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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올 G20 정상회의, 새로운 '순풍' 시작이길 바라며

최경림 G20 외교부 사전교섭대표

[기고] 올 G20 정상회의, 새로운 '순풍' 시작이길 바라며

지난 11월30일~12월1일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제13차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컨센서스 구축’을 주제로 20개 주요국 정상이 세계 경제의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의 가장 큰 성과는 G20 회원국들이 세계 경제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 계속 협력해나갈 것을 약속하고 이를 담은 정상선언문을 채택한 것이다. 수십년 동안 세계 평화와 번영을 뒷받침해왔던 국제협력 정신이 퇴조하고 자국 이익 우선주의가 득세하면서 국제사회는 상당한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2월의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 올 5월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각료이사회, 6월 주요7개국(G7) 정상회의는 모두 제대로 된 합의 문서를 채택하지 못했고 2주 전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도 선언문 채택이 무산됐다.

G20은 세계 경제의 86%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국가들의 모임으로 국제경제의 최상위 협의체다. G20 정상회의가 합의된 선언문을 채택한 것은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가진다. 특히 올 G20 정상선언문은 현재 세계 경제의 최대 현안인 무역갈등 해소를 위해 WTO 개혁 논의를 시작한다는 합의를 담고 있어 국제무역 정상화에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

물론 선언문의 채택 과정은 매우 험난했다. 예상했던 대로 무역과 기후변화 이슈를 비롯한 여러 사안에서 미국·중국·유럽 국가들은 정상회의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무역 분야에서의 합의는 3일간의 밤샘 회의를 거쳐 정상회의 폐막을 앞둔 12월1일 오전에야 극적으로 도출될 수 있었다. 기후변화의 경우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한 미국, 파리협정 이행을 중시하는 유럽국가, 그리고 차별적인 책임을 강조하는 개도국의 이해를 반영한 절충안으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

이번 정상선언문을 통해 G20 회원국들은 무역 및 기후변화뿐 아니라 거시경제 정책, 글로벌 금융안전망, 지속 가능 개발, 여성, 에너지 전환 등 핵심 현안에 대해서도 정책 공조 방안을 내놓았다. 또한 세계적 화두인 디지털경제 전환 대응에 있어 교육 및 고용 정책 등이 포용성을 지향해야 함을 강조했다.

의장국인 아르헨티나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후변화와 지속 가능 개발 주제회의에서 선도발언을 요청했고 세계 경제·일의 미래·여성역량강화 주제회의에서도 앞 순서로 발언을 요청했다. 국제사회가 당면한 주요 현안에 대한 우리나라의 비전에 전 세계가 우선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이슈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조하고 우리의 사람중심 정책과 혁신적 포용국가 전략을 공유했다.

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우리가 이룬 또 다른 중요한 성과 중 하나는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구축에 대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대하고 주요국과의 공조 기반을 확고히 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G20의 향후 10년에 대한 미래 비전을 구상하는 리트리트(자유토론) 회의에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이 경제공동체를 거쳐 공동번영의 길로 이끌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올해 정상회의 기간 중 개최된 한미정상회담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답방, 내년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간 긴밀한 공조를 확인하는 자리였다. 내년도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인 남아공, 네덜란드와의 정상회담 역시 우리의 장기적 비전 실현을 위한 협력기반을 마련해줬다.

2008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출범한 G20 정상회의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부에노스아이레스는 맑은 공기와 ‘순풍’을 의미한다고 한다.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G20 정상회의가 올 부에노스아이레스 회의를 계기로 순풍의 10년을 시작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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