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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 경제지표 외환·금융위기 수준]공장가동률 금융위기때보다 3%P↓...산업생산 낙폭 5년來 최대

9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98.6으로 6개월째 마이너스

내구재 판매 급감...개선흐름 보이던 소비도 4개월만에 꺾여

버티는 수출도 24%가 반도체 의존...전향적 산업정책 시급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9일 부총리 지명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의 경기 상황이 침체나 위기라는 데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제 운용 방향을 묻는 질문에 대답을 아낀 것과 달리 경기 진단과 관련해서는 비교적 단호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홍 후보자가 내놓은 진단과 달리 한국의 경제 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주요 경기지표들은 하나같이 과거 두 차례(외환·금융) 위기 때를 가리키고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경제지표는 나쁘지만 다른 나라가 괜찮으니 이러다 좋아지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면서 “지표상으로나 경제의 질로 보나 상황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침체 국면에 있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산업정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①외환위기 수준 떨어진 동행·선행지수=통계청에 따르면 9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6으로 전월 대비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0.2포인트 상승한 것을 끝으로 일곱 차례 보합을 기록한 것을 포함하면 1년 넘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절대치로 봐도 98.6은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2월(98.5)과 비슷하다. 미래 경기 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수는 99.2로 이 역시 2008년 7월(99.1)과 닮은꼴이다. 동행지수로 보나 선행지수로 보나 금융위기 때와 경기 흐름이나 전망이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②6개월 감소한 설비투자…환란 이후 최장=고용과 소비를 유발해 경기 선순환을 일으키는 설비투자도 외환위기 이후 최장 감소세를 보였다. 3~8월 6개월 연속 전월 대비 감소세를 보인 후 9월 2.9% 소폭 반등하기는 했지만 이마저도 반도체 공장 조기 준공에 따른 ‘반짝 효과’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설비투자 6개월 감소는 1997년 9월~1998년 6월 10개월 연속 이후 최장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반도체·자동차 투자가 줄면서 19.3% 큰 폭으로 감소했다. 설비투자가 줄어들면서 3·4분기 제조업 국내 공급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최대인 5.1% 감소를 기록했다.

③내구재 판매 급감…소비도 위축=미미하게나마 개선 흐름을 보이던 소비도 9월 4개월 만에 꺾이며 식고 있다. 정부의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경기부양 조치에도 승용차 판매가 12.4%나 줄었다. 승용차를 포함한 내구재 판매가 7.6% 줄어들면서 소매판매는 2.2% 하락했다. 과거 위기 때와 비교하면 양호한 편이지만 1년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승용차·가전제품·가구 등의 내구재 판매가 크게 감소한 것은 좋지 않은 징조로 볼 수 있다.

④가동률 외환·금융위기 수준으로 악화=3·4분기 제조업 가동률은 74.3%다. 2009년 1·4분기 66.5% 이후 9년 만에 최저를 찍었던 앞선 1·4분기의 71.0%보다는 다소 개선됐지만 절대치 자체는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한파 때보다 낮다. 1998년 제조업 가동률은 67.6%였고 이듬해에는 76.1%였다. 금융위기 때인 2008년과 2009년에도 각각 77.6%와 74.4%였던 것을 고려하면 제조업 공장이 위기 수준으로 차갑게 식어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⑤실업자 IMF 이후 최대…100만명 육박=공장이 멈추고 투자가 줄어드니 고용시장에는 한파가 불어닥치고 있다. 지난달 실업자 수는 97만3,000명으로, 10월로는 외환위기 때인 1999년(110만8,000명) 이후 19년 만에 가장 많았다. 실업률은 2005년 10월 3.6%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3.5%를 기록했고 고용률은 9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여 61.2%까지 떨어졌다. 금융위기 때인 2008년 1월~2010년 3월 27개월 연속 하락 이후 최장이다.

⑥전(全)산업생산 1.3% 하락 5년반만에 최대폭=9월 산업생산지수는 106.6으로 전달보다 1.3% 하락했다. 2013년 3월 2.0% 하락 이후 최대 낙폭이다.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정책으로 건설업 생산이 3.8% 하락한 게 영향을 줬고 광공업(-2.5%)과 공공행정(-2.5%)도 일제히 하락했다.

⑦버티는 수출…반도체 쏠림 심화=그나마 수출이 한국 경제성장을 지탱하고 있다. 10월 누적 수출은 5,053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조업일수 증감 영향을 배제한 일 평균 수출은 22억6,000만달러로 역시 사상 최대다. 그러나 지나친 반도체 쏠림은 되레 우려를 키우고 있다. 지난 9월 반도체 수출 비중은 무려 24.6%에 달했다. 반도체 자체 수출 증가세도 25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지만 10월 증가 폭 22.2%는 올해 들어 가장 낮다.
/세종=한재영·정순구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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