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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야심작 '이쿼녹스'의 굴욕

판매 부진에 임원차로 대거 교체

도로 위 10대 중 1대는 업무용

40㎞ 탄 새 차도 중고차로 나와

美본사 영향 가격정책 실패 한몫

한국GM이 경영정상화 합의 이후 내놓은 회심작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쿼녹스’의 판매대수와 등록대수의 차이가 벌어지며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완성차 업체의 등록대수가 판매대수보다 많은 경우는 회사 내부 업무용 차량이 부쩍 늘었을 때 발생한다. 최근 이쿼녹스는 도로 위를 달리는 10대 중에 1대는 한국GM 임원용 차량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내부 사용이 늘었다.





1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GM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이쿼녹스의 수가 지난 8월 이후 판매대수에 비해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국토부에 등록된 차량은 실제 도로를 운행하기 위해 번호판을 받은 차량, 한국GM이 매달 밝히는 차량판매대수는 고객에게 판 차량이 기준이다. 등록대수가 한국GM이 판매한 차량보다 많은 경우는 회사가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차량이 늘어날 때 발생한다.



이쿼녹스가 국내 시장에 출시된 올 6월의 월 판매량은 385대로 등록대수(370대)보다 15대가량 많았다. 7월부터 적용된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받기 위해 고객들이 등록을 미룬 것 등에 영향을 받았다. 하지만 8월 이쿼녹스의 월 판매량이 97대로 추락하자 업무용 차량이 증가했다.

8월까지 이쿼녹스의 등록대수는 693대로 누적 판매대수(673대)를 20대 넘어섰다. 업무용 차량이 폭증한 시기는 9월이다. 9월 한국GM은 이쿼녹스를 189대 팔았는데 차량 등록대수는 전월에 비해 무려 291대나 늘었다. 이는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임원급들이 타는 대형 세단 임팔라 100여대를 전량 이쿼녹스로 바꾸라고 권고하며 차량이 교체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노조에서는 “회사가 돈이 남아돈다”는 원색적인 비판을 내놓기도 했지만 이쿼녹스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는 가시적 효과를 위해서 교체한 것으로 보인다. 10월 기준 업무용 차량으로 추정되는 이쿼녹스는 135대로 전체 등록대수(1,182대)의 11.4%에 달한다. 10대 중 1대가 업무용 이쿼녹스라는 얘기다.



이쿼녹스는 엔진 다운사이징으로 효율을 높이고 동급 최고수준의 안전사양을 내세웠다. 하지만 경쟁 차량인 싼타페와 쏘렌토·QM6보다 상대적으로 비좁은 공간에 비해 낮지 않은 가격 등이 불만으로 제기되며 저조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월 판매량 200여대 가운데 상당수가 임직원 할인을 받아 직원들이 산 물량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늘어나는 업무용 차량과 판매저조에 더해 신차급 차량이 중고시장에 나오면서 이쿼녹스의 시장가격마저 붕괴되고 있다. 현재 유명 중고차 거래사이트에는 올해 10월 출고된 후 주행거리가 48㎞에 불과한 이쿼녹스(2WD·프리미어)가 3,15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출고되자마자 신차 가격(3,892만원)보다 19%(740만원) 싸게 중고로 나온 셈이다. 7월 등록, 주행거리가 42㎞인 이쿼녹스(2WD·프리미어익스클루시브) 모델도 신차가격(4,040만원)보다 690만원(17%) 싸게 중고로 나왔다.

판매부진에 한국GM의 쉐보레는 이쿼녹스의 안전 및 편의사양을 대폭 강화한 2019년형 모델을 국내 시장에 내놓았다. 하지만 이미 신차급 모델들이 중고시장에 대거 나오면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해야 판매대수를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프로모션을 늘리면 수익은 줄어든다. 한국GM에 정통한 관계자는 “결국 가격 정책의 실패”라며 “미국 본사가 수익을 이유로 더 매력적인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용인하지 않았다는 말도 있다”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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