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셀시어! 하늘로 올라간 '마블의 전설' 스탠 리

마블코믹스 명예회장 타계

수많은 슈퍼 히어로 캐릭터를 만들어낸 마블의 전설이자 미국 만화산업계의 거물 스탠 리(사진)가 별세했다. 향년 95세.

12일(현지시간) CNN 등 주요 외신들은 마블코믹스 명예회장인 스탠 리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시더시나이메디컬센터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호흡곤란으로 입원해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리는 만화가 겸 출판자, 배우, 영화제작자로 잭 커비(1917~1994) 등과 함께 스파이더맨, 헐크, 닥터 스트레인지, 판타스틱4, 데어데블, 블랙 팬서, 엑스맨, 아이언맨, 토르 등 수많은 슈퍼 히어로 캐릭터를 창조한 인물이다.

‘마블의 아버지’이자 미국 만화계의 거장 스탠 리가 별세한 12일(현지시간) 추모객들이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명예의거리를 찾아 그의 사망을 애도하고 있다. /할리우드=AFP연합뉴스

1922년 뉴욕 맨해튼의 루마니아계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1939년 우연한 기회에 마블코믹스의 전신인 타임리코믹스에 편집 조수로 입사하면서 만화 업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캡틴 아메리카’의 각본 일부를 쓰면서 만화 원작 제작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마블코믹스를 대형 멀티미디어 기업으로 성장시켰다. 마블코믹스 편집장과 마블엔터테인먼트 사장 등을 역임한 리는 지난 1994년 ‘만화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윌아이스너어워드’를 수상했고 1995년 잭커비 명예의전당에 입성했다. 2008년에는 예술가들의 최고 영예인 ‘미국 예술훈장’을 받았다. 리는 1989년부터 현재까지 마블코믹스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시리즈에 다양한 역할의 카메오로 등장해 대중에게도 친숙하다. 한국에서는 ‘스탠리 옹’으로 불리며 많은 팬을 갖고 있었다.

이날 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후 그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오른 글도 화제가 되고 있다. 트위터 사진에는 검은 바탕에 숫자 ‘1922-2018(출생~사망연도)’과 함께 ‘Excelsior(엑셀시어)’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엑셀시어는 ‘더욱더 높이’라는 뜻으로 리가 생전 자주 사용한 말이다.

/박홍용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