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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선 적자인데, 佛 운영사는 혈세로 배불려...안전엔 '모르쇠'

세금으로 운영사에 700억 수수료

인건비 등 지출 줄이면 배당도 ↑

佛 모회사에 58억 넘어가지만

기관사·보안 인력부족은 외면

勞 "운영사 퇴출 없으면 파업"







서울9호선운영의 수익 추구가 지나치다는 것은 서울시·서울시의회·서울시메트로9호선(SPC) 모두가 인정한다. 특히 지하철 9호선은 매년 적자에 허덕이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 해마다 흑자를 통해 프랑스로 이익금을 송금하면서도 운영사가 인력 충원 등 안전 문제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의 연구용역 결과 인력 부족에 허덕이는 9호선 기관사들이 수면 부족 등으로 시민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서울시와 SPC는 9호선운영 측에 수익률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이견이 커 자칫 지하철 파업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SPC “운영사 이윤 추구 지나쳐”…수익 재조정 요구=7일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와 서울시 행정감사에서도 9호선운영의 지나친 이윤 추구와 이를 가능하게 한 사업구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글로벌 투자펀드인 맥쿼리가 ‘지하철 요금 500원 인상’을 요구한 후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2013년 맥쿼리 대신 한화자산운용·신한BNP파리바 등 국내 자본으로 SPC를 구성했지만 파리교통공사 등 프랑스계 자본이 80%의 지분을 차지한 9호선운영에 위탁을 맡긴 구조는 그대로 유지됐다. 현재 9호선 1단계의 사업구조는 주무관청인 서울시→사업시행사 SPC→위탁운영사 9호선운영→유지·보수사 메인트란스→청소 등 기타 하청의 복잡한 다단계 방식이다.

9호선 1단계 운영 자료에 따르면 시가 SPC에 시 세금으로 재정을 보전하면 SPC에서 운영사에 연간 약 700억원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이에 더해 9호선운영이 인건비 등 지출을 줄이면 배당도 늘어나게 된다. 9호선운영은 2017년 모기업에 43억원을 배당했으며 SPC가 간접배당으로 보고 있는 경영자문 수수료와 이행보증 수수료를 합치면 같은 해 총 58억원이 프랑스로 넘어갔다.



현재 SPC는 9호선운영과 오는 2023년까지의 운영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와 SPC는 현재 매출 대비 5.7%인 수익률을 3%로 낮추고 여기에 간접배당으로 보는 보증 수수료(이전까지 비용처리)를 포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9호선운영은 “모회사가 746억원의 보증을 들어 수수료를 납부하는데 간접배당으로 보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9호선운영이 프랑스인 대표이사 자녀의 국제학교 등록금(연간 약 3,000만원)과 프랑스 경영진의 아파트 임대료(연간 약 7,000만원)를 지원한 것을 두고 비판이 나오는 것은 현장투자에 미온적이었던 공사의 태도와 무관하지 않다. 추승우 서울시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서초4)은 “9호선 운영사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시민의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도 “인력 충원에 대한 목소리가 수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현장에 쓰여야 할 비용이 관리자의 복리후생비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탄력운영”이라지만 “근무환경 열악”…지하철 안전 도마에=문제는 이러한 9호선의 운영 방식이 안전과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 일자리노동정책관실이 노무법인 참터에 의뢰해 지난해 5월 한 달 동안 실시한 지하철 9호선 기관사 노동조건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인력 부족에 따른 사고 위험이 지적됐다. 9호선의 경우 서울교통공사가 관리하는 1~8호선과 달리 승강장을 감시하는 역무원이 상시 배치돼 있지 않았다. 보고서는 “9호선은 곡선 승강장이 있고 1인 승무 등의 특성으로 기관사가 승강장 시야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사고의 위험뿐 아니라 역에 정차해 출입문을 개폐할 때마다 기관사에게 긴장과 스트레스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기관사의 평균 운전시간도 9호선의 경우 5.48시간으로 1~8호선의 4.7시간보다 길었다.

노조 측은 “인력 부족이 개선되거나 근무환경이 나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017년 12월 파업 등으로 9호선 노사는 근로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총 25명을 추가 채용하기로 했지만 노조 측에 따르면 현재 채용인원은 20명에 불과하고 5명은 보안인력의 근무를 조정해 역사 근로자를 충원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9호선운영 측은 “노선마다 인력 운용 방식이 다르므로 서울교통공사와 직접적인 비교는 곤란하다”고 해명했다.

노조는 이참에 프랑스 자본을 배제하고 시행사가 운영까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SPC와 9호선운영의 계약상 협상 종료일은 지난해 10월22일로 만료됐으므로(현재 추가 협상) 기존 협약에 따라 시행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조는 8일까지 쟁의발생투표를 진행하고 10일 집회를 열 계획이며 계약 해지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규모 파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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