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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래절벽 경기침체 트리거 되나]"호가 내려도 안팔려"...1.5만가구 잠실 엘리트 10월 거래 4~5건

서울 10월 아파트 거래 771건으로 전월比 86.6%↓

분양시장도 급랭...9월 전국 분양물량 22.7% 급감

양도세 한시적 감면 등으로 주택 거래 물꼬 터줘야





“1만5,000가구에 달하는 아파트 밀집촌에서 지난달 이뤄진 거래가 통틀어 4~5건입니다. ‘거래 전멸’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A공인 대표)

“정부가 일방적으로 분양을 연기하라는데 저희가 어떻게 합니까. 안 그래도 갈수록 먹거리가 줄어드는데 사업계획을 일방적으로 연기시키니 폐업을 생각한다는 대행사들도 있습니다.” (한 분양대행사 대표)

정부가 집값 안정을 목표로 세제·여신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부동산시장을 압박하면서 주택경기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매매시장에 줄 영향을 우려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이용해 분양일정도 강제로 연기시켰고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등으로 정비사업 분야까지 규제의 칼날을 들이밀었다. 이에 다행히도 강남권뿐 아니라 용산·마포 등 서울 아파트 값 상승의 진앙지에서 집값 상승세는 꺾였다. 그러나 기존 주택 거래와 신규 분양시장이 ‘올스톱’되면서 주택경기를 꽁꽁 얼리는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10월 한 달간 771건으로 9월의 5,746건보다 86.6% 줄었다. 특히 서울 중 강남권의 감소세는 더 심해 지난달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거래량은 9월(1,128건) 대비 88.7%나 급감했다. 경기도도 9월 1만7,906건에서 10월 4,838건으로 73% 감소했으며 전국적으로는 9월 4만4,199건에서 10월 1만6,217건으로 63.2% 줄었다.

현장에서는 거래절벽의 장기화를 실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대치동 M공인 대표는 “은마 4,424가구 중 10월 내내 한 건의 거래도 없다”면서 “시장 상황도 좋지 않은데 인근 대치쌍용2차의 재건축부담금 예상액 산출이 늦어지면서 관망세가 길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경제 부동산 펠로(자문단)인 고재영 개포 씨티21공인 대표는 “재건축이 예정된 개포주공5·6·7단지 총 2,900가구 가운데 10월 단 한 건의 거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어디가 바닥인지 모르니 매수 상담이 와도 조금 기다려보라고 권할 정도”라고 말했다. 1만5,000가구에 이르는 잠실동의 일명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도 10월 거래는 4~5건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 잠실동의 H공인 대표는 “잠실 엘스 약 5,600가구 중 전용 59㎡가 14억6,000만원에 거래된 것 외에 1건 정도가 더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분양시장도 얼어붙기는 마찬가지다. 국토부가 집계한 지난달 공동주택 분양물량은 전국 1만9,484가구로 전년 대비 22.7%나 감소했다. 서울의 경우 9월 분양물량은 1,289가구에 그쳐 전년도(4,874가구)보다 73.6%나 물량이 줄었다.

여기에 최근 HUG는 당초 10~11월에 분양할 예정이었던 단지들에 대한 일정 연기를 통보했다. 이에 북위례, 과천 지식정보타운, 판교 등의 사업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뿐만 아니라 서울의 청량리4구역·길음1구역 등의 공급이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렇다 보니 건설사뿐만 아니라 매출이 줄어든 분양대행사 및 홍보대행사 등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보통 모델하우스 오픈을 2~3주 앞두고 상담사 등 인원을 채용하는데 이런 계획이 다 어그러졌다”고 말했다.

기존 주택시장과 신규 분양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건설사들의 향후 먹거리 물량도 급감하고 있다. 지난달 전국 주택 인허가 물량이 3만268가구로 집계되는데 이는 전년(5만8,488가구) 대비 48%나 준 것이다. 인허가 실적이 3만가구로 떨어진 것은 2013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수도권은 1만6,524가구로 지난해보다 45.5%, 지방은 1만3,744가구로 51.2%나 감소했다. 전국의 착공물량도 3만1,754가구로 지난해(4만7,888가구) 같은 기간에 비해 33.7%나 줄었다. 건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업하는 사람들이 어렵다는 말을 자주 하지만 최근처럼 어려운 적은 드물다”고 전했다. 여기에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예산이 줄어든 것도 건설 업계의 걱정을 늘리는 이유다.

건설부동산업이 국내 내수경기 성장기여도가 높은 탓에 불황이 지속되면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부동산시장 침체는 국내 경기의 침체 가속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면서 “집값 안정도 좋지만 급격한 경기침체는 또 다른 부작용을 몰고 온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 활성화를 위해 양도세 한시적 감면과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건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SOC 등에 대한 재정집행으로 경기부양에 나서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완기·이재명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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