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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은 "안주하는 삶 싫어...도전이 즐거워요"

파리오페라발레단 무용수 박세은

지독한 연습벌레로 별명이 '빡세'

입단 4년만에 제 1무용수로 우뚝

이제 女 제1무용수 자리만 남아

8월엔 한국팬 위한 무대도 예정

발레리나 박세은. /연합뉴스




지난해 6월 한국 무용수로는 네 번째로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꼽히는 ‘브누아 드 라 당스’ 최고 무용수상을 거머쥐며 낭보를 전했던 발레리나 박세은(30)이 이번에는 한국 이미지를 외국에 알린 인물이나 사물에 주는 ‘2019 한국이미지상’ 수상자로 선정돼 한국을 찾았다. 매년 여름 휴가차 귀국했지만 혹독한 겨울을 경험한 것은 파리오페라발레단 입단을 위해 프랑스로 건너간 지 8년만. 최근 서울 강남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만난 박세은은 “화보 촬영부터 시상식 참석, 인터뷰까지 눈코뜰새 없는 일정을 소화하느라 맹추위에 떨고 있을 겨를도 없다”며 웃어 보였다.

자신감에 가득 차 있던 사람도 무너지는 순간이 있다. 뼈를 깎는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다시 태어나지 않고서야 얻을 수 없는 타고난 신체적 조건이 비교지점이 됐을 때다. ‘브누아 드 라 당스’ 수상 직전 박세은이 꼭 그랬다. 악바리 근성으로 파리오페라발레단 내에서도 가장 많은 연습량을 자랑하는 무용수, 입단 4년만에 단숨에 군무(코리페)에서 ‘프르미에르 당쇠즈’(제1 무용수)까지 뛰어올랐던 그에게 러시아에서 보낸 일주일은 바닥을 쳤다가 다시 하늘로 날아오른 기분을 느끼게 했다.

“시상식 일주일 전 파리오페라발레단 대표로 볼쇼이발레단 갈라 무대에 섰어요. 그 당시 러시아 무용수들의 신체적 조건이 저와 다르다는 걸 눈으로 확인하니 심적으로 많이 위축되더라고요. 갈라 무대 직후엔 불혹의 무용수 스베틀라나 자하로바의 공연을 봤어요. ‘발레는 저런 사람이 해야 하는구나’ 싶을 정도로 신체조건부터 표현력, 라인 모든 것이 완벽했어요. 한국인인 나는 얼마나 노력해야 저만큼 할 수 있을까 가늠이 안 됐어요. 그런데 제가 이 쟁쟁한 무용수들 가운데서 수상자로 선정된 거예요. ‘나도 할 수 있겠다. 나도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구나’ 생각했죠.”

초등학생 시절 발레를 시작하고 박세은은 줄곧 ‘빡세’라는 별명을 놓지 않았다. 동급생 친구들에 비해선 발레를 늦게 시작한 편이었지만 타고난 재능에 신체적 조건, 여기에 노력까지 더해지니 학교에서도 박세은은 단연 눈에 띄는 무용수였다. 그런 박세은은 늘 자신을 다시 바닥으로 끌고 내려갔다. 프랑스행을 결심한 것도 마찬가지다.



“오늘도 주역, 내일도 주역이라는 생각에 안주하고 싶지 않았어요. 발레를 시작했을 때 전 늘 남보다 부족한 사람이었고 그게 저에겐 자극이 됐죠.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즐거웠어요. 올라가야 하는 꿈이 있으니까요. 발레단 생활은 매일 시험이고 나와의 싸움이에요. 에투알(여성 제1무용수)이 되면 좀 달라지냐고 물어봤더니 그들도 매일 불안 속에 산대요. 11명이나 있어서 누가 주역이 되고 조역이 될지 알 수 없으니 캐스팅이 나올 때마다 떨린대요. 끝이 없구나 싶다가도 그게 절 즐겁게 해요.”

순혈주의가 강한 것으로 유명한 파리오페라발레단에서 프르미에르 자리에 오르기까지 박세은은 에펠탑에 한 번 오르지 못할 정도로 발레에만 매달렸다. 아니 그런 줄 알았다. 다행스럽게도 사랑에도 조금은 시간을 할애했던 모양이다. 그 덕에 6년간 열애 끝에 오는 7월 결혼식을 올린다. 현지 한국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예비 신랑은 에펠탑에 가보지 못한 박세은을 위해 탑 위의 프러포즈를 준비했다고 한다.

오는 8월에는 희소식이 한 가지 더 있다. 한국팬들을 위한 무대가 예정돼 있단다. 박세은은 “캐스팅을 먼저 발표할 수 없어 발레단도 작품명도 알려드릴 수 없어 아쉽다”면서도 “8월에는 한국 관객들과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기쁘다”며 웃었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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