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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15배 오를때 194배↑…현의 '錢'상서

■ 서울옥션 '스트라디바리우스' 첫 경매로 보는 예테크

고악기 찾는 클래식 인구 늘지만

더 이상 공급 못해 가치 천정부지

유명연주자에게 임대수입도 가능

미술품 못잖은 고악기 테크 각광

오는 13일 열리는 서울옥션 경매에 출품된 스트라디바리 바이올린 ‘팰머스 1692’가 시작가 70억원에 새 주인을 찾는다. /사진제공=서울옥션




예술에 투자해 가치를 창출하는 ‘예(藝)테크’ 분야로 미술품 못지않게 고악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울옥션(063170)은 오는 13일 개최하는 제150회 경매에 처음으로 이탈리아 명장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1644~1737)가 1692년 제작한 바이올린을 시작가 70억원에 출품한다. 국내 최초의 스트라디바리 바이올린 경매다. 앞서 지난 3월에는 케이옥션이 악기 경매사업에 뛰어들었다.



◇스트라디바리우스가 뭐길래=지난 2011년 영국의 온·오프라인 악기 거래사 타리시오(Tarisio)에 나온 스트라디바리 바이올린이 약 178억원에 달하는 1,582만달러(수수료 포함)에 팔리며 세계에서 제일 비싼 바이올린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바이올린은 영국 시인 조지 고든 바이런의 손녀 앤 블런트가 30년간 소유한 뒤로 ‘레이디 블런트(Lady Blunt)’라 불려 왔고, 일본 지진 피해기금 마련을 위해 일본의 음악재단이 내놓은 것이었다.

명품 고악기는 이탈리아 북부 크레모나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탄생했다. 그 대표 인물이 현대 바이올린의 창시자이며 최고의 바이올린 장인으로 불리는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다. 장수한 그가 평생을 두고 1,100여 대의 현악기를 만들어 현재 600여 대가 전하며 일명 ‘스트라디바리우스’라 불린다. 17~18세기 현악기 제작 명가인 과르네리 델 제수를 포함한 ‘과르네리’ 가문, 18세기 초부터 활발했던 ‘과다니니’까지가 세계 3대 바이올린으로 꼽힌다.



미술품이 꾸준히 가격이 오르듯 고악기도 희소성 때문에 지속적으로 가격이 상승한다. 경매회사인 소더비와 크리스티 등에 따르면 스트라디바리우스의 1970년대 평균 거래가는 30만 달러였지만 2010년에는 평균 250만 달러까지 올랐다. 세계 명악기 수집가들과 재능있는 연주자를 연결해주는 비영리 단체인 스트라디바리협회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1960년의 스트라디바리 바이올린 연평균 거래가는 1만8,000달러였으나 매년 상승해 2005년 350만달러에 이르렀다. 45년 동안 가치가 194배로 치솟았다는 뜻이다. 스트라디바리우스 가격이 1만9,400% 증가한 같은 기간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800% 증가했고 금값은 1,500% 늘었다. 비공식 거래가로는 2,000만달러 이상의 바이올린도 있다는 게 스트라디바리협회 측의 설명이다. 최근 고악기 시장의 수요증가 요인 중 하나는 중국이다. 중국인 클래식 전공자가 1,000만명에 달하고 중국의 클래식 수요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술분야와 비교하자면 1990년대 후반 중국 현대미술이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미술시장이 급팽창했고 중국은 영국과 미국을 제치고 세계 미술시장 거래액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문화적 소양 겸한 재테크= 미술과 더불어 악기 분야는 돈만 많아서는 안 되며 문화적 소양과 예술적 가치를 보는 안목이 있어야 하는 까닭에 ‘슈퍼리치의 네트워킹’을 위한 재테크라고도 불린다. 시간이 지날수록 악기값이 상승할 뿐 아니라, 연주자에게 대여하고 임대수입을 얻는 것도 가능하지만 실력 있는 거장에게 빌려주고 국제적인 무대에서 성과를 거두는 사회적 기여의 가치까지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문화재단,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벽산문화재단 등이 악기 대여를 통해 예술가를 지원하는 이유다. 국내 스트라디바리 바이올린 소장가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이사장을 맡고 있는 김희근 벽산엔지니어링 회장과 삼성문화재단 등 극소수다.

홍승찬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 교수는 “일정 기간 일정 지역에서 제작된 고악기를 능가하는 악기가 더 이상 생산될 수 없는 상황이니, 고악기는 추가 공급이 불가능한 반면 수요는 조금씩 늘어나 희소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악기가 가진 소리가 기량으로 확보할 수 없는 연주의 질을 좌우하는 데다 좋은 연주자가 다룰수록 악기의 소리는 더욱 계발되고 또 어떤 대가(大家)의 손을 거쳤는지는 하나의 스토리텔링이자 후광으로 악기에 덧붙게 된다”고 말했다.

고악기 분야는 1976년 미국 시카고에서 설립된 고악기 전문 악기상 ‘바인앤푸시(Bein & Fushi)’가 가장 권위 있다. 세계적 수준의 악기 수리 및 복원 기술을 보유해 유명한 악기 대부분은 이곳을 거쳐 간 만큼 진위감정도 맡고 있다. 세계 양대 예술품경매회사인 소더비와 크리스티도 이곳의 벽을 넘지 못했을 정도다. 이번 서울옥션 출품작 스트라디 바이올린에도 ‘바인앤푸시’의 보증서가 첨부돼 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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