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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의 민낯]1년새 5번 인상…6개월 이상 대기…오만한 샤넬

■샤넬의 '에르메스 따라하기'

다음달 또 대대적 인상 전망

에르메스 급 맞추기 무작정 올려

인기품 1,000만원대 시간문제

사전고지 않고 최소 넉달 웨이팅

"質·서비스는 부족" 비난 쏟아져







“샤넬 가격 인상…우리 터놓고 얘기해봐요.”

최근 국내의 한 대형 명품 커뮤니티에는 이 같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샤넬이 오는 11월1일부로 대대적인 가격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돈 뒤였다. 글쓴이는 “올해만 몇 번째 인상이냐”며 “제품 퀄리티는 해마다 낮아지는데 그들은 샤넬 마크를 달고 팔리는 물건 가격태그의 낮은 숫자가 더 부끄러운가 보다”라고 적었다. 회원들은 “가격 인상에 준하는 퀄리티나 서비스가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해당 글에 댓글을 달며 공감했고 해당 글의 조회 수는 5,000건을 넘겼다.

◇도 넘은 샤넬의 ‘에르메스 따라 하기’=샤넬의 가격 인상이 도를 넘고 있다. 다음달부터 가격이 오른다면 이는 지난해 11월 인상 이후 벌써 다섯 번째 인상이다. 지난해에도 5월과 9월·11월 세 차례 인상하더니 올해는 알려진 것으로만 네 번이다. 인상 품목과 인상 폭은 정확히 고지되지 않았지만 인기 라인인 클래식·보이·빈티지 라인의 가방 및 카드지갑류 등이 오를 것으로 전해졌다. 인상이 1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매장에는 벌써 인기 제품의 씨가 말랐다. 지난 24일 찾은 서울 명동 롯데백화점 샤넬 매장의 한 직원은 “클래식 라인은 2주 전, 보이 라인은 지난주에 재고가 들어왔고 이번주에는 아예 재고가 들어오지 않았다”며 “보통 가격이 변동되기 전에 재고가 모두 동난다”고 말했다. 신세계 본점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보이 라인 카드지갑 등 인기 상품은 전시상품조차 구경할 수 없었다.

가격 인상을 앞둔 소비자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직장인 박모(27)씨는 “가격이 오른다기에 가방을 미리 구매하려고 매장에 들렀는데 지금 구매해도 최소 4개월에서 6개월가량 대기해야 한다는 안내를 들었다”면서 “가격 인상 전마다 매장에 들러서 샀는데 이제 예약 대기까지 해야 한다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이 인상 속도대로라면 조만간 인기 제품의 가격이 1,000만원대를 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 지적이다. 샤넬이 에르메스를 따라잡기 위해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소비자들은 “샤넬이 에르메스와 급 차이를 줄이려고 1년 동안 가격을 급격하게 올리더니 이제는 아예 에르메스처럼 군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구매를 위해 수개월 대기 리스트에 이름을 올려야 하는 점, 소비자 간의 정보 비대칭이 발생하는 것도 에르메스와 똑 닮았다. 샤넬은 구매 이력이 있는 회원이라도 가격 인상을 절대 미리 고지하지 않는다. 같은 시기에 매장을 방문해도 가격 인상 계획에 대해 얻는 정보는 고객마다 다르다. 아예 인상 계획이 없다고 안내하는 매장도 있었다. 누군가 친한 셀러들에게 자세한 가격 인상 내용에 대해 들으면 이를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려 알음알음 인상 폭과 제품을 유추해나가는 식이다.

◇높아지는 가격, 떨어지는 퀄리티와 서비스=문제는 높아지는 가격에 비해 제품의 질과 서비스는 이보다 못하다는 점이다. 명품 커뮤니티 회원들은 “이렇게 무작정 가격을 올리면 차라리 에르메스를 사는 게 낫다”고 입을 모아 말할 정도다.

실제로 해당 커뮤니티에는 샤넬의 ‘제품 하자’를 지적하는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다이아몬드 퀼팅 제품을 샀는데 새 제품인데도 불구하고 볼륨이 볼품없어 문의했더니 ‘핸드메이드 제품이라 그렇다’ ‘고객님 사용감 때문이다’ 등의 답변만 받았다는 것이다.

3년 전 카드지갑을 구매한 한 대기업의 전모 부장은 “50만원대 제품인데 똑딱이 부분이 매년 고장이 나 문의했더니 그때마다 4만원의 수선비를 요구했다”며 “본사에 보내는 것도 아니고 국내 명품 수선업체 등에 의뢰한다는데 비용이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AS 기준이 박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샤넬의 경우 시리얼 넘버 또는 개런티 카드를 지참해야 수선이 가능하다. 정품이더라도 지인에게 선물 받은 가방이나 중고로 구매한 가방은 사실상 AS가 불가능한 것이다. 다른 대부분의 명품 브랜드들이 ‘글로벌 개런티’를 제공하는 것과는 딴판인 정책이다.
/변수연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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