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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권 호가 2억원까지 급락… "가격 낮춰도 문의조차 없어"

은마 1.5억원 하락 등 강남·서초·송파 등 급매출 등장

"집값 더 조정" 매도자 콧대 꺾이고 매수자 우위 형성

지난 4일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사무소에 게시된 시세표 모습./연합뉴스




9·13 대책의 약발이 먹히면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호가를 2억원 가량 낮춘 아파트 매물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급매물이 출현하고 있지만 집값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매수자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의 경우 17억원을 밑도는 매물이 등장했다. 지난 9월 최고 18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두달 만에 1억5,000만원가량 내린 가격이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는 지난 9월 최고 31억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이 가격을 넘어서는 호가를 부른 매물은 없다.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거래는 말할 것도 없고 매수 문의도 전혀 없다”며 “재건축단지를 시작으로 일반 아파트까지 호가가 차차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잠실 5단지의 경우 9월에 19억1,000만원에 거래됐지만, 17억2,000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성동구 옥수동의 어울림 더리버도 9월 14억5,000만원에 거래가 성사된 건이 있지만, 현재 고층 매물 가격은 12억5,000만원으로 떨어졌다. 불과 2개월만에 2억원이 내려간 셈이다.

송파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간간이 매물은 나오는데 매수세가 좀처럼 붙지 않는다”며 “매수자들은 상황을 지켜보자는 쪽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동의 중개업소 대표도 “다른 곳에 집을 산 뒤 잔금이 급한 집주인이 시세보다 1억원 이상 싼 매물을 내놓으니 거래가 됐다”며 “내년 초까지 이런 급매물을 제외하면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예상했다.

한국감정원 조사 결과 지난 5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1년 2개월 만에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 전환했다. 지난해 9월 둘째 주부터 시작된 가격 상승세가 60주 만에 멈춘 것이다. 강남 3구는 재건축단지 위주로 가격 하락 폭이 커지며 3주 연속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다.



2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한 용산구의 중개업소 대표는 “호가를 7,000만원가량 떨어뜨린 매물이 나왔는데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며 “매수 문의가 종종 오긴 하는데 지금은 살 때가 아니라는 생각이 강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 부동산 거래량이 줄어든 가운데 급매물이 나오면서 매도자 콧대는 꺾이고 매수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전날 KB부동산의 주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5일 기준 서울 매매거래지수는 4.0으로 2013년 8월 12일(3.2) 이후 약 5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지역별로 보면 강북은 2.4, 강남은 6.0이었다. 매매거래지수는 부동산 중개업체 3천500여곳을 상대로 주택 거래의 활발함을 설문 조사해 수치화한 것이다. 0∼200 범위에서 거래의 활발함 정도를 나타낸다.

특히 서울의 매수우위지수는 지난 5일 67.2로, 정점을 찍었던 9월 3일의 171.6에서 급전직하했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우열을 따지는 매수우위지수는 100을 넘기면 시장에 매수자가 상대적으로 많음을, 100 이하면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 매수자가 많으면 매도자가 부르는 대로 집값이 형성되는 경향이 강해지며 매도자가 많으면 급매물이 출현한다.

상대적으로 오름세가 덜했던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의 일부 아파트는 여전히 실수요 중심의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점차 잦아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현재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노원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워낙 상승률이 낮았기 때문에 뒤늦게 ‘키 맞추기’를 하고 있으나 계속 오르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급과 대출, 세금을 아우르는 9·13대책이 이상 과열된 서울 부동산 시장을 잠재우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하방 경직성이 강한 부동산 시장의 특성상 ‘대세 하락장’이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유진기자 economic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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