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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최장수 김현목 보좌관…“30년 그림자 인생, 약자의 슬픈 눈물 닦아드렸죠”

■김현목 보좌관에게 장수비결 들어보니

‘보좌진들의 스승’ 별명…‘근정포장’ 수상

1989년 첫 입문해 정세균 등 의원 7명 보좌

한보철강 특혜·강원랜드 도박중독 공론화

교육과정 개설해 현역 보좌진 40여명 배출

“성실과 열정 토대로 전문성 키워야” 조언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현목(54·사진) 보좌관은 여의도 국회에서만 올해로 서른 번째 가을을 맞았다. 10년이면 변한다는 강산이 3번이나 바뀔 동안 오롯이 국회를 지킨 셈이다. 1989년 스물다섯의 나이로 처음 보좌관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그가 만 30년간 모신 국회의원만 7명에 달한다. 국회의원 ‘짬밥’으로 치자면 7선 의원과도 맞먹는 세월이다. 그에게 ‘국회 최장수 보좌관’ ‘보좌진들의 스승’이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이유다.

지금은 천직이 돼버렸지만 그가 처음부터 보좌관의 길을 꿈꾼 것은 아니다. 1986년 ‘건대 항쟁’에 가담해 서대문구치소에 투옥됐을 당시 함께 수감 중이던 정치권 인사에게 김봉욱 평화민주당 의원을 소개받은 게 첫 인연이 됐다. 그렇게 보좌관 인생을 시작한 그는 한보철강 여신 특혜와 강원랜드 도박중독 문제 등 굵직굵직한 사건을 잇따라 터뜨리는 데 기여했다. 정세균 전 국회의장이 초선이던 1999년 당시 한보철강 특혜 의혹을 처음 제기해 일약 청문회 스타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김 보좌관의 숨은 공로가 있었다. 그는 30여년간의 오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보좌관으로서는 최고 영예인 ‘근정포장’도 수상했다.

지난 30년의 보좌관 인생 가운데 가장 보람됐던 순간을 묻자 김 보좌관은 한 도박중독자와의 일화를 소개했다. 강원랜드에서 수백억원을 잃은 한 가장이 국회 의원실을 찾아다니며 도박중독의 심각성을 호소했을 때 모두 외면했지만 그는 민원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다. 김 보좌관은 민원인의 탄원서를 언론에 공개해 도박중독 문제를 공론화시킨 것은 물론 중독자에 대한 치료·관리 및 예방대책 등의 제도개선도 이끌어냈다. 김 보좌관은 “사회에서 외면받은 국민들의 아픔에 귀 기울이고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게 입법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도박중독에서 빠져나와 도박근절 운동에 앞장서며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민원인의 모습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국회 최장수 보좌관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을 물었다. 그는 “욕심부리지 않고 철저히 입법부의 실무자로서 자기 역할에 충실하면서 의원을 보좌하는 그림자로 살아온 덕분인 것 같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꾸준히 자기 계발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역시 한 대학원의 ‘4차 산업혁명 최고위 과정’을 수강 중이다.

30년 그림자 인생의 미련은 없었을까. 그는 “물론 선출직 공무원을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남은 인생 단지 최장수가 아닌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최고의 보좌관이 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2012년부터는 보좌관교육과정을 개설해 지금까지 40여명의 현역 보좌관을 배출하며 후배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는 보좌관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그저 심부름꾼 취급받던 과거와 달리 보좌관의 위상도 높아지고 전문화되면서 충분히 도전해볼 만한 직업”이라며 “성실과 열정을 토대로 자기만의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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