안건축






◇도시계획을 따라 공원이 흘러들어와
=마곡지구(M밸리)에는 코오롱을 비롯해 LG·롯데 등 140여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이다. 사옥이나 R&D센터가 들어서는 신도시지만 하늘을 향해 경쟁하듯 치솟는 빌딩 숲은 아니다. 도시계획상 김포공항 인근이라 고도가 제한돼 있고 지속 가능한 가치를 지향하는 미래의 녹색도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1층의 50%가량은 공공에 개방해야 하고 안보가 중요한 기업 연구소임에도 필지 사이에 담벼락이 없어야 한다. 경제적으로 꽉 채우지 않고 사이 공간들을 어떻게 활성화할까에 대한 배려가 도시계획에 담겼다.

특히 코오롱 필지는 서울식물원과 마주한다. 가로경관 가이드라인에 따라 식물원을 향하는 건물은 넓은 면보다는 좁은 면을 면하게 해 최대한 녹지 조망을 방해하지 않도록 했다. 이 건물도 크게 ‘3개 동(연구동·사무동·파일럿동)’으로 나눠 사이 공간을 뒀다. 서측에 모두를 묶을 수 있는 공용공간을 잇고 시야를 가리지 않게 입면에 통경축을 뚫었다. 또 식물원에서 흘러온 녹지와 보행자가 뒤편으로 이어질 수 있게 보행자 통로를 확보하고 조경을 강화했다.

코오롱 one&only타워는 서울식물원 녹지에 호응해 비정형 입면으로 디자인됐다. /사진제공=해안건축·이남선 L2ARCHIVE 사진작가




높이 2.8m, 폭 3m 크기의 삼각형 모양 패널은 섬유의 직조 패턴을 모방해 만들어졌다. 햇빛은 차단하고 안에서 밖으로의 조망권을 확보했다. /사진제공=해안건축·이남선 L2ARCHIVE 사진작가


◇첨단기술로 구현한 비정형 파사드 공간=코오롱 one&only타워에서 눈에 띄는 것은 하얀 삼각형 모듈로 이뤄진 비정형 외피와 실내 대공간을 가르는 ‘그랜드 스테어’다. 건축계의 노벨상인 프리츠커상을 받은 톰 메인이 설립한 ‘모포시스건축설계사무소’와 국내 업체인 ‘해안건축사사무소’가 설계 시 중점을 뒀던 부분이기도 하다.

우선 비정형 파사드는 코오롱의 섬유에 착안해 직조 패턴을 모방했다. 계속된 일광을 조절해 난방 부하를 낮춰야 하면서도 반대로 서울식물원 방면에 좋은 조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마치 기능성 옷이 외부의 물과 바람은 막고 내부의 땀은 배출하는 것과 같았다. 태양의 일출·일몰과 사계절 고도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바탕으로 비정형 패널을 배치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아라미드 섬유인 ‘헤라크론’을 첨단 신소재 GFRP(Glass Fiber Reinforced Plastic)에 활용해 높이 2.8m, 폭 3m 크기의 가벼워진 플라스틱 모듈을 제작했다. 각 모듈은 한 층에 2칸씩 비정형 곡선을 그리며 독특한 외관을 만들었다.

그랜드 스테어는 2층에서 6층을 잇는 거대한 계단이다. 입면에 붙은 회의실·카페테리아와 함께 공용공간을 구성한다. 특히 이 공간 양쪽에 매달린 마름모꼴의 ‘라이너 패널 시스템(Liner Panel System)’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과 직물 흡음재 역할을 한다. 자칫 소리가 울리며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공간을 따듯한 빛과 음향까지 조율하는 것이다.

그랜드 스테어 전경. 그랜드 스테어는 공용공간의 아트리움을 가르며 연구원들이 모여 전시·공연·강의·패션쇼 등 가변적인 활동을 하는 곳이다. /사진제공=해안건축·이남선 L2ARCHIVE 사진작가


◇공간이 조직의 문화를 만들다=코오롱 one&only타워 설계를 담당한 박민진 해안건축 소장은 “비정형 파사드는 외부 조건에 유연하게 대응하다 보니 만들어진 형태”라며 “보다 중요한 것은 이 공간 배치가 만들어내는 업무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유연한 파사드의 공용공간과 달리 사무동·연구동·파일럿동은 네모반듯하다. 특별히 연구시설은 햇볕을 차단하기 위해 얇고 긴 창문이 띠처럼 둘러 있다.

시설의 기능은 만족시키고 융복합 R&D라는 콘셉트에 맞춰 공용공간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뒷동에서 근무하다가도 회의나 휴식을 위해서는 전부 그랜드 스테어를 중심으로 한 공용공간 방면으로 나오게끔 구성했다. 각기 다른 분야의 연구인과 아트리움을 두고 위아래로 시선을 교환하며 소통의 기회를 제공한다. 연구개발 인력뿐 아니라 영업·마케팅·지원 등 관련 인력들이 함께 근무하면서 경계를 넘어 직무 시너지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다목적성이다. 다양한 유형의 행위가 발현되고 조화할 수 있도록 그랜드 스테어와 파사드 앞 회의실이 가변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재명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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