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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의 성공’된 文-재벌 총수 ‘텀블러 산책’

재계, 文에 작심발언하며 소통 물꼬

반면 탈원전·주52시간·최저임금 차등화 등 핵심 이슈는 기존 입장 그대로

박용만 "첫 만남으로 큰 의미...이런 자리 자주 마련됐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기업인들과 함께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문재인 대통령, 구광모 LG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연합뉴스




이번 주 정치·경제계의 최대 화두는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 총수의 만남이었습니다. 문 대통령과 재벌 총수들은 ‘텀블러 산책’을 하며 좀처럼 보기 힘든 장면을 연출했고 기업인들이 마음에 담아온 작심발언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문 대통령과 기업인이 소통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주52시간 근무제, 탈원전, 최저임금 차등화 등 핵심 이슈에서는 그동안의 정부 입장이 되풀이돼 아쉬웠다며 ‘절반의 성공’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한 기업인들과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인이 전한 생생한 현장 목소리=우선 이번 만남은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비교적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최태원 SK회장은 사회적경제와 관련한 정책이 추진되지 않는 것에 대해 “솔직히 지난번에 이 말씀을 1년, 햇수로는 거의 2년 전에도 와서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며 “사회적기업과 관련된 법들이 진행이 안 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실 건지 구상이 있으시면 저희가 알고 갔으면 상당히 도움이 되겠습니다”고 문 대통령에게 작심발언을 했습니다. 손경식 경영자총협회 회장(CJ 회장)도 “상법과 공정거래법 개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며 “개정안에 일부 기업이 우려하는 대목도 있습니다. 법 개정보다 시장의 자율 감시 기능을 통해 기업이 변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기업이 투자확대에 매진하도록 해주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상법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 추진에 대해 문 대통령 앞에서 재계의 우려를 에둘러 표명한 것입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산책 중에 “대통령께서 주52시간 정책을 해도 우리 연구원들은 짐을 싸들고 집에 가서 일합니다”라며 현장 분위기를 전하는 ‘뼈 있는 농담’을 하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참석 기업인들과 본격적인 대화를 시작하기 전 양복 상의를 벗고 자리에 앉고 있다. /연합뉴스


◇민감한 사안은 기존 입장 그대로=이런 순기능도 있었지만 기업이 민감해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이 되풀이됐습니다. 성기학 영원무역 회장이 “최저임금 지역·업종별 차등 적용 노력이 필요합니다”고 말하자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실현가능성에 의문이 많이 드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외국인에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한 과거 경험을 보면 사업장 이탈 등 부작용이 드러났습니다”고 현실적으로 적용하기 힘들다는 것을 시사했습니다.

성 회장은 “주52시간도 권장은 하되 법적 일괄 금지는 기업에 많은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고 직언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대기업의 경우 안착 중입니다. 유연성을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통해 1월에 논의를 완료해 2월 국회에서 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최저임금 차등화, 주52시간에 대한 언급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탈원전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철수 창원상의 회장은 “신한울 3, 4호기 공사 중지로 원전 관련 업체들이 고사위기에 있습니다”며 “신한울 3, 4호기 공사재개를 요청드리고 공론화 추진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에너지 정책 전환의 흐름이 중단되지는 않을 것입니다”며 “그러나 기술력, 국제경쟁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이 분야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입니다”고 말했습니다. 탈원전 정책기조에 변경은 없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면서 “현재 원전 5기가 건설 중입니다. 전력예비율이 25%가 넘는데 5기가 준공되면 더 빠르게 늘어날 것입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참석 기업인들과 함께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유동 휴비스 대표, 문 대통령,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연합뉴스


물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이런 식의 소통을 늘리며 서로의 오해를 줄이는 것입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행사 후 “민감한 이슈를 포함해 기업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렸습니다”며 “즉답을 할 수 없는 간단치 않은 이슈가 많았는데 현장의 목소리가 잘 전달됐으리라고 생각합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어 “첫 만남으로서 큰 의미가 있었고 앞으로도 이런 자리가 자주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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