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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기 불편해진 美-사우디, 전략적 밀월 끝나나

美CIA, 카슈끄지 살해 주범

빈살만 왕세자로 결론 내자

트럼프 "살해 지시 가능한 일"

양국 이란 제재 놓고 불협화음

美 8개국 면제 두자 갈등 증폭

사우디, 미국행 원유 선적 줄여





미국과 오랜 우방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동맹관계에 균열이 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반(反)체제 언론인인 자말 카슈끄지 암살 사건의 ‘몸통’으로 미 중앙정보국(CIA)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지목하는 등 사우디에 대한 미국의 압박 수위가 점차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궁지에 몰린 사우디는 원유를 무기 삼아 미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양국 사이의 긴장감이 팽배해지면서 1940년대 이래 이어져 온 두 나라의 전략적 관계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CIA는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WP는 “CIA가 빈 살만 왕세자의 동생인 칼리드 빈 살만 미국 워싱턴 주재 사우디대사와 카슈끄지가 나눈 대화 등을 종합해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빈 살만 대사가 카슈끄지가 살해당하기 전 그에게 전화를 걸어 ‘안전을 보장할 테니 걱정 말고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 가서 결혼 관련 서류를 받으라’고 말했는데 CIA는 이 통화가 빈 살만 왕세자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날 기자들과 만나 “CIA의 판단이 아직 ‘시기상조(premature)’”라고 지적하면서도 빈 살만 왕세자가 살해를 지시했다는 CIA의 보고 내용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카슈끄지 사건을 둘러싼 미 정부 입장은 ‘강한 비판’과 ‘(사우디) 감싸기’를 오가는 형국이었다. 반인권적 범죄에 대한 국제사회 비난에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최악의 (범죄) 은폐”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해당 사건에 연루된 사우디 정부 관리 21명의 비자를 취소하고 연루자 17명에 대한 계좌 동결 등 경제제재도 단행했다. 그러면서도 “사우디는 미국의 일자리와 경제 발전 측면에서 뛰어난 동맹국인 만큼 앞으로 어떤 조치를 취할지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온전히 등을 돌리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미 정부가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대해 오는 20일께 내릴 최종 결론에서 살해 사건의 배후로 사우디 왕실을 지목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게다가 미국과 사우디 간 긴장을 촉발한 것이 카슈끄지 사건만은 아니다. 지난 5일 미국의 대(對)이란 원유 수출 제재 조치 복원 때 미국이 중국·인도·한국 등 8개국에는 이란과의 원유 거래를 당분간 허용하기로 면제조항을 두면서 국제유가를 뒤흔든 것이 양국 간 이상기류 형성에 일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분석했다. 미국의 이란 제재 이후 이슬람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는 시아파 맹주인 이란의 세력확장을 저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지만 유가 급락을 우려한 미국이 돌연 한 발을 빼면서 사우디 입장에서는 ‘뒤통수를 맞은’ 셈이 된 것이다. 당장 미국의 발표가 국제유가 폭락을 초래하면서 사우디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위험에 처하자 사우디는 유가 하락을 유도하려는 미국의 의도에 맞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을 촉구하고 있다.

사우디는 나아가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이달부터 미국행 원유 선적 규모를 대폭 줄일 방침으로 알려져 미국과의 불화가 심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CNBC는 “미국행 원유 선적 규모를 대폭 줄여 유가를 상승시키는 등 트럼프 심기를 건드리는(rile) 사우디의 전략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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