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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영화 '명당'으로 본 풍수지리

천하제일의 명당 차지해도

노력없는 삶, 흥할 수 없어

사람 떠나면 길지도 흉지로 변해

사람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 명당

영화 ‘명당’에서 흥선(지성)은 이대천자지지를 차지하려는 야욕을 숨기고 바른 소리를 하다가 가족마저 잃게 된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을 찾아온다. /사진제공=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얼굴 생김새부터 발 딛고 사는 터전, 부부지간의 연까지 인간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믿는 역학은 늘 뭇사람들의 흥미를 끈다. ‘천하명당’을 차지해 권력을 쥐려는 인간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 ‘명당’ 역시 제목 그대로 땅의 기운이 인간의 운명을 바꾼다는 풍수지리설에 바탕을 둔 영화다.

흥선대원군이 권력을 되찾기 위해 왕이 날 터로 부친의 묘를 이장했던 역사적 사실에 이야기를 덧댄 이 작품은 좋은 묏자리만 차지하면 대대손손 화복이 이어질 것이라는 풍수학에 대한 오해를 답습하고 있기도 하다.

땅의 기운만으로 우리의 삶은 순탄, 아니 대박 날 수 있을까. 이 영화의 자문을 맡았던 풍수전문가 김동완 한국현대풍수학회 회장 겸 동국대 겸임교수와 함께 영화에서 다뤄진 풍수지리에 대해 알아봤다.

-영화에서는 왕이 두 번 탄생하는 길지, 이른바 ‘이대천자지지’가 등장한다. 길지에도 종류가 있나.

△풍수에서 이대천자지지 같은 개념은 없다. 흥미를 유발하기 위한 장치라고 보면 된다. 영화에서 보면 천재 지관 박재상(조승우)이 바깥으로 도는 남편을 바로 잡거나 아이의 학업 능력을 높이는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는데 이 역시 영화적 허구에 불과하다. 그런 방법이 있다면 어째서 외도하는 남편이 지금도 있고 공부 못하는 아이가 있겠나.

-죽은 사람에게 좋은 땅과 산 사람에게 좋은 땅은 다른가.

△산 사람에게 좋은 땅은 사람이 모이는 곳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아야 하므로 아무리 좋은 땅이라도 산 깊숙이 혼자 산다면 명당이 아니다. 반대로 죽은 사람에게 아무리 좋은 땅이라도 도시 한가운데 있는 땅을 좋은 땅이라고 하지 않는다. 죽은 사람은 자연과 어우러질 수 있는 땅이 좋다.



-이미 선점한 길지를 빼앗으면 명당이 주는 화복도 빼앗을 수 있나.

△좋은 명당자리라면 충분히 그 에너지가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왕릉 밑을 파서 도장을 하는 경우가 많았고 군인이 왕릉을 지킨 것도 이 때문이다. 다만 도로가 놓이거나 산맥이 끊기면 명당의 기운도 끝났다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 땅의 기운은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터의 기운과 규모에 맞는 사람들이 모여 살지 않으면 오히려 땅의 기운이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터를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길지가 흉지가 되기도 하는 것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길지의 개념이 변하기도 하나.

△길지를 보는 방법이 조금씩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단독주택이 주된 주거형태였을 때는 집터 위주로 땅의 기운을 봤지만 이제는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인 만큼 집 안의 실내 인테리어를 보게 됐다. 책상 위치나 침실 배치가 더욱 중요해졌으니 과거에 비해 디테일을 많이 따지게 됐다고 할 수 있다.

-영화에서처럼 땅의 기운이 온전히 사람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가.

△사람의 의지와 노력으로 어느 정도 땅의 기운을 극복할 수 있다. 아무리 명당에 묏자리를 얻고 집을 짓고 살아도 노력하지 않는 사람은 흥할 수 없다.
/서은영기자 supia927@sedaily.com

김동완 한국현대풍수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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