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사진) 바른미래당 대표가 12일 창당 1주년 기자회견에서 “다양성의 시대에 진보와 보수를 함께 아우르겠다”고 강조했다. 창당 이후 이어지고 있는 노선 갈등이 여전한 당내 화두이자 선결 과제임을 드러낸 대목이다. 당 정체성에 대해 불만을 표명한 유승민 전 공동대표에 대해서는 “다양성을 통합하는 정당이 되자는 데 동의해줄 것”이라고 말했고, 최근 등판론이 제기된 안철수 전 의원에 대해서는 “곧바로 귀환을 이야기할 때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창당 1주년 기자회견에 참석해 “진보를 배제하지도, 보수를 버리지도 않는다”며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는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산이고 우리의 미래로, 이를 함께 아우르는 게 바른미래당의 길”이라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창당 이후 이어진 ‘정체성 논란’이 지지율 정체나 지방선거 패배 등의 원인이 됐고 지금도 ‘현재진행형’임을 인정했다. 국민의당-바른정당 합당 과정부터 많은 당원들이 떨어져 나가고, 정체성 문제를 거듭하며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일련의 상황을 직접 언급하며 “파란만장한 한 해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이 가져가야 할 목표는 여전히 ‘중도 개혁’임을 재차 강조했다. 손 대표는 “중도는 중간노선이 아니라 그때 그곳에 맞는 정치, 역사적, 시대적으로 옳은 길을 택하는 정치”라며 “오늘 우리나라에서 경제는 시장경제, 안보는 평화정책을 취하는 게 중도개혁의 길이고,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게 중도 통합의 정치”라고 힘줘 말했다.
일선에서 물러난 당 창업주인 유 전 대표와 안철수 전 의원에 대한 입장 및 거취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비쳤다. 유 전 대표가 최근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개혁보수’를 강조한 것을 두고는 “어떻게 보수만 갖고 정치를 해 나갈 수 있느냐”며 “진보와 보수를 모두 받아들여서 그것을 통합하는 중도 통합의 길로 나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 전 대표가 개혁보수를 말하지만, 합리적 진보를 배제하는 게 아닌 만큼 하나로 통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안 전 의원의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때가 되면 바른미래당에 기여할 것”이라면서도 “곧바로 귀환을 이야기할 때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민주평화당과의 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바른미래당은 중도개혁으로 중원을 더 차지해 새로운 정치 구도를 만들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평화당과 합당 문제를 거론할 일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창당 이래 저조한 당 지지율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손 대표는 “우리는 지금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다”며 “우리가 뿌리를 내리고 중도개혁이 정치의 중심으로 자리 잡으면 가깝게는 올 상반기, 본격적으로는 중반기 넘어 지지율도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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