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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이 무서운 저축은행

조달금리 올라 예대마진 축소에도

당국 눈치에 대출금리는 못올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저축은행들은 우울한 분위기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기 때문에 저축은행의 예대마진이 커져 호재지만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인하를 압박하면서 이익을 내기 어렵게 돼서다. 오히려 금리가 올라 조달금리는 높아지는 데 대출금리는 낮춰야 하는 상황이고 한계 가구나 기업의 대출부실 가능성은 커지고 있어 금리 인상기에 실적을 우려해야 하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30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저축은행의 조달금리가 현재 3%대에서 4% 수준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저축은행 평균 신용대출금리는 정부가 지난 2월 법정최고금리를 27.9%에서 24%로 인하한 후 꾸준히 내려 이날 현재 평균 19~21%다. 주요 저축은행 평균 대출금리가 올 1월까지만 해도 24~25%였던 점을 감안하면 1년도 안 돼 약 5%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실제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현재 SBI·OK·웰컴·애큐온 등 대형 저축은행들은 평균 신용대출 금리는 20% 안팎이며 중소형 저축은행들은 10%대 중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조달금리에 인건비, 부실에 대비한 충당금 등을 고려하면 평균 대출금리가 적어도 18~19% 정도는 돼야 수익을 낼 수 있다”며 “그러나 이미 대출금리는 한계점에 도달해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조달금리가 올라가면 사실상 역마진을 각오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도 덩달아 오르면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갭이 줄어들면서 저축은행 고객의 이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특히 연말에 대부분의 정기예금 만기가 몰려 있는데 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과 금리 갭이 좁혀지면 고객 재유치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대마진 축소는 물론 저축은행의 건전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저축은행 고객은 취약차주이자 다중채무자 등의 비중이 큰데 금리가 올라가면 이자상환 부담이 커져 부실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에서 대출받은 차주가 저축은행·카드사 등 제2금융권에서도 대출받은 다중채무자는 449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에서 대출받은 차주가 저축은행에도 대출을 받는 다중채무자일 경우 금리 인상과 함께 이자 상환부담이 커진다”며 “은행과 저축은행에서 동시에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 10명 가운데 4명은 대부업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부실 가능성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 필요성은 커지는데 예대마진이 축소되면 저축은행으로서는 부담이다. 이 때문에 저축은행은 상대적으로 우량고객에게만 대출해주고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저신용자의 대출은 기피하는 등 저신용자의 대출절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축은행 79개사의 올해 상반기 대손충당금전입액은 총 6,8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74억원 증가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에 대출금리 상한선이 낮아지면 결국 신용등급이 더 우량하고 안전한 고객들에게 대출을 내줄 수밖에 없다”며 “7~9등급의 저신용자는 대출승인율이 낮아져 소외될 수 있다”고 말했다./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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