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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뮤지컬 '엘리자벳'] 김준수표 '죽음'에 빠져들다

황후 맴도는 초월적 캐릭터

특유의 허스키한 음색으로

서스펜스·카리스마 완벽 표현

뮤지컬 ‘엘리자벳’의 한 장면




김준수가 제대하자마자 뮤지컬 ‘엘리자벳’의 죽음(토드) 역으로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팬들 사이에서는 우려와 기대가 공존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첫 공연 1막에서 김준수가 처음으로 등장해 “영원한 진리가 무너져, 날 알아보는 그 눈빛이 날 애태워, 내 몸과 이성이 지배해, 숨소리조차 내 가슴에 깊이 박혀 얼어붙은 내 맘을 녹여”(모두 반가워)를 부르는 순간 모든 우려는 완전히 불식됐다. 이어 “마지막 춤 마지막 춤 넌 나와 춰야해”(마지막 춤)를 부를 때는 이미 그가 만들어 낸 드라마에 모두가 몰입해 있었다. 이날 1,600여 석을 곽 채운 객석에서는 그의 연기가 끝날 때마다 “역시 ‘샤토드’(아이돌그룹 동방신기 시절 활동명 시아 준수와 극 중 이름 토드(죽음)을 합친 것)” “정말 미쳤다”라는 감탄이 끊이지 않았다.

군 입대로 인한 2년의 공백이 무색했다. 2012년 이 작품의 초연과 이듬해 앙코르 공연에 출연한 이후 5년 만에 무대에 올랐음에도 그는 특유의 허스키하면서도 진한 음색으로 치명적이고 서스펜스한 캐릭터인 죽음을 카리스마 넘치고 드라마틱하게 그만의 색깔로 완벽하게 표현했다. 2010년 ‘모차르트!’로 뮤지컬 무대에 데뷔한 김준수는 이후 ‘드라큘라’, ‘데스노트’, ‘도리안 그레이’ 등에 출연하며 막강 티켓 파워를 과시했으며, ‘엘리자벳’ 역시 그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힌다. 제대 후 ‘엘리자벳’에 그가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티켓이 오픈되자마자 출연 전 회차가 매진돼 그의 ‘티켓 파워’를 다시 한번 실감하게 했다.

뮤지컬 ‘엘리자벳’의 한 장면


뮤지컬 ‘엘리자벳’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 마지막 황후 엘리자벳의 비극적인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엘리자벳이 합스부르크 왕궁에 죽음을 데려왔다는 오스트리아 민담에서 영감을 받은 극작가 미하엘 쿤체가 70년간 스위스 정부의 기밀문서로 보관된 엘리자벳의 일기장을 토대로 집필했다. 김준수가 ‘엘리자벳’에서 맡은 죽음이라는 역은 신비롭고 초월적인 가상의 존재다. 어린 시절 사경을 헤매던 엘리자벳을 데려가려다가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해 살려두고, 한평생 그를 그림자처럼 맴돌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공연이 끝난 이후 김준수는 무대 인사를 통해 “공연이 시작되고 한 달 만에 합류라 긴장되고 흥분됐다”며 “배우와 스태프,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내는 훌륭한 앙상블에 꽉 찬 무대가 된 것 같다. 관객들의 뜨거운 갈채에 감동했다”고 떨렸던 첫 무대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또 무대 위에 함께 오른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는 “준수 씨의 첫 공연을 보기 위해 어제 밤에 아내와 독일 뮌헨에서 비행기를 타고 왔다”며 “오늘 공연을 올리기 전 준수 씨와 앞으로 더 멋진 작품으로 협업하자는 이야기를 나눴다. 장담하건대 한국 배우들은 세계 최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말 멋진 밤이었고, 제 인생 최고의 경험이었다”며 “여기 계신 분들이 세계 최고의 공연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무대 인사 중간중간에 김준수가 부른 ‘마지막 춤을’이라는 넘버를 따라 하기도 했으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사랑해요”라는 말을 해 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이 잇달았다.



뮤지컬 ‘엘리자벳’ 역의 김준수


한편 엘리자벳이 ‘죽음‘을 사랑했다고 주장하며 관객들을 극 속으로 이끌어가는 해설자 루케니 역의 이지훈은 능청스러운 연기로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고, 옥주현 역시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영원한 엘리자벳‘이라는 명성을 재확인시켜줬다. 엘리자벳을 괴롭히는 시어머니 대공비 소피 역의 이소유는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무대를 장악했으며, 유약한 오스트리아의 황제 프란츠 요제프 역의 민영기는 엘리자벳을 향한 한결같은 순애보를 섬세한 감정선과 절제된 연기로 표현해 극찬을 받았다. 내년 2월10일까지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공연되는 이 작품에는 김준수, 옥주현, 이지훈, 민영기, 이소유 외에도 엘리자벳 역에 김소현, 신영숙, 죽음 역에 박형식, 정택운(빅스 레오), 루케니 역에 강홍석, 박강현, 프란츠 요제프 역에 손준호, 대공비 소피 역에 이태원, 황태자 루돌프 역에 윤소호, 최우혁 등이 캐스팅됐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사진제공=E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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