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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디지털 신약'...첫발도 못뗀 국내 제약사

알약 내부에 초소형 칩셋 장착

기존 의약품보다 치료효과 탁월

노바티스, 조현병 신약 임상 등

글로벌 제약사 잇단 출사표 던져

韓은 관련법규도 없어 대책 시급

오츠카제약 ‘아빌리파이’




첨단 정보통신기술(ICT)과 의약품을 접목한 ‘디지털 치료제’가 차세대 의약품 시장의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의약품에 칩셋을 장착하거나 게임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 글로벌 제약사도 잇따라 출사표를 내밀면서 한국도 조기에 관련 법규를 마련하고 제도적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는 최근 미국 벤처기업 피어테라퓨틱스와 조현병 치료용 디지털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돌입했다. 글로벌 2위 제약사와 바이오벤처기업이 함께 디지털 신약 개발에 나섰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글로벌 바이오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양사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는 기존 치료제를 능가하는 효능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바티스가 손을 내민 피어테라퓨틱스는 지난 2015년 세계 첫 약물중독 치료용 소프트웨어 ‘리셋’을 개발한 바이오벤처기업이다. 기존에 없었던 의료용 소프트웨어로 의약품 승인을 신청한 탓에 FDA로부터 2년 넘게 심사를 받았다. 리셋은 마약 및 알코올 중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결과 기존 의약품 대비 20%가량 효능이 개선되는 것을 입증했다.

의약품 기반의 디지털 신약은 이미 지난 2017년 미국에서 정식으로 승인받아 판매에 돌입했다. 일본 오츠카제약과 미국 벤처기업 프로테우스디지털헬스가 공동 개발한 ‘아빌리파이’가 포문을 열었다. 조현병·양극성장애 치료제인 아빌리파이는 겉모습만 보면 일반 알약과 같지만 알약 내부에 초소형 칩셋이 들어있다.





환자가 약을 복용하면 인체에 무해한 성분으로 제작된 칩셋이 위산에 반응해 신호를 보낸 뒤 약 성분과 함께 소화된다. 약 자체의 효능은 기존 의약품과 엇비슷하지만 치료 효과는 월등하다. 약을 제때 복용하지 않거나 용량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정신질환자의 복약 여부를 실시간으로 기록해 치료 효능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디지털 치료제의 영역이 기존 신경정신질환에서 만성질환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미국 바이오기업 비타헬스는 식이조절용 프로그램에 기반한 당뇨병 치료제를 개발했다. 자체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환자들의 평균 인슐린 투여량이 94% 줄고 당화혈색소도 13% 감소했다. 의료계는 기존 당뇨병 치료제보다 월등한 치료 효과을 두고 신약에 버금간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디지털 치료제는 아직 국내에 생소하지만 향후 10년 내 차세대 의약품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지난해 17억3,000만달러에서 연평균 20%씩 성장해 오는 2015년 86억7,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에서는 지난 2017년 디지털 치료제 전문기업이 참여하는 디지털치료제협회(DTA)까지 출범했다.

하지만 한국은 디지털 치료제를 본격적으로 개발하는 기업도 사실상 전무하고 관련 법규도 미비한 실정이다. 디지털 치료제가 상용화되려면 원격의료 도입이나 의약품 인허가 확대 등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하지만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인 단체의 반발로 제자리만 맴돌고 있어서다. 디지털 치료제 활성화를 위한 첨단바이오의약품법 역시 지난해 8월 국회에 발의됐지만 공청회와 토론회만 거듭하고 있다.

이승민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연구원은 “전통적 제조업인 의약품산업이 디지털 기술을 만나면서 디지털 치료제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ICT 경쟁력을 갖춘 한국이 디지털 치료제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제도 개선과 법규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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