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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려지는 정 부회장의 거침없는 마당발 행보가 이번에는 미국에까지 뻗었다. 그간 신세계그룹의 주력업종인 유통·식음료 외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과 교류해온 정 부회장이지만 이번 만남은 유통 업체끼리의 만남이라 더 눈길을 끌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올해 그로서란트(식료품+레스토랑) 매장 ‘PK마켓’의 미국 진출을 예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논의를 한 것으로 관측한다. 국내에서도 e커머스 전담법인을 신설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준비 중인 상황인 만큼 e커머스와 관련된 논의가 두 CEO 사이에 오고 갔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날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 서부지역 출장길에 올라 쇼핑몰 등 각종 유통 업계 현장을 둘러봤다. 설날 연휴를 전후해 귀국한 그는 현재 국내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란 CEO와의 만남도 그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이 사진 외에도 월마트의 스테이크 코너를 둘러보거나 햄버거 제조기계를 관찰하는 모습 등 여러 장의 사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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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은 국내에서도 e커머스를 전담하는 법인을 올해 신설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예고하고 있어 이와 관련된 이야기도 나눴을 것으로 보인다. 월마트는 미국 시장에서 아마존을 위시한 온·오프라인 융합형 사업모델의 도전을 받고 있고 신세계그룹은 소프트뱅크비전펀드의 투자를 받은 쿠팡 등 만만찮은 경쟁자들과 맞닥뜨린 상태다. 다양한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눌 공통분모가 눈에 띄는 대목이다. 아울러 오프라인 점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동화·상품기획(MD) 등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현지 출장을 가면 여러 업체와 만나는 일이 많다”며 “이번 포란 CEO와의 만남도 그 연장선상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정 부회장은 수시로 업종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인맥을 보여왔다. 이와 더불어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며 기록을 남겨 마당발로서의 면모를 과시한다. 지난해 9월에는 현대카드 본사를 찾아 정태영 부회장과 만난 후 그린카드를 발급한 사진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같은 해 11월에는 댄 니리 페이스북 아태 지역 대표와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서 기념촬영한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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