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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실적 발표날 반도체값 추락]'반도체 한파'에 영업익 6조 증발...1분기 더 뒷걸음질 가능성

수요부진 예상보다 심각...반도체 영업이익률 14%P↓

스마트폰도 침체...영업이익 2년만에 2조 밑으로

새 CPU·5G폰 나오는 2분기 이후에야 회복세 시동





31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지난해 4·4분기 확정 실적은 반도체의 수요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함을 보여줬다. 영업이익이 7조7,000억원에 그쳐 역대 최대였던 직전 분기(13조6,500억원)와 비교하면 무려 5조9,500억원(43.07%)이나 빠졌다. 반도체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55.1%에서 41.4%로 약 14%포인트 하락했다.

3대 축인 반도체(DS), 가전(CE), 스마트폰(IM) 중 개선된 실적을 내놓은 것은 CE가 유일했다. 스마트폰은 프리미엄폰의 판매부진으로 영업이익(1조5,100억원)이 지난 2016년 3·4분기 이후 처음으로 2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재고조정이 한창인 반도체, 신형폰 출시로 반전을 노리는 스마트폰도 비수기에 진입해 회복은 일러도 오는 2·4분기는 돼야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 역시 점진적인 수요회복 시점으로 올 2·4분기 이후를 지목했다. 올 1·4분기 실적이 더 뒷걸음질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긍정적인 대목은 올해 전체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삼성이 연간 전체로는 D램 수요가 전년 대비 10% 성장이 가능하다고 본 것에서 잘 드러난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삼성이 시장의 우려에도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출시와 모바일 고용량화에 따른 메모리 수요 확대, 서버 투자 재개 등으로 하반기부터 실적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음이 재확인됐다”고 촌평했다.

◇수요부족과 재고조정에 고전하는 반도체=전세원 삼성전자 부사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대외환경의 급속한 악화로 (반도체 실적이) 더 나빴다”고 말했다. D램의 ‘비트 그로스(비트 단위 출하 증가량)’만 봐도 지난해 4·4분기에 전 분기 대비 20% 가까이 줄었다. 양대 수요처라 할 서버와 스마트폰 수요가 모두 급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경착륙 위기론마저 제기되고 있는 중국 경제가 수요부진을 더 악화시켰다는 진단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영업이익이 8이 아닌 7로 시작돼 적잖이 놀랐다”며 “주요 고객들이 칩을 덜 사가고 구매시기도 늦추는 경향이 실적에 그대로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IM의 영업이익도 전 분기(2조2,200억원)보다 7,100억원이 적었다. IM은 ‘갤럭시노트7’ 리콜 사태 직후인 2016년 4·4분기에도 2조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그만큼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침체가 심상치 않다. 실제 2018년 1·4분기(3조7,700억원) 이후 3분기 연속 실적이 하락했다. 4·4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7,800만대로, 이 중 스마트폰 비중은 80%대 후반이라는 게 삼성의 설명이다. 하지만 애플의 부진에서 보듯 고급폰 시장이 전체 시장 침체를 주도하고 있는 게 문제다. QLED TV가 전년 동기 대비 3배 더 팔린 CE는 사정이 조금 나았다. 하지만 영업이익이 6,800억원에 불과해 거함 삼성의 진로를 결정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4·4분기 스텝이 엉켰음에도 지난해 전체 실적은 역대 최대였다. 삼성은 연간 기준 매출(243조7,700억원)이 처음으로 240조원을 넘겼고 영업이익(58조8,900억원)도 60조원에 육박했다. 업계의 한 임원은 “매달 5조원을 벌었다는 뜻”이라며 “역대 최대 실적은 충분히 평가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회복은 일러야 2·4분기 이후부터=문제는 4·4분기가 저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반도체만 해도 올 1·4분기에 재고조정이 지속되고 데이터센터 등의 수요도 여전히 약세를 띨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4분기 D램의 비트 그로스도 직전 분기 대비 한자릿수 후반대로 감소할 것으로 삼성은 내다봤다.

모멘텀이 있다는 IM도 안심하기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2월 갤럭시 신모델(S10)이 공개되고 5G폰 판매도 3월부터 본격화된다지만 분위기 전환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다. 폴더블폰은 1·4분기에 나올지, 그 이후로 밀릴지 불확실하다. 가전 역시 계절적 비수기에다 스포츠 이벤트도 없어 1·4분기 실적이 직전 분기 대비 20%가량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바일향 패널 업체의 경쟁심화로 디스플레이도 기대할 게 별로 없다.

달리 보면 반도체도, 스마트폰도 이르면 2·4분기부터 수요가 회복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모바일 고용량화에 따른 칩 수요 증가 △재고 마무리와 하반기 성수기 진입에 따른 투자 수요 △인텔의 신규 CPU 출시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 △5G, 인공지능(AI), 전장 등 새 투자 수요 등이 호재로 꼽힌다. 업계의 한 임원은 “1·4분기에 저점을 추가로 확인할 것”이라며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변수가 있지만 하반기부터 수요회복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고 삼성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어 기대해봄 직하다”고 말했다. /이상훈·권경원·고병기기자 s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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