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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가단 5.5% 성장도 위태..中, 일단 美 환심사기 집중

■ 美에 꼬리내린 中..'제조 2025' 후퇴

무역전쟁 확전 땐 수출 치명타

화웨이마저 위기에 부담 커져

中, 美 대두 2,000억 구매 계약

지재권 보호장치도 마련 가능성

'제조2025' 완전 포기 않겠지만

시진핑 핵심 대업 수정 나설 듯





본격적인 미중 무역 담판을 앞두고 중국이 미국의 완력에 뚜렷하게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 기술굴기의 상징이자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첨병인 화웨이를 볼모로 한 미국의 측면압박에 중국 지도부는 2049년 건국 100년 대계 ‘중국몽(中國夢)의 핵심인 ‘중국제조 2025’의 속도 조절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리고 있다.

시진핑 리더십의 자존심이 걸린 만큼 중국이 ‘중국제조 2025’를 완전히 포기하는 선까지 양보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두 수입과 지식재산권 보호 조치 등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확실한 환심을 살 수 있는 선물 보따리를 준비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1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미국 대두수출협회는 중국 국유 곡물업체들이 전날 미국산 대두 150만~200만톤을 구매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시노그레인과 중량집단(COFCO) 등이 미 곡물 메이저 업체인 카길 등을 통해 대두 구입 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년 1·4분기 중에 중국으로 운송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이 사들인 대두 규모는 최소 1억8,000만달러(약 2,000억원)어치로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이번 대두 구매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 폭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은 되지 못해도 향후 진행될 미중 무역협상에서 선의의 제스처를 보내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핵심인 ‘중국제조 2025’도 수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중국 정부가 애초에 제시한 핵심 부품에서의 중국산 비중 목표를 2020년 40%, 2025년 70%에서 하향 조정하고 일부 달성 목표시한은 당초 2025년에서 2035년으로 늦추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수정한 새 정책을 내년 초 류허 협상단의 방미에 앞서 내놓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중국이 지방정부에 내린 ‘새 지침(가이던스)’에서는 이미 ‘중국제조 2025’라는 용어가 사라졌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이 본격적인 무역협상에 앞서 이처럼 양보안을 쏟아내며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일방적으로 밀리는 양상을 보이는 것은 내년 초부터 시작될 무역 담판을 통해 어떻게든 통상 갈등을 해소하고 무역전쟁을 마무리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무역전쟁 여파로 경제 악화 우려가 갈수록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대표 기업인 화웨이마저 직격타를 입을 위기에 처한 것이 시진핑 정권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국 경제성장률은 지난 3·4분기 6.5%로 올해 정부의 목표치 하단을 위협하고 있고 내년에는 이마저도 지켜내기 힘들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날 중국 21세기경제보도는 중국 정부가 내년 성장률 목표치를 6% 수준에서 설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내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중이 90일 협상에서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무역전쟁이 확전되면 내년 중국의 수출증가율이 5.1%로 거의 반 토막이 나면서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1.04%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6.5%인 올해 중국의 성장률 목표치를 기준으로 볼 때 5.5% 미만으로 추락한다는 의미다. 이는 중국 고용시장에 한파를 몰고 와 440만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류리강 씨티그룹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가격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것은 현실이며 제조업체들은 징벌적 관세가 예상보다 길어지면 중국을 떠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통상 이슈에서의 대폭 양보가 중국 경제성장률의 추가 하락 요인이 되는데다 민영기업이나 주머니가 가벼워진 라오바이싱(老百姓·인민)들의 민심 악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시진핑 지도부도 과감한 결정에는 아직 주저하는 모습이다. WSJ도 미국 측에서는 중국의 ‘중국제조 2025’ 수정이 실질적인 변화보다 ‘보여주기식’에 그치는 것으로 보는 회의적 시각을 가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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