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문제는 앞으로 중국을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해 3·4분기의 경우 중국 점유율이 34.7%까지 오르면서 우리와 격차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기술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니 우려스럽다. 아직 삼성전자·LG전자가 프리미엄 시장에서 우위에 있지만 중국이 전체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가져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자동차 산업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10일 발표한 ‘2018년 세계 10대 자동차 생산국 현황’를 보면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전년보다 2.1% 줄어든 403만대로 3년째 감소세다. 이로 인해 자동차 생산량 순위는 멕시코에도 밀려 세계 7위로 내려앉았다. 인도에 5위 자리를 내준 지 불과 2년 만에 또다시 한 단계 더 떨어진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얼마 전 보고서에서 반도체 분야도 중국에 조만간 추월당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이 같은 한국 제조업의 입지 축소는 경기 부진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경쟁력 저하가 원인이다.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의 제조업경쟁력지수를 보면 2016년 현재 우리나라는 5위 수준에 머물러 있다. 2014년까지 중국에 앞섰으나 이듬해 추월당한 뒤 계속 밀리고 있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경쟁력 회복은커녕 추가 하락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그런데도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제조업을 살려야 한다는 말만 무성할 뿐 정작 규제혁파·노동개혁을 포함한 산업구조 개편 노력은 변죽만 울리고 있다. 더 이상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정부는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구체안을 서둘러 마련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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