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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생존 리포트 ②안보] 美 845조·中 181조...열강 '군비팽창'에 동북아 질서 요동

■군사 근육 키우는 미중일러...한국만 군축 역주행

美, 전략무기 개발·우주군 창설 추진...INF 파기 선언도

中, 중거리 핵 증강·항공모함 건조 등 '강군몽'에 박차

러, 유라시아 첨단무기 배치...日, 7년연속 방위비 증액





남북이 비무장지대 감시초소(GP)를 철거하고 공동경비구역(JSA)을 비무장화하는 등 한반도의 군축 움직임에 속도가 붙는 사이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열강들 사이에는 치열한 군비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은 물론 역내 안보 패권을 차지하려는 초강대국의 ‘스트롱맨’들이 막대한 국방예산을 병력 확충과 신무기 개발, 우주·사이버 등 첨단 영역에까지 쏟아부으면서 동북아시아 지역은 팽팽한 긴장에 휩싸여 있다. 특히 미국과 중·러 간의 힘겨루기가 군비경쟁을 수반하는 신냉전 양상으로 치닫기 시작하면서 지난 20여년간 안정됐던 세계 안보질서는 크게 요동치고 있다.

열강들의 군비경쟁과 ‘냉전 부활’ 움직임의 중심에 선 것은 미국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미국이 구소련과 체결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파기를 선언하며 냉전시대 군비경쟁으로의 회귀를 알렸다. 앞서 러시아가 조약을 위반해 ‘SSC-8 순항미사일’을 배치하고 지난해 3월에는 신형 핵미사일 개발까지 발표하자 INF를 탈퇴하고 전략무기 개발로 맞대응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한 것이다. 여기에 INF 가입국이 아닌 중국이 서태평양에서 중거리 핵 증강에 나서는 등 ‘강군몽(强軍夢)’에 박차를 가하는 현실도 미국이 군축협상의 족쇄를 풀고 본격적인 군비경쟁에 불을 붙인 원인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INF 탈퇴 방침을 밝히면서 “중국과 러시아가 ‘누구도 이런(핵미사일) 무기를 개발하지 말자’고 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그런 무기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탈(脫)냉전의 상징인 INF의 파기가 현실화할 경우 이미 육해공과 우주·사이버 등 모든 군사안보 분야에서 팽팽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미국·중국·러시아 간 안보전쟁은 새로운 차원의 군비경쟁을 촉발할 것으로 우려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 의회에 2020회계연도(2019년 10월~2020년 9월) 국방예산으로 7,500억달러(약 845조6,000억원)를 편성해줄 것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는 오는 9월 끝나는 2019회계연도 예산보다 340억달러 늘어난 규모로 미국이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수행하던 지난 2011년 예산(8,050억달러)을 제외하면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미 군사력에서 세계를 압도하는 미국이 군사 근육 키우기에 한층 속도를 낼 경우 2050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군사대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내건 중국이나 미국과 신냉전의 기로에 선 러시아는 군비 확장에 더욱 열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인 1조1,070억위안(약 181조원)의 국방예산을 편성했다. 전년 대비 8.1% 증가한 금액으로 증가율은 3년 내 최대다. 시진핑 주석이 외부 세력의 대만 간섭을 막기 위해 무력을 계속 사용하고 항공모함을 추가로 건조하겠다고 밝힌 만큼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 연례회의에서 공개될 올해 예산안에서도 국방비 증가가 예상된다.

특히 중국은 첨단 안보 분야인 우주 지배에서 미국을 앞지르기 시작하면서 우주 패권을 둘러싼 강대국 간 치열한 경쟁에 불을 붙인 상태다. 영국 타블로이드지 ‘더선’은 미국의 자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의 업그레이드가 지연되고 있는 반면 중국은 자체 GPS인 ‘베이더우(北斗)’를 예정보다 2년 이른 지난해 12월 하순 출범시킴으로써 미국을 4년가량 앞지르게 됐다고 전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미중 간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첨단 위성 시스템에 힘입어 전쟁의 흐름을 장악하는 것은 중국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우주사령부 창설을 담은 행정각서에 서명하는 등 공격적인 우주경쟁을 예고한 것은 미국이 중국의 ‘우주굴기’에 그만큼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러시아의 경우 2017년 국방비 지출이 19년 만에 처음 감소한 데 이어 지난해 국방비도 516억달러 규모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는 등 군비의 양적 팽창은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유라시아 내 첨단 무기 배치로 군사전략을 재편하며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최대속도 마하 20으로 미국 미사일방어체계(MD)를 뚫을 수 있는 신형 극초음속 순항미사일 아방가르드의 시험발사에 성공했으며 또 다른 신형 미사일도 추가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공격적인 군비 확장에 나서자 미국의 안보 동맹국인 일본 역시 국방예산을 사상 최대 규모로 끌어올리고 군사강국화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아베 신조 정권에서 ‘전쟁이 가능한 나라’로의 회귀를 노리는 일본은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에 사상 최대 규모인 5조2,600억엔(약 53조원)의 국방예산을 편성하며 7년 연속 증액 행진을 이어가는 한편 무기 도입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중기방위력 정비계획(2019~2023년)’에 따르면 일본은 중국 견제를 이유로 항공모함 도입과 극초음속 미사일 방어를 위한 레이더 배치를 검토하는 등 올해부터 5년간 27조4,700억엔(약 287조원)을 방위력 증강에 쏟아부을 계획이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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