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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스틱 쓰면 척추·무릎 수술 절반 줄어요"

정천기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지팡이 예찬론'

관절에 실리는 하중 20%선 감소

통증 땐 지팡이가 '1단계 치료법'

정천기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 /사진제공=서울대병원




“척추·무릎관절의 퇴행성 변화로 통증을 느끼는 분이라면 창피하게 생각하지 말고 지팡이나 등산 스틱을 빨리 사용하는 게 가장 현명하고 비용효과적인 ‘1단계 치료법’입니다. 양손에 짚으면 척추·무릎에 실리는 하중을 20%가량 줄여줘 대부분의 노인이 걸을 수 있습니다.”

근골격계 질환의 명의인 정천기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지팡이·스틱 사용은 불필요한 수술·비수술을 절반 이상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며 ‘지팡이 예찬론’을 폈다.

O다리는 뼈 아닌 인대 손상 때문

인공관절수술은 걷기 힘들때 해야

그는 “사람이 걷지 않는 등 몸을 안 움직이면 오히려 더 아프고, 몸을 움직여야 덜 아프다”며 “척추·무릎관절 치료의 가장 큰 목적도 걸을 수 있게, 상태가 빨리 나빠지지 않게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그 예로 ‘O다리’를 들었다. 사람은 늙어가면서 O다리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뼈가 휜 게 아니라 무릎에 많은 부하를 줘 주변 인대가 상해서 뼈를 곧게 잡아주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인대를 수복(고쳐서 본모습과 같게 함)할 방법이 없으므로 못 걸을 정도라면 인공관절 수술이라도 해서 걷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무릎 인공관절 수술은 아플 때가 아니라 걷기 어려울 때 하는 것이며 안 아프게 하기 위해 하는 게 아니다”라며 “통증보다 중요한 것은 걷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느냐 여부”라고 했다.

O다리로 바깥쪽 인대가 늘어나면 안쪽 연골이 닳는다. 이럴 경우 우선 지팡이를 짚는 게 좋다. 무릎 한쪽이 안 좋으면 그쪽만 지팡이 등을 쓰면 되고 좌우 양쪽 무릎에 퇴행성 변화가 왔다면 양손에 스틱을 써서 걷는 게 좋다. 그는 “무릎이 안 좋다고 움직이지 않으면 망가진 인대 대신 뼈를 잡아주던 근육량마저 줄어 더욱 걷거나 움직이기 힘들어진다”며 “O다리가 왔다면 반드시, 하루빨리 지팡이를 짚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척추관협착증의 사례도 들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주변 근육·인대가 퇴행성 변화로 두꺼워져 척추 속 신경길인 척추관 등이 좁아져 신경이 눌리면서 생긴다. 오래 서 있거나 걸으면 허리·엉덩이에서 시작해 점차 다리로 뻗치면서 허벅지가 땅기고 종아리에서 발바닥까지 저리고 시린 통증, 감각장애 등이 나타난다. 퇴행성 질환으로 대개 40대에 요통으로 시작해 50~60대에 악화한다. 심해지면 쉬지 않고 걸을 수 있는 보행거리가 점차 100m·50m 식으로 짧아진다.

척추관협착증이 심하면 뼈·인대의 일부를 제거해 눌린 신경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수술이나 시술을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타임머신을 타고 젊었을 때의 싱싱한 척추로 돌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그는 “수술·비수술 치료는 고장 난 것을 손봐 쓸 수 있게 하는 수준이지 수복시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 번의 수술·비수술 치료로 결코 완치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정 교수는 통증에 대해서도 색다른 견해를 폈다. “우리 몸이 고장 났으니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주의하라는 사인이자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한 파수꾼”이라는 것이다.

무릎 등 부담주는 좌식생활 버리고

소파에 기댄채 TV 시청도 피하길

그는 “통증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은 마차가 말 앞에 있는 격”이라며 “고장 난 것을 안 고치고 통증만 없애려 한다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증을 제로(0)로 만들겠다고 생각을 버리고 통증을 없애준다는 의사 등의 말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는 말도 했다.

80대 노인이라면 바깥출입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20대에 비해 활동범위가 매우 제한적일 수밖에 없으므로 자신의 젊은 시절과 비교하지 말고 동년배에 비해 활동반경이 비슷한지를 따지는 게 합리적이라는 취지다.

진통제에 대해서도 “통증이 한창 심할 때 그 고비를 넘기기 위해 먹는 것”이라며 “계속 먹으면 부작용만 쌓이므로 고비를 넘겨 지낼 만해지면 복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척추·무릎 건강을 위해서는 한국식 좌식문화를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척추·무릎에 큰 부담·부하를 주기 때문에 이를 줄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선 체중을 줄이고 방·거실 바닥에 앉아서, 특히 양반다리를 하고 생활하거나 쪼그리고 앉아 빨래·밭일 등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무릎을 방·거실 바닥에 대고 걸레로 청소하는 것처럼 엉덩·무릎관절에 큰 부담을 주는 자세를 취하지 말고 밀대 같은 걸 써서 청소하는 것도 중요하다.

소파의 높은 팔걸이를 베개 삼아 잠을 자거나 소파나 거실 바닥에 눕거나 엎드려서 TV·책·스마트폰 등을 보는 자세, 소파에 비스듬하게 기댄 채 거실 바닥에 앉아 TV를 보는 것도 피해야 한다. 목·허리 등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장시간 고개를 잔뜩 숙이고 공부·작업·핸드폰을 하는 것도 거북목증후군 등을 초래하므로 피해야 할 자세다. 의자에 앉아서 자거나 장거리 여행 등을 할 때는 목베개를 하는 것이 목·허리에 무리가 덜 간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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