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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용이 태어나려면 개천이 흘러야 한다

윤여각 국가평생교육진흥원장





개천에서 용이 나올 수 있는가.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계기로 다시금 관심받고 있는 질문이다. ‘국민 모두가 잘사는 포용국가’는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사회라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계층 간 사회이동이 가장 어려운 국가 중 하나다.

많은 사람들이 자녀의 출세에 부모의 교육 수준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고 있다.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의 절대적 수치가 높아갈 뿐 아니라 사람들이 느끼는 상대적 빈곤감과 소외감 역시 높아지고 있다. OECD는 ‘사회적 이동을 가능하게 했던 사다리는 무너졌는가’라고 질문을 던진다.

과거 우리 사회에서 개천에서 용이 나는 사례를 흔하지 않게 볼 수 있던 것은 제도교육에 있다. 제도교육이 사회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단단한 사다리로서의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특히 평생교육제도가 큰 기여를 해왔다. 그동안 평생교육제도는 우리 사회의 가장 소외된 영역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왔다. 글을 읽고 쓸 수 없는 비문해자들을 대상으로 성인 문해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학점은행제·독학학위제 등의 대안적 학위제도 운영을 통해 국민들에게 정규 대학 진학 이외의 제2의 교육기회 제공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 불평등의 그늘은 평생교육에도 드리운다. 더 많이 배운 사람일수록, 더 많이 가진 사람일수록 더 많이 학습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고소득·고학력 계층의 평생교육 참여율은 OECD 국가의 평균 수준을 웃돌지만 저소득·저학력 계층은 그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이러한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적극적 노력이 이미 시작됐다. 대표적인 사업이 바로 ‘평생교육 바우처’다. 교육부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평생교육 바우처 사업은 저소득층을 포함한 평생교육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학습비 지원 사업이다. 경제적 이유로 인해 평생교육 참여 기회에서 배제되는 국민이 없도록 함으로써 평생교육제도가 우리 사회의 평등한 사다리로서 제 역할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약 5,000여명의 소외계층이 바우처 지원을 통해 자율적으로 학습 목표를 정하고 학습에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수강료 문제로 가기 어려웠던 평생교육기관 강좌를 수강하면서 동료 학습자들과 교류 기회를 가지고 있으며 학점은행제 교과과정 참여를 통해 대학학위 취득의 꿈을 키우고 있다.

인간이 참여하는 모든 활동은 필연적으로 그 활동에 필요한 앎의 수준을 향상시켜 나가야 한다. 따라서 교육과의 접속은 불가피하다. 일자리에서의 경제활동 역시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일자리가 국민 삶의 출발이라면 일자리의 출발은 교육이다.

즉 국민 삶의 근본적 출발점은 바로 교육이다. 따라서 ‘다 함께 잘 사는 포용국가’ 정책의 핵심은 바로 교육에 둬야 한다. 그리고 국가의 책임은 국민이 전 생애에 걸쳐 역량을 높여 나가는 ‘평생교육’으로 확대돼야 한다. 용이 태어나기 위해서 개천은 흘러가야 한다. 개천이 흐를 수 있게 하는 힘이 바로 평생교육이다. 포용국가로의 비전과 전략에서 평생교육이 하나의 전략이 아닌 전략을 실행할 수 있게 하는 근본 원리로 재위치 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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