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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 ‘오이디푸스’ 최수형, 고전 통해 삶을 돌아보다

‘오이디푸스’ 크레온 역 최수형 인터뷰

“황정민 같은 배우 되고 싶어요”

29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하는 샘컴퍼니의 ‘오이디푸스’는 지난해 ‘리차드 3세’에서 섬세한 연출을 보여줬던 서재형 연출·한아름 작가 콤비가 다시 뭉쳐 만든 작품. 고대 그리스 극작가 소포클레스의 대표적 비극 오이디푸스 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혼인해 그 사이에서 자식을 낳을 것이라는 비운을 안고 태어난 왕 오이디푸스의 이야기다.

서재형 연출은 ‘운명의 소용돌이에 있지만 나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작품‘으로 해석했다. 오이디푸스 삼촌이자 운명의 열쇠를 쥔 ‘크레온’ 역할을 맡은 배우 최수형은 “한 인간의 인생과 운명을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다” 며 “밝은 성격인 저 역시 제 삶을 돌아보게 한 고전이다”고 털어놨다.

고전 작품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던 최수형은 처음으로 작업한 ‘오이디푸스’를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음악의 기본이 결국 ‘클래식’이듯 기본을 잘 이해하는 배우가 연기의 유연함이 크다는 걸 몸소 체감한 것.

배우 최수형/사진=샘컴퍼니




“요즘 아이돌 음악이 인기가 많지만, 음악의 바탕은 결국 클래식이다. 요즘 나온 음악만 이해하는 사람과 클래식을 이해하는 사람과의 차이는 크다. 사실 ‘오이디푸스’가 막장처럼 보일 수 있지만, 또 다른 의미로 ‘막장의 시작이자 끝’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아침 드라마에서 막장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렇게 수 많은 창작물의 원류이기도 하다. 그만큼 의미가 있기 때문에 고전은 계속된다.”

“배우로서는 고전 안에서 인물들이 다 같이 한 호흡 밑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다. 고전으로 기본을 다진 배우와 그렇지 않은 배우는 호흡부터가 다르다. 배우 자체의 특이함 만으론 한 두 작품은 할 수 있겠지만 계속적으로 발전하면서 작품을 할 순 없다. 그런 점에서 정확한 발음과 완벽한 호흡을 요구하는 고전 연극이 필요하다고 본다.”

최수형은 ‘오이디푸스’ 를 통해 매일 매일 배움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치 한 편의 ‘시(詩)’ 같은 대사의 진한 울림에 빠지는 것은 물론 명대사를 곱씹으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됐기 때문이다. 그가 추천한 대사는 ’너희들이 삶의 끝에 있거나 삶의 고통에 벗어나기 전에는 인간으로 태어난 것을 기뻐하지 말아라’ 외에도 ‘인간의 운명은 어둠 속 장님일 뿐이다’ 등이다.

”대본이 정말 ‘시’ 같다. 오이디푸스는 엄청난 비극의 운명 안에 놓이지만 극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인물이다. 그걸 보면서 인간의 운명이란게 뭘까, 과연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난 게 행복한가. 제 삶은 어떤가를 생각하게 된다. 관객들이 저마다 느끼는 점은 다르겠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뭉클함을 가져가실 거라고 본다. 연극을 보신 뒤 꼭 감상평을 말해주시면 좋겠다. “

최수형은 ‘크레온’을 놓고 오이디푸스(황정민)의 ‘오른팔’이라고 표현했다. 오이디푸스와 테베를 위해 모든 걸 바칠 수 있는 충심을 제대로 보여주는 게 목표다. 실제로도 처음 호흡을 맞춘 황정민 배우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며 롤 모델임을 밝혔다. 그의 최종적인 꿈은 열정 가득한 황정민 같은 배우가 되는 거였다.

”황정민 선배는 배우로서 인정받는 상도 탔고 천만 배우로 알려졌다. 배우로서 이룰 수 있는 건 다 이뤘는데도 연기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분이다. 늘 연습실 문을 제일 먼저 여실 정도로 노력이 대단하시다. 진짜 멋있는 분이다. 매체 배우가 유명해진 뒤 연극으로 다시 돌아오는 게 쉽지 않다. 정말 열심히 하셔서 저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자극을 받게 된다.“

‘오이디푸스’는 전 캐스트가 원 캐스트로 출연한다. 엄격한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출연진 전원이 한 달여간 ‘원캐스트’로 무대에 오를 예정. 최수형은 “배우들이 실제로 테베의 백성들로 변하고 있는 것을 눈 앞에서 목격하고 있다”고 뜨거운 연습 현장 분위기에 대해 귀띔했다. 무엇보다 원캐스트다보니 오히려 팀워크가 더 끈끈하단다.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에서 팀워크가 최고이다. 더블 캐스트를 하면 대사도 두 번 맞춰야 하고 같은 동선이라도 호흡이 달라서 부담이 있는데, 원캐스트로 완벽하게 연습하다 이젠 서로 눈빛만 봐도 느낄 수 있는 팀워크가 됐다. 연습할 때는 고생이지만 무대 위에선 훨씬 더 편할 것 같다.”



최수형은 뮤지컬 ‘주홍글씨’에 이어 다시 한번 서재형 연출의 작품에 참여했다. 서재형 연출의 확고하고 섬세한 작업은 “정말 무대 예술이란 이런 것이구나”를 새삼 느끼게 했다. 그는 “배우보다 더 많이 생각하시고 모든 그림이 다 그려져 있을 정도로 방향이 명확하신 분이다”고 극찬했다.

배우 최수형/사진=샘컴퍼니


배우 최수형/사진=샘컴퍼니


배우 최수형/사진=샘컴퍼니


“서재형 연출님은 방향성이 확실하시다. 작품에 대해 배우보다 더 많이 생각하시고 고민하시고, 저희가 물어보면 막힘없이 알려주시는 분이다. 대본만 봤을 때 상상조차 안 됐던 장면이 연출님의 요구대로 하면 완성되는 게 신기한 경험이었다. 하지만 뭔가 조금이라도 어긋날 땐 용납을 하지 못하신다. 연출님이 원하는 게 정말 확고하기 때문에 조금만 어긋나도 다시 가야 한다. 같이 작품을 하면서 많이 배울 수 있는 분이시다. ”

대구가톨릭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최수형은 MBC 합창단을 거쳐 2007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로 데뷔한 최수형은 ‘넥스트 투 노멀’, ‘두 도시 이야기’,‘쓰릴 미’, ‘삼총사’, ‘사랑은 비를 타고’, ‘아이다’ ‘살리에르’ 등 주로 뮤지컬 계에서 활동해왔다. 정통적인 발성이 필요한 연극 무대에 오르기 위해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고 있단다. 2019년 올해 첫 목표는 ‘오이디푸스’가 잘 되는 것이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서 작품에 대한 애정이 느껴졌다.

”사실 전공도 그렇고, 연기보단 노래에 강점이 있다. 이렇게 넓은 무대에서 정확한 발성으로 대사를 친다는 게 쉽지 않다. ‘오이디푸스’는 저에게 도전 그 자체이다. 말이 빠른 편이라 천천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중요한 단어들이 관객들에게 잘 들릴 수 있게 세심하게 노력하고 있다. “

“연극치고는 배우들이 많은 소극이다. 한명 한명이 다 보일 정도로 너무 잘 하신 배우분들과 작업해서 뿌듯하다. 저보다 우리 친구들이 낫다. 연출님은 앙상블로 있는 걸 원하지 않으셔서 앙상블이란 표현은 되도록 쓰지 않는다. 배우분들의 집중도가 엄청나시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무대 공연한다는 기분을 느끼고 있다. 관객들이 한번 더 곱씹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좋은 공연, 정통 연극으로 다가갈 수 있을거라 자신한다.”

한편. 연극 ‘오이디푸스’는 오는 29일 개막해 2월24일까지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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