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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tory]올 FDA 지정만 11개…토종 희귀의약품은 '황금약'

'백혈병 치료' 오스코텍 등 美진출

지정되면 임상 단계 줄여주고

세제·R&D비용 지원 등 혜택에

수요도 확실…시장 폭발적 성장

국내 바이오벤처 새 먹거리 부상





# 혈관에서 피가 굳어 덩어리가 생기거나 적혈구가 파괴돼 빨간색 소변을 보게 되는 증상이 나타나는 발작성 야간 혈색소뇨증(PNH)은 100만명당 환자가 15명에 불과할 정도로 희귀한 질환이다. 하지만 PNH의 유일한 치료제인 알렉시온 ‘솔리리스(성분명 에쿨리주맙)’의 전 세계 매출은 3조5,464억원이다. 이 수치는 매출 기준 국내 1위 제약사인 유한양행 총매출(1조4,622억원)의 2.5배에 달한다. 솔리리스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으로 유명하다. 30㎖짜리 약병 하나의 국내 가격이 비급여 기준 603만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규모 제약사였지만 틈새시장을 제대로 공략한 알렉시온의 사례는 국내 제약사들에도 많은 영향을 줬다”며 “복용하지 않으면 죽을 수밖에 없고 다른 약이 존재하는 것도 아닌 만큼 비싸더라도 수요는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국내 제약사의 ‘희귀의약품’ 지정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희귀의약품은 한때 환자 수가 적어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고아약(orphan drug)’이라고도 불릴 정도로 기피상품이었지만 임상시험 규모 축소, 세제 및 연구개발(R&D) 비용 지원 등의 정책과 높은 약값 때문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탈바꿈하고 있다.

1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지정한 국내 희귀의약품은 11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록했던 역대 최고치인 6종의 두 배에 육박한다. 오스코텍의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SKI-G801’이 지난달 FDA 승인을 얻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파멥신의 교모세포종 치료제 ‘TTAC-0001’과 영진약품의 유전적 미토콘드리아 이상 질환 치료제 ‘KL1333’ 등도 올해 FDA의 벽을 넘은 토종 희귀의약품이다. 이 밖에도 추가로 심사 중인 토종 의약품들도 있어 FDA발 낭보는 계속 들려올 것으로 기대된다.

희귀의약품에 국내 제약사들이 눈을 돌리는 것은 해당 분야가 거대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틈새라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 FDA는 환자 수가 20만명 미만의 질병이거나 유전적인 결함으로 발병하는 고셔병 등 일부 유전질환을 희귀질환으로 분류하고 ‘희귀의약품 지정 제도’를 만들었다. 이 제도에 따르면 희귀질환 치료제는 개발비용 세제혜택과 허가 후 7년간 독점권 부여, 허가 신청 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



이 중 국내 개발업체에 주어지는 가장 파격적인 혜택은 임상시험 축소다. 임상시험을 할 만한 대상조차 드문 만큼 훨씬 적은 수의 환자로도 임상 3상을 진행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품목허가 역시 FDA의 ‘우선심사’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희귀의약품 임상 3상에 드는 비용은 다른 치료제 임상시험 3상 비용의 절반에 불과하다. 특히 미국의 경우 높은 세제혜택으로 그 비용이 4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제약 회사가 3상 진행 대신 기술수출을 선택했던 것은 높은 임상 3상 시험 비용 때문”이라며 “희귀의약품은 이 부분에서 확실한 이점이 있는데다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 제약사들에 매력적인 분야”라고 밝혔다.

약가가 높고 아직 개발된 치료제가 매우 적다는 것 역시 매력적이다. 7,000여종에 이르는 희귀질환 중 치료제가 개발된 질환은 5% 수준인 350여개에 불과하고 이러한 질병을 치료하는 희귀의약품의 약가는 일반 의약품의 6배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도 이 때문에 희귀의약품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일본의 글로벌 제약사 다케다제약은 최근 주주총회를 열어 희귀의약품 전문기업 샤이어를 인수하는 내용을 의결했다.

매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시장 규모는 덤이다. 글로벌 제약 산업 분석업체 이밸류에이트파마는 세계 희귀난치성 질환 의약품 시장 규모가 올해 154조원에서 오는 2024년 292조원으로 두 배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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