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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Why-빨간불 켜진 中공유자전거]'바람 빠진 자전거' 된 오포, 예정된 추락? 신경제 성장통?

최근 파산설 불거지면서

보증금 환불 요구로 몸살

잠금장치도 없이 방치 등

소비자 신뢰마저 바닥에

시장 과열로 수익성 '뚝'

올 상반기만 30여곳 파산

대규모 투자 유치 등으로

제2 성장신화 쓸지 관심

베이징 시내에서 한 고객이 공유자전거를 이용하기 위해 거리에 놓여 있는 자전거들을 살피고 있다./사진=홍병문 기자






중국 베이징 도심 곳곳에 빨강과 주황·노랑·초록 등 형형색색으로 줄지어 서 있던 수백만대의 공유자전거가 사라지고 있다. 도심 주변에는 고장 난 공유자전거의 거대한 무덤이 등장했다. 고치기보다는 그냥 폐기하는 게 더 싸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자전거 도난 지옥이었던 중국이 자전거 공유 천국으로 바뀐 2년여 만에 큰 문제에 봉착한 모습이다. 최근에는 지난 2015년 이후 2년 사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중국 신경제의 새로운 기수로 떠올랐던 중국 공유자전거가 실패한 모델인지, 성공 가능한 모델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당장 중국 최대 공유자전거 기업 오포(Ofo)가 파산 위기로 내몰리면서 공유자전거 공룡의 예정된 추락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나오는가 하면 반대편에 선 신경제 예찬론자들은 일시적인 성장통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단 시장에서는 부정적 시각이 우세하다. 1·2위 업체 오포와 모바이크가 획기적인 경영개선 방안을 내놓고 변신하지 않는다면 이미 도태된 다른 공유자전거 업체와 같은 몰락의 길로 들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올 상반기 기준 중국 공유자전거 77개 기업 가운데 이미 30여개가 파산하거나 폐업한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업계 1위 오포의 위기는 분노한 고객들의 집단 보증금 환불 요청은 물론 주요 도심에서 급격히 감소한 오포 자전거 수와 증가하고 있는 고장률 등 서비스 불만족이 이유지만 10월부터 금융시장에서 불거져온 파산설이 회사를 위기로 빠뜨리는 촉매제가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위인 모바이크도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7년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고 영업부진이 이어지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 같은 선두업체들의 몰락은 영업부진이 가장 큰 이유다. 시장 과열에 따른 공유자전거의 과잉공급 때문이다. 2016년 200만대였던 중국 내 공유자전거 보급 대수는 2년 만인 지난해 2,300만대로 10배나 팽창했다. 더 큰 문제는 공유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신뢰가 중국 특유의 국민성이 녹아들면서 쉽게 무너져버렸다는 점이다. 일부 고객들은 공유자전거에 부착된 GPS와 잠금장치를 떼어내 가져가 버렸다. 또 사용 후 아무렇게나 방치했다. 이에 따라 고속도로변이나 나무 중턱에 걸쳐놓은 자전거도 자주 눈에 띈다. 사업자의 신뢰도 떨어졌다. 천문학적 액수의 보증금을 챙긴 사업자들이 그 돈을 어떻게 운용하는지가 사각지대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는 오포가 공식계정을 통해 벌꿀을 판매하고 보증금을 재테크 상품화하는 등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물론 이 같은 어려움이 공유자전거 서비스 전체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메이퇀의 모바이크 인수대금이 27억달러에 이르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전히 공유자전거 서비스 가치에 대한 평가는 높다. 오포 역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거나 회사를 매각하는 방법으로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중국 3위 자전거공유 서비스 업체인 ‘헬로바이크’ 출자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헬로바이크는 오포와 모바이크에 이은 중국 내 3위 업체로 이번에 4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며 소프트뱅크 외에 중국 프리마베라캐피털 등도 출자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시행착오를 거쳐 중국인들의 도덕적·윤리적 의식이 높아지면 공유경제의 함정을 극복해 중국에서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 공유경제 사업 모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미국의 공유자전거 업체 라임은 중국 공유자전거 업체들의 좋은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오포와 라임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서로 다른 길을 걷었다. 이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은 라임을 단순히 ‘미국판 오포’로만 여기는데 이는 큰 오산”이라고 전했다. 단적으로 5월 오포는 시카고 시의 엄격한 기준에 맞출 수 없다며 사업철수를 선언한 반면 라임은 시카고시가 요구한 ‘자전거 50대’라는 기준에 맞춰 서비스를 계속 진행해왔다. 공유자전거에 이어 전동스쿠터 대여사업에 뛰어든 라임은 7월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우버 등에서 3억달러의 투자를 받아 새로운 전기스쿠터 모델을 내년에 선보일 예정이다. 베이징 정보컨설팅 회사인 애널리시스의 순나이위에 애널리스트는 “공유자전거 시장이 신경제 시장의 주력 분야에서 하나의 분야로 축소 위축될 수는 있지만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면 공유자전거가 다시 한번 성장신화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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