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원양어선인 지남호의 선장이었던 윤정구 전 오양수산 사장이 지난 18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윤 전 선장은 1948년 부산수산대(현 부경대) 어로학과를 졸업한 뒤 1957년 6월29일 부산항 1부두에서 출항한 국내 첫 원양어선인 지남호(250톤급)의 선장으로 대서양 참치 시험조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당시 배에는 선원 16명이 탑승했는데 참치 연승 조업(긴 낚싯줄에 여러 개의 바늘을 달아 물속에 늘어뜨린 후 물고기를 잡는 방식) 경험자가 한 명도 없었다. 윤 전 선장은 출어 2개월 만에 인도양 니코바르 아일랜드 해역에서 처음으로 참치를 건졌고 108일 만에 부산항으로 돌아올 때까지 10톤의 참치를 잡았다. 이듬해에는 지남호를 몰고 태평양 사모아에 진출해 첫 번째 참치 상업조업도 성공했다.
윤 전 선장의 성공으로 한국의 원양어업이 본격화했고 참치 어선들이 1960~1970년대 벌어들인 외화만 20억달러에 달했다. 당시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외화가 1억153만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원양어업이 달러 벌이의 선봉에 있었던 셈이다. 고인은 무급 실습항해사로 승선한 현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에게 조업 기술을 가르치는 등 후배 양성에도 힘썼다.
1976년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명태 연육 선상 가공선(공모선)을 이끌고 북양 수역에 진출하는 등 평생을 원양어업의 발전에 헌신했다.
동화 사모아 선단장, 고려원양 부사장, 오양수산 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7년에는 원양어업 진출 60주년을 맞아 금탑산업훈장을 받기도 했다.
장례식장은 경기 고양 일산백병원 특7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0일 오전8시30분이다. (031)910-7444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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