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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특허만료 오리지널 50여종...전운 감도는 바이오시밀러

아바스틴·아르제라·포스테오 등

유럽·美서 줄줄이 특허기간 만료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만 300종

내년 출시 봇물...주도권 경쟁 본격화

"진입장벽 낮춘 美서 성과보려면

판매승인 등 정부 지원을" 지적도





유럽의약품청(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IMP)는 최근 대장암 치료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로 화이자가 개발한 자이라베브의 승인을 권고했다. 암세포가 영양을 공급받는 혈관을 만들지 못하도록 해 비편평형 비소세포폐암(NSCLC)을 치료하는 아바스틴은 지난해 약 7조6,000억원의 글로벌 매출을 올렸다. 아바스틴은 오는 2019년 7월 미국, 2020년 1월 유럽에서 각각 특허가 만료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아바스틴과 같이 내년에 미국과 유럽에서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이 50여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는 아르제라(백혈병 치료제), 포스테오(골다공증 치료제), 고날-에프(배란유도제), 레베미르(지속형 인슐린 주사제), 오렌시아(관절염 치료제) 등 블록버스터 의약품들도 포함돼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간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진출이 쉽지 않았던 미국 시장에서의 주도권 쟁탈전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서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의약품이 적지 않은데다 미국의 의료정책에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콧 고틀리프 미국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올 초 환자들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험사들도 오리지널 대신 바이오시밀러 적용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오시밀러 간 가격경쟁을 유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요 공약 중 하나였던 약가 인하를 달성한다는 복안이다. 이는 영국 국민건강서비스(NHS)가 오리지널 의약품 대신 바이오시밀러를 도입함으로써 연간 약 5,000억원의 의료재정을 절감했다고 밝힌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허가 끝나는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이 수십여종에 달하면서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 역시 증가 추세다. 시장조사기관 제네릭앤드바이오시밀러이니셔티브(GaBI)에 따르면 2019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만 300종에 달한다. 국내에서도 셀트리온·삼성바이오로직스뿐 아니라 대원제약(포스테오), 종근당(네스프) 등 전통 제약사들까지 바이오시밀러 개발 전쟁에 뛰어드는 추세다.



바이오시밀러는 세포나 조직·호르몬 등 생물에서 유래한 물질을 바탕으로 개발된 바이오의약품의 약효를 모방한 복제약을 뜻한다. 바이오의약품은 화학 분자 구조를 기반으로 한 합성의약품에 비해 인체 부작용을 크게 줄이고 효능을 높였지만 복잡한 구조 때문에 복제약을 만들기 훨씬 까다롭다. 미국보다 앞서 바이오의약품을 도입한 유럽에서도 첫 시밀러 제품은 지난 2006년에 나왔다.

바이오시밀러를 판매하는 데는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과 함께 특허 만료가 필요하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제약회사들이 신약을 개발하는 데 들인 비용을 보전하고 아울러 새로운 약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출시 이후 일정 기간 독점적인 수익을 보장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통신사 뉴스와이어는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이어지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 규모가 2017년 35억달러에서 2024년 155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계에서는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에 비해 미국 시장은 특허기간 및 판매승인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유럽 시장에 출시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임랄디’는 2023년까지 미국에 출시가 불가능하다. 휴미라의 미국 특허는 2016년 말 만료됐지만 휴미라의 개발사 애브비는 추가 특허들을 근거로 2023년까지 독점판매권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현재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를 유럽에 출시한 업체들은 애브비와 2023년까지 미국 시장에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하지 않겠다는 협약을 맺어야만 했다.

아바스틴 역시 유럽 특허보다 미국 특허가 먼저 만료되지만 미국 시장에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를 내놓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오리지널 제약사들이 ‘유럽 시장은 허용하더라도 미국은 절대 안 된다’는 마인드로 협상한다”며 “하지만 미국 시장을 장악해야 매출을 폭발적으로 늘일 수 있는 만큼 특허 분쟁과 관련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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