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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부터 희극까지 완벽 소화…'마린스키의 별' 증명한 김기민

발레 '돈키호테'로 내한…바질 연기

익살스런 무대·테크닉에 관객 환호

세계적 무용수로 끝없는 진화 선봬

‘돈키호테’에서 마린스키발레단 수석 무용수 김기민과 빅토리아 테레시키나가 밝고 경쾌한 스페인풍 안무가 돋보이는 2인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서울콘서트매니지먼트




희극 발레의 대명사 ‘돈키호테’의 3막 선술집 축제 장면. 사랑하는 여인 키트리(빅토리아 테레시키나)의 아버지 로렌조가 키트리를 다른 남자에게 시집 보내려 하자 가난하지만 재치 있는 이발사 바질(김기민)은 칼로 자신의 배를 찌르는 시늉을 하더니 능청스럽게 무대 중간에 털썩 드러눕는다. 생각지도 못한, 재간 넘치는 연기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객석이 한바탕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한 손으로 키트리를 머리 위까지 들어 올리는 리프트부터 연속 점프까지 고난도 테크닉이 돋보이는 장면에서는 탄식이, 경쾌한 발재간과 함께 익살스러운 연기가 돋보이는 장면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발레리노에서 세계적인 무용수로 성장한 김기민에게 보내는 박수와 환호성이 이어졌다.

6년만에 내한한 마린스키발레단의 ‘돈키호테’에서 이 무용단 최고 간판스타이자 수석무용수인 김기민은 “마린스키발레단에서 7년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만큼 성장했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15일 김기민이 보여준 무대는 그의 말대로였다. 2011년 동양인 남성 무용수로는 처음으로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한 그는 7년간 마린스키의 자산의 완벽하게 흡수하며 클래식부터 드라마, 비극부터 희극까지 다양한 작품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정상급 무용수로 거듭났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줬다.

중력조차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오랜 체공 시간을 자랑하는 김기민의 전매특허 점프 동작은 이번 무대에서도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사진제공=서울콘서트매니지먼트


지난해 11월 마린스키 프리모스키 스테이지 발레단과 함께 ‘백조의 호수’ 주역으로 5년만에 고국 무대에 올랐던 김기민은 올 3월 유니버설발레단과 함께 한 ‘지젤’ 그리고 이번 ‘돈키호테’까지 1년간 세 차례 고국 팬들과 만났다. 앞서 두 작품에서 이루지 못한 사랑의 슬픔을 애절하게 표현하는 동시에 화려한 테크닉으로 팬들을 놀라게 했던 그는 이번 ‘돈키호테’에선 밝은 에너지의 귀여운 악동 같은 이미지 변신으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돈키호테’는 김기민의 대표작 중 하나다. 마린스키발레단에 오디션 기회를 달라며 직접 제작해서 보냈던 세 편의 공연 영상 중 하나가 ‘돈키호테’였다. 함께 내한한 유리 파데예프 단장은 “서양인이 아닌 검은 머리의 동양인 발레리노가 무대에 올라도 김기민이라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그를 발탁했고 이번 고국 무대는 물론 대부분의 무대에서 주역을 주며 김기민에 대한 깊은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돈키호테’는 내 몸에 맞는 옷”이라는 김기민의 표현대로 1막부터 3막까지 모든 장면에서 김기민의 자신감이 묻어났다. 무엇보다 돋보였던 것은 김기민의 배려심. 같은 발레단 수석무용수 빅토리아 테레시키나와 짝을 이뤄 춤을 출 때는 물론 등퇴장과 커튼콜까지 상대 무용수를 배려하는 자세가 곳곳에서 묻어났다. 테레시키나 역시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김기민은 상대 무용수를 존중하고, 존경할 줄 아는 무용수”라고 추켜세우기도 했다.

이번 ‘돈키호테’ 무대를 통해 김기민은 애닲은 사랑을 표현하는 ‘블루 발레’는 물론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의 ‘희극 발레’까지 완벽하게 소화할 수 있는 무용수라는 점을 스스로 입증했다. /사진제공=서울콘서트매니지먼트


완벽한 테크닉에 배려심까지 갖춘 두 무용수의 만남은 완성도 높은 무대로 이어졌다. 테레시키나는 푸에테(고난도 32회전)의 정석을 보여주듯 흐트러지지 않는 라인과 완벽한 동작으로 객석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18일 공연에는 엘레나 예브세예바-필립 스테핀이 키트리와 바질로 무대에 오른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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