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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닛산·미쓰비시 연합’ 수렁속으로…佛·日 경영 주도권 다툼으로 번지나

카를로스 곤 체포 후폭풍

생산·판매 등 경영체계 직격탄

佛 정부서 경영통합 강요하자

닛산의 계획된 고발가능성도





‘닛산 재건의 신화’로 불리는 카를로스 곤(64·사진) 회장이 보수 허위기재 혐의 등으로 지난 19일 일본 검찰에 전격 체포되면서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자동차연합)의 경영체계가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상호 지분율이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불안정한 지배구조에서 얼라이언스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곤 회장의 해임으로 실적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이번 곤 회장 사건이 일본 닛산 경영진의 계획된 고발이었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와 양국 경영진 간 주도권 다툼이 표면화될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20일 NHK방송은 “미묘한 역학관계에서 곤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정리돼온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의 균형이 깨질 것”이라며 실적악화와 권력투쟁 격화 가능성 등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보고서에 따르면 르노는 닛산 지분을 43.4% 보유했고 닛산은 르노 지분 15%를 가지고 있다. 또 닛산은 미쓰비시 지분 34%를 보유하는 등 매우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상호 지분율이 절반에 못 미치는 구조로 3사 연합의 출범부터 구체적인 제휴 내용까지 혼자 담당한 곤 회장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돼왔다. 이 덕분에 곤 회장 중심의 르노·닛산·미쓰비시 얼라이언스는 지난해 1,061만대의 자동차를 생산 판매해 세계 2위 자동차 기업으로 올라섰다. 오는 2020년에는 40% 증가한 1,4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곤 회장의 추락은 결국 경영체계의 혼란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하라다 겐타로 SMBC닛코증권 수석연구원은 “3사 연합의 중심에 있던 곤 회장의 해임으로 관계가 어그러질 가능성이 있다”며 “생산과 판매·개발 등 모든 측면에서 지금과 같은 수준의 시너지 효과를 얻지 못할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곤 회장 부재에 대한 우려는 시장에 곧바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날 프랑스 파리 주식시장에서 르노 주가는 한때 13%까지 급락했다. 도쿄증권거래소에서도 이날 닛산 주식이 오전 한때 7%까지 떨어졌다. 엔도 고지 SBI증권 기업조사부장은 “닛산은 보수적인 고객층이 많아 규제 준수라는 관점에서 당분간 판매가 침체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며 “만약 세계 판매목표 계획의 10%가 줄어들면 예상 영업이익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2,500억엔이 허공으로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르노 지분 15.01%를 보유한 최대주주 프랑스 정부와의 마찰 가능성도 제기된다. 프랑스 정부는 2015년부터 주식 장기보유 주주들의 의결권을 2배로 높이는 ‘플로랑주법’을 주도해 르노 내에서 정부의 영향력을 키웠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과거 경제산업장관 시절부터 자국산업 육성을 위해 르노와 닛산의 합병을 강력하게 요구해왔다. 곤 회장의 후임으로 유력한 티에리 볼로레 르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프랑스 정부가 이미 후계자로 밀어온 인물이기도 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프랑스 정부는 르노의 대주주로서 그룹의 안정과 르노와 닛산의 동맹에 대해 매우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르노그룹은 이날 오후 긴급이사회를 열었고 프랑스 정부는 조만간 곤 회장 대신 르노·닛산을 경영할 임시지도부를 구성하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곤 회장 등 르노 측 프랑스 경영진과 일본 닛산 경영진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요미우리신문은 권력이 곤 회장에게 집중되며 내부 불협화음이 발생했다면서, 특히 곤 회장이 2015년 프랑스 정부의 의향을 받아들여 르노와 닛산의 완전한 경영통합을 추진한 데 대해 사이카와 히로토 닛산 사장 측이 강하게 경계했다고 설명했다. 사이카와 사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곤 회장이 폭군이었냐’는 질문에 “공과의 양면이 있다”며 부인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닛산은 22일 이사회를 열어 곤 회장을 해임할 예정이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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