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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대규모 세대교체] 부회장·사장단 26명중 14명이 50代...R&D 투톱 2선으로

여수동 현대다이모스·파워텍 합병 법인 사장 등

모빌리티·AI 등 미래기술 이끌 조직으로 쇄신

순혈주의 깨고 연구개발본부장에 첫 외국인 임명

양웅철 부회장 등은 고문으로...질서있는 퇴진 터 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지난 9월 그룹 총괄에 나서자 재계에서는 ‘과연 정 수석부회장이 그룹을 완벽하게 장악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그동안 현대차그룹을 이끌어왔던 부회장단이 대부분 정몽구 회장의 복심이라고 불리던 인물들인 만큼 정 수석부회장의 역할이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재계의 우려는 3개월 만에 기대로 바뀌었다.

정 수석부회장은 그동안 미래 경쟁력 분야와 중국 및 해외 사업 부문에 대한 쇄신 인사 등을 통해 조직개편을 꾸준히 추진해왔으며 이번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하면서 ‘정의선 중심의 체제’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질서 있는 퇴진 길 열어줘=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 역시 ‘올드 보이’ 부회장단의 2선 후퇴다. 그동안 정 수석부회장과 함께 그룹을 이끌었던 김용환 부회장은 현대제철 부회장으로 이동했으며 우유철 부회장 역시 현대로템으로 이동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R&D)을 총괄한 양웅철 부회장과 권문식 연구개발본부장 부회장이 고문으로 물러나면서 사실상 퇴진했다. 부회장단 쇄신이 예상보다 거셌다는 평가다. 하지만 핵심 계열사인 현대·기아차 경영에서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났지만 주력 계열사로 이동하면서 갑작스러운 변화는 지양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경험이 많은 부회장들을 갑자기 퇴진시키기보다 그들의 전문성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며 “앞으로 2~3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물러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어느 정도 타협을 시도한 인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주요 계열사 대표직에는 새로운 얼굴이 대거 등장했다. 문대흥 현대파워텍 사장은 현대오트론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으며 현 현대오트론 대표이사인 조성환 부사장은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부본부장으로 임명됐다. 또 방창섭 현대·기아차 품질본부장 부사장은 신임 현대케피코 대표로, 이기상 현대·기아차 환경기술센터장 전무는 산학협력 및 연구개발(R&D) 육성 계열사인 현대엔지비 대표로 선임됐다.

◇정의선의 ‘미래차’ 탄력받을 듯=정 수석부회장의 경영에서의 핵심은 ‘자율’이다. 최근 해외 사업 조직을 권역별 본부로 재편한 것도 해당 지역의 상황을 파악한 뒤 자율적으로 생산과 판매 전략을 마련해 경영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한 조처다. 이번 인사 역시 전문성과 리더십에 중심을 두고 검증된 경영진을 주요 계열사에 전진 배치하면서 자율 경영을 가속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정 수석부회장이 특히 강조하고 있는 미래차 관련 사업 강화도 이번 인사의 주요 특징이다. 대표적인 것이 알버트 비어만 사장의 신임 연구개발본부장 임명과 지영조 전략기술개발본부장의 사장 승진이다. 지 사장은 삼성전자 출신으로 정 수석부회장이 제안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 업체’로서의 전환 계획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번 인사로 스마트시티, 모빌리티, 로봇, 인공지능(AI) 등 미래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의 고성능차 개발을 주도했던 비어만 사장 역시 현대차그룹에서는 첫 외국인 연구개발본부장으로서 ‘순혈주의’를 파괴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정 수석부회장은 그룹의 정보통신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외부와의 협업을 지속해왔다”며 “비어만 사장과 지 사장에 대한 인사는 외부개방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젊은 현대차 달라진다 =삼성과 SK·LG 등 국내 대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세대교체를 추진할 때도 현대차그룹은 눈에 띄는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50대 경영인을 사장이나 최고경영자(CEO)로 발탁하면서 앞으로 현대차그룹도 본격적으로 세대교체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인사에서 현대로템 대표이사로 내정된 이건용 부사장과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 합병 법인의 여수동 사장, 문대흥 신임 현대오트론 사장, 방창섭 현대케피코 신임 대표이사 등은 모두 50대다.

26명에 달하는 현대차그룹의 부회장·사장단 중에서도 이번 인사를 통해 절반이 넘는 14명이 50대 인물로 물갈이됐다. 정 수석부회장과 오너 일가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을 제외하고 가장 젊은 인물은 김걸 현대차 기획조정1실장 사장으로 1965년생이며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한 공영운 사장 역시 1964년생이다. 재계 관계자는 “사장단의 세대교체를 단행한 만큼 후속 임원 인사에서도 이런 특징은 고스란히 드러날 것”이라며 “앞으로 2~3년간 현대차그룹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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