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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비커밍]美 첫 흑인 퍼스트레이디 넘어...미셸의 여정은 '진행 중'

■미셸 오바마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아이스크림 먹다 연인으로 발전

남편 버락 오바마와 첫 만남부터

행동하는 영부인의 길 가기까지

치열한 삶의 기록 고스란히 담겨





“버락이 마음껏 자신의 꿈을 추구하도록 허락한 뒤로 나는 내 일에 들이는 노력을 좀 줄였다. 거의 의도적으로, 스스로의 야망에는 약간 무감각해졌다. …예전에는 어떤 일에든 몸을 사리지 않는 사람이었지만 이제는 더 조심스러웠고 내 시간을 지키려 했다.”

미국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이자 미국인들에게 가장 사랑받은 퍼스트레이디로 꼽히는 미셸 오바마도 이루고 싶은 일들이 많았다. 프린스턴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해 일류 로펌에서 변호사로 일한 그녀는 로펌을 박차고 나가 비영리단체의 책임자로, 병원 부사장으로 활동했다. 하지만 남편 버락 오바마의 정치 활동을 지지하기로 마음먹으면서 그녀는 본인의 일에 매진하는 시간을 줄인다. 연애 시절에도 멍하니 앉아 “소득 불평등에 관해서 생각한다”고 말하는, 너무 커다란 비전을 가진 남자와 함께 살기로 한 그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그녀를 불행하게 한 것은 아니다. 버락이 대통령이 된 후 미셸은 ‘행동하는 퍼스트레이디’로서,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최대한 활용해 세상을 조금씩 바꿔나갔다.

지난 14일 31개 언어로 번역돼 세계 곳곳에서 동시에 출간된 미셸 오바마의 자서전 ‘비커밍(BECOMING)’의 이야기는 시카고의 가난한 흑인 가정에서 자란 그녀의 어린 시절부터 미국 역사상 최초 흑인 대통령으로 당선된 남편의 퇴임식까지 이어진다. 한 소녀가 여성, 엄마, 퍼스트레이디로 거듭나면서 인생을 알아나가는 성장 스토리에는 그녀의 치열한 삶의 기록이 고스란히 담겼다. 책은 역대 미국 대통령이나 영부인이 펴낸 자서전 중 사상 최고액(약 730억원)에 판권이 팔려 화제가 됐다.



미셸의 아버지는 시 정수처리장 노동자였지만 자녀들에게 노력과 자율적 판단의 가치를 일깨우는 데 힘 쏟는다. 남달랐던 가정 분위기는 미셸을 우등생으로 이끌고 최정상급 법률 회사의 변호사로 만든다. 그녀는 꽤 만족스러운 삶이라고 생각했다. 고향 시카고에서 다니던 로펌에 버락이라는 “희한한 이름”을 가진 신입 인턴이 들어오기 전까지 말이다. 버락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던 어느 밤, 그와 키스를 나눈 뒤 미셸의 인생 항로는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한다. 변호사 일이 맞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다른 선택을 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이도 버락이었다.

버락과 결혼한 후 그가 정치적 인기를 얻어 결국 대통령이 됐을 때 미셸은 단지 퍼스트레이디라는 꽃으로 남지 않았다. 백악관을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탈바꿈시켰고, 건강한 식단을 알리기 위해 텃밭을 일궜다. 식품 회사와 싸웠고 불행한 총기 사건들에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퍼스트레이디는 그녀 말대로 “공식 직함도 아니고 연봉도 없지만” 그녀는 더 나은 삶에 눈감지 않았고 본인 스스로도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했다.

책 제목이 ‘무언가가 된다’는 뜻의 ‘비커밍’인 만큼 책 구성도 ‘내가 되다’, ‘우리가 되다’, ‘그 이상이 되다’ 순으로 이어진다. “내게 무언가가 된다는 것은 어딘가에 다다르거나 어떤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대신 그것은 앞으로 나아가는 움직임, 진화하는 방법, 더 나은 자신을 끊임없이 추구하는 과정이다. 그 여정에는 끝이 없다”고 그녀는 말한다. 대선 출마에는 생각이 없다고 확실히 선을 그었지만 여전히 그녀의 여정 다음 수순이 ‘대통령’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많다. 무엇보다 그녀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한번 해보라고, 미지의 세계로 도약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버락이 옆에 있는 만큼 그녀의 여정은 결코 외롭지 않을 것이다. 2만2,0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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